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대상] 구자근 의원 “역대 감사원장 중 임기를 채운 사람은 10명 중 5명에 불과하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지난 2일 최재해 감사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진행됐다.

최재해 후보자는 지난 6월 대선 출마를 이유로 임기 도중 사임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후임으로 지난 9월 14일 지명됐다.

최재해 감사원장 후보자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
최재해 감사원장 후보자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

이날 인사청문회에서는 대장동 개발 특혜 논란에 대한 감사 요구와 더불어 전임자(최재형)의 정치중립성 훼손 등이 언급됐다.

이 가운데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은 최재해 후보자에게 감사원장의 임기에 대한 내용을 질문했다. 다음은 청문회 당시 구 의원과 최 후보자의 문답 내용을 옮긴 것이다.

구자근 의원 : 역대 감사원장 중 임기를 지킨 분이 몇 분 되시는지 알고 계십니까?

최재해 후보자 : 정확히 숫자를 세지 않았습니다만… 제가 있는 동안에는 상당 부분 계셨던 것으로 압니다.

구자근 : 헌법에서 보장한 그 임기, 다 하지 못하신 분이 많습니다. 임기를 지키신 분이 10명 중 5명에 불과했습니다. 그만큼 김사원장의 자리는 미움받을 준비가 될 자리여야 합니다. 코드인사, 보은인사로 외부에서 우려되는 부분을 극복하시고 소신과 열정대로 하실 수 있겠습니까?

최재해 : 그렇게 하겠습니다.

구 의원은 헌법에서 보장한 임기를 모두 마친 감사원장이 절반밖에 안 된다며 최 후보자의 소신과 열정을 주문했다. 구 의원의 말대로 감사원 개원 이래 중 임기를 모두 마친 원장은 절반뿐이었을까? 중부일보가 이에 대해 팩트체크했다.


[관련 링크]

1.최재해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국회 영상회의록 시스템)

2.여야, 감사원장 후보자 청문회서 최재형·대장동 공방 (11월 2일 뉴시스 보도)

3.감사원장 인사청문회에 최재형이 왜 나와?… "정치적 중립 훼손" (11월 2일 머니S 보도)


[검증방법] 역대 감사원장 임기 및 퇴임 사유 확인

헌법과 감사원법에 명시된 감사원장 임기 관련 조항을 살펴본 후 감사원 공식사이트에 공개된 역대 원장 정보를 확인했다. 또 과거 기사를 통해서도 역대 감사원장의 임기와 퇴임 사유를 살펴봤다.

감사원 전경. 연합
감사원 전경. 연합


[검증내용]

감사원장의 임기와 관련된 내용은 헌법과 감사원법에 명시돼있다. 헌법 98조 2항에 따르면 감사원장의 임기는 4년이며 1차례 중임할 수 있다. 위 조항에 따라 역대 감사원장 중 6명(이주일, 이석제, 이한기, 황영시, 김영준, 전윤철)이 중임으로 두 번의 임기를 지냈다.

또 감사원법 6조 2항에 따르면 감사위원의 정년은 65세, 감사원장의 정년은 70세로 규정하고 있다. 정년이 되면 남은 임기와 관계없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는데, 실제로 임기 도중 정년 퇴임한 감사원장은 3명(9대 이한기, 10대 정희택, 17대 한승헌)이 있다.

감사원은 1963년 개원 이래 모두 24번의 인사가 있었고 18명이 감사원장을 지냈다.

개원 당시에는 현역 군인이 원장에 임명됐는데 초대 이원엽, 2대 한신 원장은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군으로 복귀했다.

처음으로 임기 4년을 모두 마친 인물은 3대 이주일 원장이다. 이 전 원장은 4대 원장으로도 임명됐으나 도중 사임했다. 하지만 합계 7년이 넘는 임기를 수행하며 가장 오랜 기간 감사원장을 지냈다.

5대 이석제 원장은 이주일 전 원장의 잔여임기(약 7개월)를 수행한 뒤 6대 원장에도 임명됐으며 4년의 임기를 모두 마치고 퇴임했다. 후임자인 신두영 전 원장도 4년 임기를 채웠다.

역대 감사원장의 임기와 퇴임 사유를 정리한 표. 자료=감사원, 제작=이한빛·박지희 기자
역대 감사원장의 임기와 퇴임 사유를 정리한 표. 자료=감사원, 제작=이한빛·박지희 기자

1987년 민주화 이후에는 4년 임기를 모두 채운 감사원장이 많이 나왔다. 13대 김영준 원장은 4년 임기를 마치고 14대 원장에도 임명됐으나 6개월여 만에 교체됐다.

이후 16대 이시윤 원장과 18대 이종남 원장이 4년 임기를 다했으며, 19대 전윤철 원장은 4년 임기 후 2007년 11월 중임했으나 6개월여 만에 사임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임명된 23대 황찬현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시기인 2017년까지 임기를 지내고 퇴임했다.

24번의 감사원장 인사 중 각각의 퇴임 유형을 살펴보면 임기 4년을 모두 소화하고 물러난 경우는 8차례에 불과했다. 이어 중도 사임 4회, 정년퇴임 3회, 전임자 잔여임기 만료와 교체로 인한 퇴임은 각각 2회로 집계됐다.

다른 직책에 임명돼 물러난 경우는 4번으로 이 중 15대 이회창, 21대 김황식 원장은 국무총리 지명으로 인한 퇴임이었다. 재임명에 따른 퇴임도 1차례 있었는데 주인공은 8대 이한기 원장이었다.


[검증결과] 임기를 완료한 감사원장이 절반밖에 안 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역대 감사원장 인사 정보를 통해 확인한 결과 1963년 개원 이래 24번의 감사원장 임명이 이뤄졌고, 연임을 포함 18명이 감사원장을 지냈다. 이 중 4년 임기를 모두 마친 원장은 8명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중부일보 팩트인사이드팀은 “역대 감사원장 중 임기를 채운 사람은 10명 중 5명이다”라는 구자근 의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한다.

팩트인사이드팀(이한빛·박지희 기자)


[근거 자료]

1.헌법(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2.감사원법(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3.역대 감사원장(감사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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