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윤경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 사진=경기도일자리재단
제윤경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 사진=경기도일자리재단

"칸막이 행정을 극복하지 않으면 행정의 효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오는 2022년에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자기주도적 사업을 추진해나갈 계획입니다."

제윤경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는 지난해 11월 취임 이후 다방면에서 사업을 꾸려왔다. 제 대표는 20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서민금융 분야에 다양한 발자취를 남기기도 했다. 이후 경기도일자리재단으로 자리를 옮겨 청년층부터 노년층까지 양질의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조직개편·사업 확장 등을 추진해왔다. 코로나19로 위축된 경기도 일자리사업을 위해 1년간 쉼 없이 달려온 제 대표를 만나 소회를 들어봤다.



-대표 취임 1주년 소감은.

"지난해 11월에 취임하고 사흘 만에 행정사무감사를 준비해야 했다. 직원들이 저를 공부시키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 그 덕분에 재단 업무를 단기간에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행감을 치르고 예산을 세우면서 많은 것들을 느꼈다. 취임 후 1월부터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말 그대로 절반 가까운 사업을 멈춰야 할 정도로 예산 사업이 좋지 않았다. 하반기에 대규모 청년 사업이 많이 예정돼 있어서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지만 직원들과 함께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재단 사업 중 성공적이라고 평가받는 청년서포터즈 활동에 대해 설명해달라.

"올 상반기에 청년서포터즈를 구성하고 청년본부 식구들과 직접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했다. 현장에서 일하는 활동가들과 소통간담회를 여러 차례 갖다보니 서포터즈 활동도 진정성 있게 진행이 됐다. 소통이 전제된 상태에서 서포터즈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수월하게 이뤄졌고, 바이럴 마케팅 효과도 극대화 됐다."



-일자리재단 ‘잡아바’ 홈페이지가 안정적으로 정착이 됐다. 비결은 무엇인가.

"재단이 운영하는 일자리플랫폼 잡아바는 올해 공공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됐다. 잡아바를 활용하면 경기도 청년기본소득, 면접수당 등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으며 공공기관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 역시 간소화된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잡아바 회원은 지금도 늘고 있다. 지난달 기준 회원 수가 153만 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달 158만 명으로 한 달 사이에 5만 명이 늘어났다. 내년엔 2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포터즈들이 재단 사업에 대한 신뢰도도 많이 올라갔고, 청년서포터즈 덕분에 많은 사업에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잡아바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워크넷에서 일하는 경기도 상담사만 600명에 달한다. 하지만 워크넷에서 구인구직 매칭을 하면 실제로 좋은 일자리 매칭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고 하더라. 지자체들이 이에 불편함을 느끼고 자체 플랫폼을 통해 구인구직 매칭을 하려고 진행하고 있다. 잡아바를 활용하면 경기도 내의 양질의 일자리를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더 나은 조건의 기업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제윤경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 사진=경기도일자리재단
제윤경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 사진=경기도일자리재단

-최근 사회적으로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환경을 바꿔야 한다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이를 위한 대책은 무엇이 있는가.

"플랫폼 노동자들의 배달 안전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돼왔고, 플랫폼 노동자들이 안전 사각지대에 몰려있다. 노동자임에도 개인사업자로 취급받는 것이다. 영국이나 미국 등 해외에서는 수년 전부터 논의가 돼왔고 영국은 이미 노동자로 신분이 전환됐다. 플랫폼 노동자 개념이 배달 뿐 아니라 청소·물류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어 4차산업혁명 자체가 노동자를 플랫폼으로 내몰 수 있다. 따라서 플랫폼 노동에 대한 사회 안전망 구축, 사업자 의무 등을 사회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재단에서 이들을 지원하는 사업은 경기도 차원의 첫 시도라고 보면 될 것이다."



-공공기관 중심으로 ‘ESG 경영’ 화두가 됐다. 재단에서도 이를 위한 활동이 있는가.

"일자리재단이 진행하는 사업 자체가 ESG와 적합하다. 기관들의 사회적경제 구매를 잘할 수 있도록 플랫폼도 만들다. 내년엔 조금 더 적극적으로 ESG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도 할 계획이다. 기업들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영리사업이다보니 ESG자체가 전략적으로 추진하지 않으면 어려울텐데 공공기관은 사업 자체 방향이 영리가 아니라 공익을 위해서 돈을 집행하는 곳이다보니 저희가 추진하는 사업 내용은 ESG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노년, 청년층을 위한 사업은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4050 신중년을 위한 사업은 무엇이 있는가.

"재단에서 운영하는 중장년센터를 점차 확대해나가면서 인생설계 전체를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하려고 한다. 전문적 경력을 살리면서 직업을 바꿀 수 있는 교육사업이나 커뮤니티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중장년센터가 탄생했다. 구인 수요를 분석하고 취업 역량을 강화시켜드리는 등 방안을 마련했으며, 창직 프로그램 등도 진행해왔다. 올해는 ‘렌트카 정비 코디네이터’ 등 이색 직업을 다뤘는데 최근 렌트카 문화가 정착되면서 이 차량을 관리하는 구인 수요가 늘어났다. 사업에 참여한 사람들 대다수가 만족한 프로그램이었다. 이 외에 미스터리쇼퍼, 금융복지상담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내년에 중점적으로 추진하려는 사업이 있나.

"대표 취임 후 재단의 예산을 살펴보니 집행 과정에서 자율권이 다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가 산하기관에 자율권을 부여하고 출연 재단의 전문성을 잘 활용해야 하는데, 예산·사업 구조 93%가 위탁이다. 목적사업으로 직접 추진하는 출연금 사업은 7~8%에 불과하다. 이번 목표로 삼은 것은 출연금 사업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2022년 민선8기가 들어서면 도와의 소통을 중점적으로 할 예정이다. 일자리재단은 지난 4년간 전문성을 탄탄하게 쌓아올렸다. 일자리 사업 역시 해를 거듭하면서 전문성이 누적됐다. 일자리 사업만큼은 출연금을 독립적으로 활용해서 도민 일자리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하는 게 저의 임기 기간동안 최대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제윤경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 사진=경기도일자리재단
제윤경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 사진=경기도일자리재단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위탁사업이 많다보니 발생하는 문제점들이 있다. 경영이 재단 경영실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위탁사무를 맡긴 해당 과와 이뤄질 수밖에 없다. 홍보와 광고도 다 도에서 결정돼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 교육사업만 150여개를 진행하고 있는데, 마치 150여개의 자영업자가 모인 것과 같다. 칸막이 행정을 극복하지 않으면 행정의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슷한 사업을 추진하는 팀은 TF로 묶어 진행하도록 했다. 직접일자리사업·교육사업 등 TF를 구성해 사업을 추진하다보니 팀간 소통이 강화됐고 좋은 성과를 냈다."



-사회적경제센터와 일자리연구센터를 확장한다고 했는데, 어떤 구상을 갖고 있는가.

"경기도 민선7기의 역점 공약 중 하나인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보화산업센터를 구축하고 사회적경제센터를 강화할 예정이다. 도내 사회적 경제 기업들의 판로를 지원하기 위해 사회적경제센터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고, 이와 함께 도의 고유성을 살린 사회적 경제 생태계를 만들 계획이다. 일자리연구센터는 현재 연구팀 정도의 규모다. 연구센터의 기능이 중요한 만큼 인원 증원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기능을 확대할 예정이다."



-‘여성 도배사 협동조합’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나.

"여성 도배가 소득이 높은 분야인데, 인력이 부족해 외국인 노동자들이 채우고 있다. 재단에서는 다양한 직업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취업 연계형 교육훈련과정을 통해 요즘에 떠오르는 직업인 ‘여성 도배사’를 양성하고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이 협동조합을 통해 재단에서 필요한 공사를 맡기기도 하고, GH(경기주택도시공사)와 연계한 일거리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미래기술학교 등 청년일자리 사업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현재 추진하는 사업 외에도 구상하는 것이 있다면.

"대학 재학 중 기업과 연계해 일자리를 보장해주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교육부에서도 대학브릿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중복된 사업을 하는 것보다 교육부와 협업모델을 구상해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생들 외에도 북한이탈주민, 2030전역군인 등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 사업도 추진하고자 한다."

김유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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