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공연생태계에는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전국 국공립극장은 폐쇄되고 공연들이 줄줄이 취소되는 등 공연예술계는 큰 타격을 입으면서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실제 공연이 불가능해지면서 공연예술계는 뉴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한 공연 영상화로 그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 이에 따른 체질개선도 이뤄지면서 영상화된 공연과 뉴미디어 플랫폼과의 연계는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등 OTT 등록, AI 가수(고 김광석), 메타버스 등등 공연 방식의 미래를 제안하며 비상대책이 아닌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경기도 문화예술의 허브를 표방하는 경기아트센터는 뉴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한 ‘무관중 생중계’방식의 비대면 공연을 전국 국공립극장 가운데 가장 선도적으로 도입했다. 또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공연영상 전문스튜디오인 ‘미디어 창작소’를 개설, 제작 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재 뉴미디어 플랫폼 및 공연영상 콘텐츠 제작을 담당하는 별도 팀을 구성했다.

이번 기획을 통해 향후 공연의 영상화와 뉴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진단과 흐름, 코로나19 극복을 넘어 새로운 흐름을 선도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는 경기아트센터의 도전과 구상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 공공극장 최초 공연 콘텐츠 국내외 OTT 플랫폼에 배급, 발 빠른 영상화 작업=경기아트센터는 올해 7월, 공공극장 최초로 OTT(Over The Top- 온라인으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플랫폼에 공연콘텐츠 배급을 시작했다. OTT 플랫폼에 최적화된 고화질 공연 영상 제작을 위해 경기아트센터는 최첨단 드론과 같은 전문 영상 장비와 촬영팀을 활용해 뮤지컬 ‘유월’ 공연 영상을 제작했다.

뮤지컬 ‘유월’은 지난 2월 경기아트센터와 광명문화재단이 협업으로 만든 창작뮤지컬로 6월 민주항쟁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현재 뮤지컬 ‘유월’은 국내 OTT 플랫폼인 ‘왓차(Watcha)’에서 감상할 수 있다. 뮤지컬 ‘유월’ 뿐만 아니라 지난 8월 개막해 호평을 받은 바 있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뮤지컬 ‘금악(禁樂)’ 또한 영상 콘텐츠로 제작해 주요 OTT 플랫폼에 배급 예정이다.

이와 같은 시도를 통해 경기아트센터는 OTT 플랫폼의 주사용자인 2030세대의 공연 콘텐츠 접근성을 높이고 공연 콘텐츠를 제시할 수 있는 영역을 온라인, 모바일로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이런 OTT 플랫폼의 활용으로 공연예술의 활성화뿐 아니라 코로나19 직후 공연 및 행사 무대를 잃게 된 지역 예술인들에게 무대를 제공했다.

아울러 경기아트센터가 갖추고 있는 미디어 전문 인력 및 기술을 활용, 예술인들의 공연영상제작과 홍보에도 적극 나섰다. 2021년에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세분화된 형태의 예술인 지원사업을 추진했다. 경기콘텐츠진흥원과의 협업을 통해 경기도내에서 활동 중인 인디밴드의 온라인 공연 ‘아무공연’ 을 추진해 장기화된 코로나19사태로 위협받아온 음악 생태계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했다. 또한 지난 9월 ‘어디서든, 예술방송국’ 사업을 통해 화성시, 안성시, 포천시, 동두천시 등 경기도 각 지역에서 공모를 통해 선정된 예술단체 및 예술인에게 무관중 공연 기회를 제공하고, 공연비를 지원해 도내 예술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 블록체인 기반 예술 영상 플랫폼 ‘경기 아트 ON’ 구축=코로나19의 장기화로 비대면 형태의 공연이 증가하고, 다양한 공연예술 영상이 생산되면서 이와 같은 콘텐츠의 저작권과 수익창출에 대한 논의도 생겨나고 있다.

경기아트센터는 최근 KT와의 협업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 예술영상콘텐츠를 유통·관리하는 플랫폼 ‘경기 아트 ON’을 구축하고 있다. ‘경기 아트 ON’을 통해 경기아트센터는 예술인들이 안전하게 예술영상콘텐츠를 저장하고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토큰)를 발급해 콘텐츠 저작권 관리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경기 아트 ON’은 올해 12월 경 시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영상화를 통한 새로운 공연예술 저변 확대=경기아트센터는 올 7월부터 약 4개월간 경기도 파주, 일산 등지에서 댄스필름(무용영화) ‘상태가 형태’ 촬영 및 제작을 진행, 11월 제 5회 서울무용영화제에서 상영했다. 댄스필름 ‘상태가 형태’는 경기도무용단 단원 및 외부 전문가의 협업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현대인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빛’을 찾아가는 여정을 독창적 몸짓으로 담은 무용영화이다. 경기아트센터는 무대를 위해 창작된 기존의 안무를 영상 제작에 최적화 된 안무로 재창작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으며 공연예술이 가진 시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고 공연 콘텐츠를 영상의 형태로 확장하고자하는 시도를 선보였다.

이같은 새로운 시도를 넘어 향후 예술계의 뿌리가 되어갈 청년 예술인에 대한 육성도 이어졌다. 경기아트센터는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영상콘텐츠 제작 스튜디오(미디어창작소)와 공연 제작 노하우를 바탕으로 영아티스트(Young Artist) 발굴사업 ‘댄스오디션 OPEN FLOOR’를 진행했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댄스 무대’ 라는 주제로 경기아트센터는 만 15~22세의 지원자를 모집, 오디션 형태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에게는 경기도무용단 단원 및 외부 전문가의 멘토링과 공연 무대를 제공했다. 또한 오디션 프로그램 일련의 과정을 예능 형태의 영상콘텐츠로 제작, 유튜브에 송출하며 청년 아티스트들이 더욱 주목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미 다가온, 미리 만나는 공연예술의 미래=경기아트센터는 실존 혹은 가상인물을 디지털화하는 ‘디지털휴먼’ 기술과 3차원 영상을 구현하는‘홀로그램 기술’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공연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의 홀로그램 콘서트’를 지난 7월 무대에 올렸다. 공연에서는 故김현식, 故전태관의 형상을 디지털화해 홀로그램 형태로 무대에 서도록 하는 색다른 연출을 선보였다. 홀로그램 콘서트는 콘서트를 찾은 관객들에게 마치 아티스트가 실제로 무대에서 함께 노래하고 연주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어 아티스트를 그리워하는 팬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경기아트센터는 공연예술 메타버스(Metaverse) 플랫폼 도입 추진을 위한 한국게임학회와 업무협약 체결로 조금 더 먼 미래도 준비한다. 최근 게임, 업무환경, 일상생활 등에 도입되고 있는 ‘메타버스(Metaverse)’를 활용해 공연예술에 특화된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8월 한국게임학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공연예술에 특화된 메타버스 전개를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향후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분야에서 상호 협력할 예정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와 ‘위드 코로나(With Corona)’의 논의가 계속되고 있는 현재, 비대면으로 경기아트센터의 공연장 공간을 체험하고 공연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의 도입이 기대된다.

안형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