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행복과 예술의 본질을 생각한다
정창재|사랑채|240페이지


전 세계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생명의 위협뿐만 아니라 코로나 블루, 코로나 레드 등의 정신적인 고통을 겪는 이들이 많다. 전염병의 대유행은 코로나19로만 끝나지 않고 다른 팬데믹이 이어질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인류는 불행한 시대를 맞았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불행은 이를 이겨 낼 수 있는 저마다 타고난 적응력(백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즉 팬데믹과 같은 어려움을 이겨내는 길은 예술을 통해 감성지수를 발달시켜야 한다. 다시말해 코로나19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감성지수가 낮기 때문이다. 과학의 발전만 바라보고 삶을 그에 의지하려는 우리 정신세계의 공허함 때문이다.

2022년, 세계적인 몇몇 우주여행 업체들이 본격 경쟁을 하게 된다. 2021년부터 최고 부자들이 벌이는 뜨거운 홍보 각축전이 흥미롭다. 물질적 면에서만 본다면 과학은 인류에게 풍요와 편리해 질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했다. 그러나 물질문명을 풍요롭게 한 과학은 찬란한 우주여행과 반대로 과거로의 회귀를 강요한다. 다름 아닌 탄소중립으로 인간에 의한 위험 기후 변화를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환경을 지키기 위한 유엔 기본협약·교토의정서·파리 협정은 지구의 자연환경을 지금으로부터 300여 년 전의 자연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그래야 재앙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술의 본질은 우리 정신세계와 깊은 연관이 있고, 또한 국민 행복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예술의 본질에 대해 깊게 논하거나 이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 그동안 빠른 경제성장에 몰두하고 반대로 인문학의 경시로 그런 기회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책에는 예술의 본질을 경시하는 현 세태에 대한 저자의 비판적인 평론 37편이 수록돼 있다. 저자는 책을 통해 인류는 유례없는 위험과 불확실성의 팬더믹으로 불행해 졌고, 이 시련은 더 깊어질 수 있으며, 또 더 오래 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책은 이 시대에, 특히 미래의 세대들이 불행을 이기고 행복해 질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요나스 요나손|임호경 옮김|524페이지


베스트셀러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장편소설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가 출간됐다.

요나손은 소설 4편을 전 세계에서 1천600만 부 이상 판매하며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킨 작가다. 작가의 다섯 번째 작품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도 출간되자마자 유럽 전역에서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독일에서는 한 달 만에 책이 매진됐다.

이번 책의 핵심 키워드는 복수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이웃에게, 학창 시절에 체벌을 가한 교사에게, 내 아이를 징계한 축구팀 코치에게 우리는 응당 복수심을 품는다. 이 마음을 해소해 주는 대가로 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 유럽 최고의 광고맨에서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CEO가 된 후고는 복수 대행업을 시작한다.

이 인물은 15년 차 기자, 직원 2명에서 100명으로 성장한 미디어 기업 대표의 이력을 지닌 작가 요나손을 떠올리게 한다. 요나손은 이웃과 갈등을 빚고 있는 친구에게 복수 계획을 짜주다가 이 작품을 착상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복수가 지닌 창의적인 잠재력에 주목하면서, 복수 계획을 짜는 것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치유법이라고 말한다. 작품 안에서 기상천외한 방법이 동원되는 복수담을 풀어놓는다.

또 하나의 키워드는 현대 미술이다. 그간 현대 예술에 관한 안목과 애정을 드러내 온 요나손은 이번 작품에서 표현주의 미술의 숨겨진 거장으로 꼽히는 이르마 스턴을 조명해 낸다. 그녀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그림 3점이 책에 수록됐다.
 

클래식의 발견
존 마우체리|에포크|316페이지


"음악가들은 음악을 어떻게 들을까? 그걸 알면 우리가 음악을 듣는 데 어떤 도움이 될까."

음악을 좋아하거나 즐겨 듣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질문을 머릿속에 떠올렸을 것이다. 어떻게 해야 잘 들을 수 있을까, 곡을 들을 때 어디에 초점을 맞춰 들어야 할까, 내가 느끼는 감정이 이 곡에 대한 타당한 감정일까.

음악을 듣는 것은 많은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전문적으로 청취나 감상을 훈련받은 적이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로 음악을 제대로 듣고 즐기고 있는 것인지 확신하지 못한다. 과연 우리도 음악가처럼 음악을 들을 수 있을까?

이 책 ‘클래식의 발견: 지휘자가 들려주는 청취의 기술’은 평생에 걸쳐 음악을 듣고 연주에 헌신하며 명망 있는 지휘자로, 또 교육자로 이력을 쌓아온 존 마우체리(John Mauceri, 1945~)의 아주 특별한 고전음악 순례기이자 안내서다. 이모부의 하이파이 오디오를 통해 처음으로 라벨의 ‘새벽’을 듣고 음향 세계에 눈을 뜬 열 살 때부터, 세계적인 마에스트로가 되어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네 개의 마지막 노래’를 연주하던 일흔한 살에 이르기까지 음악가이자 청취자로서 그가 건네주는 다채로운 이야기와 풍부한 경험, 250년 역사의 서양 고전음악 레퍼토리에 관한 이론적 지식은, 언제나 음악에 대해 더 알고 싶어 하는 음악 애호가들의 목마름을 한결 시원하게 해소해줄 것이다.
 

어휘력 10배 올리는 하루 10분 대화놀이
김지호|길벗|236페이지


2018년 국제심리과학협회가 발간하는 학술지 ‘심리과학’에 실린 한 논문에 "부모와 대화를 많이 주고받는 아이들이 언어 능력은 물론 학업 성취도가 뛰어나다"는 내용이 실렸다. 언어 능력과 학업 성취도가 부모의 소득 수준이나 학력 수준과는 무관하다는 내용이었다. 그렇다면 ‘말 잘하고 공부도 잘하는’ 아이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2005년부터 아동과 성인을 대상으로 언어 발달 지체, 말더듬, 발음(조음) 오류 등 다양한 언어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써온 김지호 언어치료사는 ‘말 잘하고 공부도 잘하는’ 아이들의 비결로 ‘부모와의 대화’를 꼽았다. 우리가 일상에서 나누는 대화는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이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부모가 아이의 언어 발달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생각과 감정을 나누는 대화는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새로운 낱말과 문법을 알려주고, 말의 의미와 형식을 더 풍부하게 해주는 등 아이들이 언어 능력을 키워나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아는 부모도 이런저런 이유로 대화의 기회를 놓치거나, 어떻게 대화를 시작하고 이끌어가야 하는지를 몰르는 게 현실이다.

김지호 언어치료사는 아이의 언어 발달에 도움을 주고 싶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모르는 부모들을 위해 아이의 언어 발달에 유익한 대화법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이 책에는 아이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언어 표현을 늘리는 방법, 아이의 발달 수준에 맞는 어휘와 문장으로 귀에 쏙쏙 들어오는 예시문을 들려주는 방법, 아이와의 갈등 상황을 다양한 언어적 의사소통 기회로 만드는 방법, 문제 행동을 통제하는 효과적인 대화 방법 등 누구든 활용할 수 있는 대화놀이 기법들로 가득하다.
 

일상이 미니멀
진민영|책읽는고양이|168페이지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미니멀리스트 진민영 작가의 신작이다. 미니멀 라이프는 자신의 불필요한 물건과 일을 정리하면서 보다 내면에 집중하는 생활방식을 말한다.

미니멀리스트로 살아가는 진 작가는 자신이 결핍을 옹호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것으로 인해 내 삶이 풍요로워졌을 때라 말한다. 없어 좋은 점 못지않게 있어 좋은 사람, 있어 다행인 물건, 있어 고마운 감정, 있어 마땅했던 갈등과 고민이 많았음을 고백하며, 다운사이징에 집중했던 초창기와 대비되는 또 다른 미니멀 일상을 살아간다.

진민영 작가는 이번 책에서 29개의 사물을 통해 소비에 대한 사고방식, 슬픔을 위로하는 방법, 변화를 추구하는 법, 아날로그에 대한 생각, 사치에 대한 기준 등등 아무리 작은 물건일지라도 ‘내 것’ 이라는 테두리 안에 있는 것이라면 나 자신이 반영돼 있음을 설명한다. 나의 물건은 나를 표현하는 또 하나의 언어가 되고, 물건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여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면 그것은 소유해야 할 물건이 된다. 미니멀은 작지만 미니멀 라이프는 결코 가볍지 않은 이유다.

 

꿈꾸는 배낭
안혜경|대원사|324페이지


시인이 꿈꾸는 여행은 어떤 빛깔일까. 안혜경 시인의 감각적인 여행기가 출간되었다. 시인은 1990년대에 나온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영화 <황혼에서 새벽까지>를 보고 꿈을 꾸게 된다. 조지 클루니와 쿠엔틴 타란티노가 형제로 나와 흥미를 끌었던 뱀파이어 영화 속에 등장하는 마야 유적의 술집이 불타는 영화의 맨 마지막 장면에서 매우 강렬한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마야 문명이 번성했던 매력적인 나라 멕시코를 비롯해 과테말라와 쿠바까지 중미 3개국 여행을 떠난다. 웅장한 자연의 모습과 아름다운 경치, 곳곳에 무심히 흩어져 있는 경이로운 고대 유적들, 친절한 사람들, 넉넉한 인심, 넘쳐나는 색색의 온갖 과일들. 이 모든 것들이 중미의 매력이라고 말하는 시인은 멕시코시티의 보고인 ‘국립인류학박물관’을 돌아본 후 낯섦에서 오는 두려움을 일시에 날려버릴 만큼 훌륭했다며, 멕시코 여행은 이 박물관 하나만 보고 온다고 해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을 접한 독자는 자신도 모르게 여행자가 되어 매력적인 중미의 세계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달빛 조각
윤강미|창비|40페이지


윤강미 작가는 첫 그림책 ‘나무가 자라는 빌딩’을 펴낸 이후, 2020년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고 프랑스, 대만, 이탈리아, 터키 등에서 해외 판본을 펴내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그림책 작가다. 이 후 그의 두번째 창작 그림책 ‘달빛 조각’이 출간됐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라는 주제 의식을 이어 가면서도 더욱 깊어진 작가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달이 사라진 그믐밤에 가족과 숲으로 간 아이가 신비로운 자연 속에서 느끼는 감성을 섬세하게 담았다. 각자 태블릿 피시, 게임기, 휴대 전화 등을 들여다보던 인물들이 밤에 숲길을 걸으면서 자연을 돌아보고 가족애를 회복하는 과정을 따듯한 시선으로 그렸다.

어느 평범한 가족의 특별하고도 소중한 여행을 통해 우리가 잊어버린 아름다운 세계를 환기시키는 작품이다.

이도환·박용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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