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말에 시작한 코로나 19 사태는 2021년의 마지막 달력을 넘기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는 "코로나 19가 집어삼켰다"라는 말로도 부족한, 말 그대로 "코로나 19 그 자체"였던 것 같습니다. 올해 봄 백신이 개발된 이후 이 사태가 조만간 종식이 될 것이라고 바래왔던 모두의 기대와는 달리 추운 겨울이 왔음에도 아직도 코로나-19 아래 숨죽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의정부성모병원의 경우 작년 4월 입원환자 중에서 확진자가 나왔고 더 큰 피해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병원을 폐쇄하는 결정을 내렸었습니다. 병원이 폐쇄되었던 약 한달 동안 인근지역에서 발생하는 중증환자들이 육로로 1시간이 넘는 먼 거리에 있는 타 병원으로 가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자 병원 전 구역에 대한 방역을 실시하고 단계적으로 병원을 운영하는 등 전 교직원이 하나 되어 병원 정상화에 힘썼습니다. 그 결과 저희 병원은 지역주민들의 곁으로 다시 돌아 올 수 있었으며 이는 묵묵히 본인들의 자리를 잘 지켜온 병원교직원들과 저희를 믿고 기다려준 지역주민 여러분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은 지난 1957년 개원한 이후 의료의 불모지였던 경기 동북부 지역에서 ‘치유자로서의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 안에 체현하여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을 보살핀다.’ 라는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된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충실히 여러분의 곁을 지켜온, 지역을 대표해왔던 대학병원입니다.

의료 취약지였던 경기북부지역의 의료 환경을 개선하고자 노력한 결과 2004년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 받아 권역에서 발생하는 응급환자들이 타 지역 유수의 대학병원으로 가지 않아도 수준 높은 진료를 제공 할 수 있었으며, 더 나아가 2018년 권역외상센터를 개소 이후 지역 내 중증외상환자 수용률 99%를 달성함으로써 중증외상환자들의 생명을 지키는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경기북부지역의 응급 브랜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2014년부터 보건복지부로부터 생명사랑 위기대응센터 사업을 위탁 수행하며 주민들의 자살 시도를 예방하고 지역사회로 다시 연계하는 등의 활동을 하며 지역 사회주민들의 정신건강까지 책임지는 경기북부지역의 의료 허브로 거듭났습니다.

저희 병원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64년 동안 지역 사회 주민들이 보내줬던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 어린 사랑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보다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서 다시 찾고 싶은 병원,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설명을 잘하는 병원, 모든 것을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처리하는 진정한 ‘고객중심병원’으로 여러분 곁을 지키겠습니다.

한창희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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