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아트센터에서 공연 ‘무용단 경합’을 촬영 중인 모습
경기아트센터에서 공연 ‘무용단 경합’을 촬영 중인 모습
경기아트센터에서 공연 ‘무용단 경합’을 촬영 중인 모습
경기아트센터에서 공연 ‘무용단 경합’을 촬영 중인 모습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공연생태계에는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전국 국공립극장은 폐쇄되고 공연들이 줄줄이 취소되는 등 공연예술계는 큰 타격을 입으면서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실제 공연이 불가능해지면서 공연예술계는 뉴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한 공연 영상화로 그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 이에 따른 체질개선도 이뤄지면서 영상화된 공연과 뉴미디어 플랫폼과의 연계는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OTT 등록, AI 가수(고 김광석), 메타버스 등등 공연 방식의 미래를 제안하며 비상대책이 아닌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경기도 문화예술의 허브를 표방하는 경기아트센터는 뉴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한 ‘무관중 생중계’방식의 비대면 공연을 전국 국공립극장 가운데 가장 선도적으로 도입했다. 또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공연영상 전문스튜디오인 ‘미디어 창작소’를 개설, 제작 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재 뉴미디어 플랫폼 및 공연영상 콘텐츠 제작을 담당하는 별도 팀을 구성했다.

이번 기획을 통해 향후 공연의 영상화와 뉴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진단과 흐름, 코로나19 극복을 넘어 새로운 흐름을 선도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는 경기아트센터의 도전과 구상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이미 다가온 공연예술의 미래上-위드코로나 새물결 공연의 영상화

OTT 등록, AI 가수 공연영상화와 뉴미디어 플랫폼의 결합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탄생했다. 이런 흐름이 단순히 위기상황에 쓰이는 카드에만 머물 것인지 새로운 흐름으로 이어 갈지에 대해서 아직 확신은 없다. 이에 대해 이승현 동서울대학교 디지털방송콘텐츠학과 교수와 윤준오 경기아트센터 뉴미디어 팀장을 통해 그 한계점과 향후 방향을 진단해봤다.



◇공연영상화와 뉴미디어플랫폼의 연계는 새로운 흐름=공연영상화는 코로나 상황에서의 일시적 현상이 아닌, 콘서트 등 공연 실황을 담은 영상은 콘텐츠의 한 유형으로 예전부터 있어왔다. 다만 코로나19가 이를 활성화할 촉매제로 작용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연극, 뮤지컬, 콘서트 등 공연이 축소돼 공연예술인들이 생활고를 겪게 되자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무관중 공연이 늘어나고 관객들은 공연장을 직접 찾지 못하는 아쉬움을 공연 영상으로 대체했다는 것. 이처럼 일종의 임시방편으로 대두됐던 공연의 영상화는 새로운 모델로 발전이 논의되고 있다.

이승현 교수는 "과거 보증수표로 인식된 해외 오리지널 뮤지컬과 유명 오케스트라의 초청공연은 비싼 티켓 금액에도 매진을 기록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제약에 따라 공연과 인력이 축소됐다"며 "오프라인 공연은 해외 투어 공연의 제약으로 인해 기획, 제작, 유통방식의 변화가 필요해졌다"고 덧붙였다. 코로나로 유명 예술가 군의 출연료가 낮아지고, 대형 공연단체들도 저비용 구조로 기획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 그는 "공연계는 종합예술로서 라이브 현장성과 관객 경험을 본질적 가치로 여겨오며 디지털 환경으로의 전환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처해왔다"며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세계 각국과 국내 공연예술 조직이 자구책으로 내놓은 온라인 중계는 본격적인 수익 모델 논의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아트센터의 공연영상 전문스튜디오 ‘미디어 창작소’
경기아트센터의 공연영상 전문스튜디오 ‘미디어 창작소’
경기아트센터의 공연영상 전문스튜디오 ‘미디어 창작소’
경기아트센터의 공연영상 전문스튜디오 ‘미디어 창작소’

◇공연장이 다시 열려도 보완재로 여전히 지속=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다시 공연장을 찾게 될 것이지만, 공연계와 뉴미디어 플랫폼의 연계는 여전히 경쟁력을 갖고 지속될 것으로 진단된다. 뉴미디어플랫폼 등을 통한 공연의 영상화는 무대 실연과 대체재 관계가 아니라 보완재 관계로 보기 때문이다. 윤준오 경기아트센터 뉴미디어 팀장은 "현재 진행되는 시도들은 ‘공연의 접근성 확대’라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며 "현실적으로 공연장을 자주 찾을 수 없다거나, 해외에서 펼쳐지는 공연에 갈 수 없다거나, 이미 지난 공연의 최고의 순간을 기억하고 싶을 때는, 대안으로 공연 영상콘텐츠를 찾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공연 영상을 시청했다고 해서 공연장을 찾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연 영상을 시청하고 그 생생함과 감동을 직접 느끼기 위해서 공연장을 찾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공연의 영상화와 무대 실연은 상호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례로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개최한 온라인 라이브 공연 ‘방방콘 The Live’는 조회수 5천59만 건, 최대 동시 접속자 224만 명에 육박하며 세계 최대의 온라인 유료 공연으로 기록됐다.

이승현 교수는 혼자만 시청할 수 있는 온라인 공연의 한계를 넘어 다른 사람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 내 가상 공연’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상공간은 오프라인 공연처럼 많은 이용자들이 한 공간에 모일 수 있어 온라인 게임 플랫폼만의 차별점으로 부각된다. 이 교수는 "포트나이트는 방대한 이용자 규모를 바탕으로 2019년부터 게임 내에서 가상공연을 개최하는 등 게임과 음악, 공연을 결합한 크로스 플랫폼(Cross Platform) 형태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며 "2020년 4월 23일에 힙합 아티스트 트래비스 스캇의 가상 콘서트가 포트나이트에서 진행돼 게임 역사상 최대 동시 접속 기록인 1천230만 명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공연 영상을 제작하는 경기아트센터 뉴미디어팀
공연 영상을 제작하는 경기아트센터 뉴미디어팀
공연 영상을 제작하는 경기아트센터 뉴미디어팀
공연 영상을 제작하는 경기아트센터 뉴미디어팀

◇수익성, 영상화 적응, 수익배분 구조는 숙제=아직 첫 걸음 단계인 뉴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한 공연 활성화에는 장밋빛 전망만 제시되진 않는다. 특히 불투명한 수익성은 더욱 많은 고민이 요구되고 있다. 이승현 교수는 "공연 영상화 결과물의 수익에 대한 공연예술계의 관심이 높지만 재정적 관점에서 공연 온라인 영상이 공연 예술조직의 지속가능에 필수 요소인지는 개인적으로 의문"이라며 "코로나 상황에서 대면 공연의 관객 수입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뜩이나 어려운 환경에서 온라인 공연을 위한 기술적 인프라 구축과 투자를 하기에는 아직 수익 모델로서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연영상 중계의 생산성과 수익성 분석 결과, 양적 측면의 생산성 증가에 비해 수익성은 미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방식으로 전환에 따른 공연계의 적응도 풀어나가야할 숙제다. 연극의 경우 공연 영상의 품질을 높이려면 TV 드라마 촬영처럼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보여주어야 하지만 연극 배우는 탤런트와 달리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것이 익숙지 않다. 무관중 연기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공연예술의 경우 관객과의 호흡이 중요한데 관객이라는 중요한 요소가 결여된 상태에서 연기는 최상의 컨디션이 발휘되지 못할 수 있고, 작품별 결과가 불안정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관객과의 호흡 등 현장성을 중시하는 연극 장르의 경우 영상화에 적합한 장르가 아니기 때문에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수익 배분 측면에서도 연극 공연 영상화는 실연자(배우, 가수, 연주자)에게 유리하지 않다. 이승현 교수는 "현재 디지털 콘텐츠 유통은 지배적 위치를 점한 소수의 플랫폼 사업자가 시장을 독과점하는 구조이며 이러한 환경에서 지식재산권 등 창작자의 권리 보호가 열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실연자와 음반제작자, 방송사업자에게 주어지는 저작인접권 등 공연예술 배우, 스태프들의 출연료 문제 제도를 마련해 정책적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윤준오 팀장은 "제작 초기단계부터 영상콘텐츠의 배급을 통해 유료 수입의 발생을 계획하는 경우에는 계약서상에 본인의 출연료 이외에 영상화를 통해 발생하는 수입에 대한 지분을 명시해 계약을 진행한다"며 "다만, 제작되는 영상콘텐츠가 유료 수입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공연제작에 참여한 출연진과 스태프들에게 이 점을 공지한다"고 설명했다. 또 "공연을 영상화화는 2차적 저작물 사용에 대한 확인을 받아 사용하거나, 저작권료를 지급해 출연료 등을 해결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한다"고 덧붙였다.

안형철기자

OTT 플랫폼에 등록된 경기아트센터 창작뮤지컬 ‘유월’
OTT 플랫폼에 등록된 경기아트센터 창작뮤지컬 ‘유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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