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의 사전적 의미는 남을 너그럽게 감싸 주거나 받아들이는 것으로, 비슷한 말로 용납, 관용을 들 수 있다. 포용의 반의어로는 ‘배척’을 들 수 있는데, 우리 사회는 단일민족 국가라는 인식이 강한 탓에 외국인을 배척하는 분위기가 여전히 존재한다. 고용허가제가 도입된 지 17년이 지난 지금도 일부 사업장에선 외국인 근로자에게 열악한 근무환경을 제공하거나 인권 문제 등의 사회이슈가 제기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를 대하는 우리의 시각은 내집단과 외집단에 대한 편견, 고정관점 등으로 설명될 수 있다. 외집단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 인식을 느끼는 경향성이 어떻게 보면 자연스런 생존 본능이다. 그러나 세계가 초고속으로 연결되고 지구가 하나의 공동체가 되어가는 오늘날의 사회에서 편견과 인식의 피해는 소수자에게 고스란히 전해질 뿐만 아니라, 결국 우리에게 되돌아오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런 생각을 멈출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로 외국인 근로자(E-9) 입국에 차질이 생기면서 농가와 중소기업에는 비상이 걸렸다. 농가에서는 일손을 구하기 어려웠으며, 다수의 중소기업 역시 생산 차질이 발생하였다. 이는 우리나라 인구의 고령화와 생산인력의 공백을 외국인 근로자가 메워주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제 우리의 먹거리와 산업의 근간이 되는 중소기업을 유지하는 상당수의 근로자는 외국인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정부는 코로나로 인한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외국인 근로자(E-9) 취업 활동 기간을 50일 연장한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1년을 연장하는 등 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제조업, 농어촌 등 일선 현장에 도움을 주는 대책을 마련하였다. 또한 정부와 공단은 무연고, 자살 근로자의 장제 지원을 하고 있으며 코로나 예방을 위해 외국인 기숙사 시설을 점검하고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우선 접종 계획을 마련하는 등 따뜻한 체류 환경을 조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범정부적인 대책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외국인 근로자를 사회의 일원으로 감싸 주거나 받아들이는 포용이라 말로 가장 중요한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외국인 근로자는 우리 사회에 잘 적응해야 할 존재이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에 매우 필요한 존재이며 우리가 받아들이고 함께 성장해야 할 대상이기 때문이다. 외국인에 대한 편견의 장벽을 걷어내고 진심의 포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석중 한국산업인력공단 경기남부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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