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6년부터 수도권매립지에 종량제쓰레기 직매립이 금지된다. 지난 7월 6일 환경부의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확정 공포로 수도권 이외 지역은 2030년부터 적용된다. 정부 차원에서 지자체의 폐기물처리시설 확충에 대한 기한을 정한 셈이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 인천시가 2025년 수도권 매립지 운용을 종료한다고 밝히면서 이를 대비해 9개 시·군에 자원회수종합단지를 증설하기로 협의했다. 남양주시는 2025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자원회수시설·자원순환종합단지(이하 에코타운)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남양주 에코타운 사업지구 현황.
남양주 에코타운 사업지구 현황.

인천시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 선언
남양주시, 2025년 에코타운 완공 추진
경강로 163번길44 일원 후보지로 선정
주민들 "급하게 선정한 졸속행정" 반발

◇"신도시 개발지역에 폐기물처리시설은 ‘미스매치’" 주민 단체 반발=에코타운의 신설 위치는 경기도 남양주시 경강로163번길 44 일원으로 기존의 남양주시청쓰레기적환장이 위치한 곳과 동일하다. 해당 장소가 에코타운 후보지로 선정된 수석동, 별내면, 진건읍, 오남읍을 제치고 사업이 확정된 결정적 이유는 기존 폐기물처리시설과의 연계 및 활용성이 높을뿐더러 3기 신도시인 왕숙1·2지구와 양정역세권 개발지역이 인접해 있어 해당 지구의 개발사업으로 인한 인구 증가 대비와 폐기물 처리가 용이해서다.

하지만 이러한 시의 결정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오히려 에코타운이 왕숙1·2지구와 양정역세권과 인접하도록 부지 설정을 한 것이 광역지자체에 의해 2025년 수도권 매립지 운용종료 시점에 맞춰 급하게 폐기물처리시설을 지으려다 발생한 ‘미스매치’라는 지적이다.

정지수 다산신도시 총연합회 부회장은 "에코타운이 들어설 자리가 ‘폐기물처리시설에 적합한 부지인가’라는 물음에 주민들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며 "시설 자체가 주민들에게 피해를 감수하게 만드는 만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부지를 찾았어야 했다. 하지만 에코타운은 이러한 점이 고려되지 않은 채로, 정해진 데드라인에 맞춰 급하게 사업을 진행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산신도시의 경우는 자원회수시설 간접영향권(300m)에 들지는 않지만, 에코타운의 반경 1.5km 거리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결코 시설에 대한 영향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다산지구 외에도 사업 지구 2km 내에 왕숙 신도시와 양정역세권 개발지역 및 주거밀집구역이 포함돼 있어,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이번 결정에 관해 간접영향권을 행사할 수 없어 답답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향후 에코타운으로 통합될 남양주 재활용센터와 남양주시청쓰레기적환장.

◇남양주시 "에코타운 건설은 시·원주민 모두 WIN·WIN"=에코타운은 부지면적 10만1천302㎡(3만643평)에 총 사업이 약 4천108억 원이 투여되는 국내 최대 규모 자원순환종합단지 민간투자사업이다. 아직 택지지구 편입 및 민간투자 등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에코타운 간접영향권 밖의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남양주시는 원주민 등의 의견수렴은 물론 ‘입지선정위원회’ 구성을 거쳐 입지선정 및 사업 현실화에 나서고 있다.

시 관계자는 "자원회수시설 간접영향권에 속한 원주민들은 기존의 폐기물처리시설보다는 에코타운과 같은 주민편익시설이 동반한 현대화 시설을 원하고 있다"며 "기존의 폐기물처리시설 자리에 에코타운이 들어서는 결정은 충분한 조사와 협의를 통해 이뤄진 결과로 2025년 수도권 매립금지로 인해 급하게 사업이 추진됐다는 주민 단체의 주장은 오해"라고 밝혔다.

하남시 유니온파크 전경.

남양주시, 하남 '유니온파크' 벤치마킹
폐기물 처리와 주민친화시설 구현 계획
선정 부지, 택지지구 미포함돼 난항 예상
TF팀 "택지 편입 논의 중… 사업 성공 최선"

◇에코타운, 하남유니온파크를 꿈꾼다=남양주 에코타운은 2015년 완공된 하남시 유니온파크와 동일한 구조로 설계될 전망이다. 지상은 주민편익시설로 이뤄질 예정이며 음식물류폐기물 바이오가스화시설(250t/일), 재활용품 선별시설(110t/일), 대형폐기물 처리시설(130t/일), 하수슬러지 연료화시설(290t/일) 등 환경기초 복합시설 및 소각시설은 완전 지하화 될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남양주시의회 의원 연구단체는 하남 유니온파크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해 에코타운을 향후 단순 폐기물처리시설이 아닌 유니온파크와 같은 친환경적인 주민친화시설로 구현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남양주시에코타운TF팀 관계자는 "에코타운 지상은 공원, 운동시설 등 주민편익시설이 자리할 예정"이라며 "기존의 폐기물처리시설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 비주얼적으로 더 개선된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남 유니온파크가 폐기물처리시설의 좋은 선례로 꼽을 수 있는 이유는 함께 조성된 기반시설 덕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그중에 복합쇼핑몰인 하남 스타필드가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남 스타필드는 유니온파크 사업과 별개의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시의 랜드마크 건설과 더불어 기반시설의 유치가 혐오시설로 여겨지던 폐기물처리시설에 대한 인식변화는 물론 주변 토지 및 건물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첫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하남시 관계자는 "하남시유니온파크·타워는 지하에는 폐기물처리시설이, 지상에는 공원과 체육시설 등 주민편의시설이 조성된 하남시의 랜드마크이며, 바로 옆에는 아파트와 복합쇼핑몰이 자리 잡고 있고, 그 옆 한강 당정섬에는 매년 고니가 날아온다"며 "많은 지자체가 주민 반대로 폐기물처리시설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재 하남시유니온파크·타워는 그 해결의 롤모델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남양주 에코타운 사업지구 위치도.

◇에코타운의 숙제… 택지지구 추가 편입이 관건=남양주 에코타운은 향후 택지지구 편입 및 인프라스트럭처(기반시설·기간시설) 유치 결과에 따라 단순 폐기물처리시설로 남을지, 아니면 시의 랜드마크가 될지 갈림길에 서게 됐다.

우선 에코타운은 하남 유니온파크와 결정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현재로선 에코타운 인근에는 기반시설이 들어설 수 없기 때문이다. 에코타운이 위치할 양정동 일대는 신도시 왕숙2지구와 양정역세권 개발구역에 속하지만, 에코타운 부지의 경우는 택지지구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개발제한구역이다. 결국 에코타운이 제2의 하남 유니온파크가 되기 위해선 3기 신도시의 택지지구로 추가 편입돼야 한다.

남양주시에코타운TF팀은 향후 3기 신도시 택지지구에 추가 편입될 수 있도록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에코타운TF팀 관계자는 "현재 에코타운 부지의 경우 주택지구의 택지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왕숙지구의 산업단지 택지지구에 포함될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에코타운의 택지지구 편입은 긍정적으로 진행 중"이며 "LH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에코타운 부지가 기반시설이 자리할 수 있는 택지지구에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나규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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