이성호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장. 사진=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이성호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장. 사진=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병원 안에 들어가는 순간, 내 얼굴을 기억한 AI가 정보를 전달한다. 허가없이 병원에 들어가려던 사람은 안면 인식으로 출입이 제지 된다.

진료를 위해 접수처를 찾아갈 필요 없이 어플리케이션으로 진행 한다. 최근에 받았던 진료에 따라 어떤 과로 어떻게 이동해야하는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알려준다.

진료과로 가면 이미 올 것을 알고 있듯, 벌써 대기자 명단에 올라가 있다. 검사예약도, 진료를 마친 뒤 수납도 스마트폰으로 진행된다. 처방받은 약도 QR코드를 통해 받을 수 있다.

기자가 머리 속으로 상상한 미래 병원의 모습이 아니다.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에서 지금, 이시간 현재 이뤄지고 있는 일이다.

이성호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병원장은 스마트병원으로 도약하기 위해 다양한 혁신을 병원 내외에 적용하고 있다.

이 병원장은 앞으로 동탄병원이 경기도 뿐 아니라 전국, 전세계적으로 혁신을 선도하는 스마트 병원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자기소개 부탁한다

"1996년 한림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 석박사 수료 후 다양한 경력을 거쳐 이곳에 왔다. 전공은 비뇨기과다."


- 스마트 병원이라고 하면 용어가 조금 어렵다

"보통 병원에서 이뤄지는 일들이 좀 더 스마트하게 이뤄진다. 병원에 온 환자들은 주민등록증 등을 제시해 자신을 증명하곤 하는데, 우리 병원에서는 안면인식 시스템으로 변경했다.

또 보통 키오스크에 자신의 등록번호를 찍고 진료를 받으러 방문했음을 알려야 하지만 우리병원은 안면인식만 해도 곧바로 진료과에 알림이 간다.

또 검사, 수납 등 다양한 부분에서 환자들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 이런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왔나?

"아이디어를 계속 개발하는 팀을 꾸렸다. 이 팀에 과제를 주고 해결하도록 진행하고, 또 의견을 취합해 회의를 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지만 2~3년 가량 계속 혁신을 하다보니 팀별로 움직이는 선순환이 이뤄지기도 하고 있다.

또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공모전을 하기도 했다."


- 혁신은 항상 시작이 쉽지 않다. 어떻게 혁신이 시작됐나?

"어디나 마찬가지지만 뭔가 새로운 혁신이 없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예전에는 이 ‘혁신’을 리더중심으로 진행해야 했다.

그러나 나는 구성원 모두가 혁신을 해야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리더가 똑똑해도 한두사람이 모든 일을 끌고가기는 어렵다. 구성원 모두가 아이디어를 내야한다.

모든 사람이 나란히 서서 수평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는 환경이 돼야한다. 각 구성원마다 자신이 맡은 고셍서 만나는 환자나 보호자 입장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기 마련이다.

또 그만큼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에 세부 조직을 만들때 모든 직군이 포함되도록 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자기부서가 아닌 다른팀에 소속돼야 서로 이해를 하고 수평적인 문화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성호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장. 사진=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이성호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장. 사진=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 동탄이라는 지리적 특성도 스마트병원 개발에 작용했나?

"물론이다. 아무래도 동탄은 신도시기에 이용객의 많은 사람들이 젊은 편이다. 때문에 스마트시스템에 대부분 잘 적응한다. 그런점에서는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 모바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스마트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하는 환자들을 도와주기도 하지만 비중이 적은 편이다."


- 이런 시스템이 병원 평가에도 주요했나? 최근에 대학병원 평가서 경기도 종합병원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물론 이런 시스템이 환자의 만족도로 이어지고 평가에도 영향은 있지만 조금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기술은 수단이고 하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방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고 사람이다. 아무리 안면인식과 스마트폰으로 자동화돼도 결국에는 환자를 대면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사람을 만나는 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처음 병원이 만들어졌을 때는 신생병원이라는 특성상 불친절하다는 불만을 많이 들었다. 아무래도 신생병원에 대한 이용자의 기대와 더불어 준비가 미흡했던 당시가 겹치면서 VOC(Voice of Customer, 고객상담)로 친절과 관련한 내용이 많이 올라왔다. 때문에 서비스 측면에서 많은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고, 이와함께 앞서 말한 혁신적인 시스템과 깨끗한 시설 환경 등의 요소가 잘 맞아 떨어졌다."


- 올 한해의 목표는 완성했다고 보나? 앞으로의 목표는?

"지난해랑 비교해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종식 될것을 예상해 목표를 상향 했지만 아직까지도 진정되지 않고 오히려 심해지면서 목표를 제대로 이루지 못한 상황이다. 다른병원도 아마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개원이후 첫 목표는 지역 거점 병원이었고, 이제는 지역거점병원을 거쳐 국내에서 손꼽히는 병원이 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주변 종합벼원에서 생기는 중환자를 모두 수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특히 강조하는 것이 응급실에 온 외부환자를 절대로 다른 병원으로 돌리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병원만의 법칙으로, 만약 그런 일이 생겼을 경우 내부적으로 반드시 소명해야 하도록 하고 있다."


- 동탄병원만의 개성은?

"내원 환자들의 연령대가 젊다보니 만성질환 보다는 건강을 미리 챙기고 예방하기 위해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소화기, 순환기, 뇌혈관 센터 등 이 3개 센터를 집중적으로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건강증신센터도 집중하는 과중 하나다.

또 다른 병원에는 없는 특이한 센터들이 몇개 있다. 안면 신경센터 같은 경우 안면마비 환자들을 위한 유일한 전문 치료 센터이며 얼마전 고압산소치료기를 도입해 당요발센터를 활성화 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 코로나 이슈에 어떻게 적응했나? 많은 병원들이 어려워 했다.

"동탄병원은 메르스 때도 이슈가 있었다. 메르스 당시에 첫 환자가 우리 병원으로 왔는데, 처음으로 코호트 격리를 하면서 2차 감염을 효율적으로 막을 수 있었다.

또 지난해 1월 8일 코로나 의심환자로 처음 보고된 폐렴 환자가 입원한 적도 있었는데, 이때문에 사실 경영적으로 타격을 받은 것도 없지는 않았다. 그래도 철저한 내부 방역으로 확진자가 발생하는 것은 막지 못하더라도 2차 감염은 단 한번도 생기지 않았다고 자부한다.

또 선별진료소와 국민 안신병원을 운영하면서 QR코드나 화상 진료 등 의료진의 피로도를 낮추고 선별진료소의 긴 대기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예약 시스템도 만들어 다른 병원이 벤치마킹 하기도 했다."


- 동탄병원이 어떤 병원으로 기억됐으면 하나?

"한마디로 좋은 병원으로 기억됐으면 한다. 또 편한 병원이면한다. 병원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쉽게 제공이 돼야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양질의 의료지만 이는 당연한 것이고, 양질의 서비스를 편하게 제공해야 환자가 자신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다.

또 친절한 병원이 됐으면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신생병원일 당시 불친절하다는 첫인상을 받게 됐다. 이를 극복하기위해 수많은 시행착오와 고전을 많이 했다. 이제 그런 부족한 부분은 모두 채웠다고 생각한다.

국내 어떤 병원보다도 스마트하고 친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병원으로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백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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