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상황에 관계없이 인류가 발전하면서 우리가 고민하는 것이 후대를 위한 토대를 닦는 것이다. 애석하게도 이에 반하는 상황이 오게 됐다. 바로 남동구민축구단(FC남동)에 대한 조례를 끊은 남동구의회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 9일 남동구의회는 ‘남동구민축구단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부결 처리했다.

축구단을 3년 지원하는 내용의 조례안이 직권상정 후 받아들여 질 것 같지 않자 반미선 의원이 지원년수를 1년으로 줄여 수정발의 했지만 결국 통과되지 못했다.

FC남동은 지난 2019년 창단한 남동구의 축구팀으로 K리그 4부리그 팀 중 하나다. 4부 리그 팀 중 인기 있는 팀으로 유튜브 구독자가 2천여명대이며 평균 관중은 수백명대이다. 산하 유소년 클럽에는 40명이 넘는 남동의 아들들이 꿈을 키워가고 있다.

내년이면 임기가 끝날 구의원들이 얼마나 근시안적인 시각으로 축구단에 만행을 저질렀는지를 설명해보겠다. 홍보, 마케팅 효과 같은 이야기를 차지하고 ‘사람’에 대한 이야기만 해도 FC남동의 지원은 유지 됐어야 했다.

대체적으로 유소년 클럽은 선수반, 취미반으로 나눠진다. 취미반은 연령에 따라 보육과 교육의 효과까지 띄고 있어, 공공재 성격의 축구단이 이를 운영할 시, 저렴한 가격에 남동구 학부모들에게 해당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다. 일본과 독일의 선진국 하부리그 축구팀들이 이 같은 방식으로 지역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경감을 돕기 위해 취미반을 운영한다.

구민(서민)을 위한다는 구의원들이 남동구 학부모들의 교육비 경감에 대한 고민을 조금도 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선수반의 효과는 생각 이상이다. 유소년 축구 선수들의 꿈은 물론, 남동구 유소년 축구를 위해서도 필수적인 부분이었다. 재미있는 룰이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선수이적료에 의한 연대기여금제도로, 남동에서 자란 선수들이 프로무대로 이적할 경우, 이적료의 최대 5%를 배분 받는다.

FC남동 U-15팀은 인천 남동구를 대표하는 유일한 남동구민축구단 산하 팀으로,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과 지지를 받아 선수들의 최적화된 훈련 시설을 갖추고 있어 인천을 넘어 전국에서도 경쟁력 있는 팀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다. 분배금은 유소년 시설, 교육에만 재투자 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축구대표팀의 손흥민을 배출한 학교들과 가깝게는 인천유나이티드 유스 출신 독일 프로축구 정우영이, 출신 클럽 학교 후배들에게 이적과정에 분배금으로 시설과 지원금이라는 큰 선물을 준 바가 있다.

남동의 아들들이 프로선수가 돼 FC남동에서 뛰는 것도 기쁜일이지만 더 큰 무대로 나아간다면 고스란히 지역 축구발전으로 이어진다. 다각도로 FC남동이 지역의 중심 축구단으로 유지만 돼도 어른들은 어린이들에게 꿈을 줄 수 있었다.

FC남동 한동헌 대외협력이사는 "FC남동은 인천의 유일한 K4리그 축구팀으로 군대 문제로 고민하는 선수들부터 나이가 어린데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의 꿈을 키우는 공간"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해 첫 출전에도 15개 팀 중 5위라는 성과를 내고, 인천유나이티드에 선수를 배출하는 등 눈에 띄는 활동을 해왔다"며 "이를 보고 꿈을 키우는 꿈나무들도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내년이면 끝이날 몇 개월짜리 선출직들이 몇 년, 몇 십년을 바라봐야할 토대를 치워버린 것이다.

이처럼 장기적인 터전만 유지해줘도 40명이 되는 유소년들과 30명 내외의 선수단 구성원들의 생활을 지원할 수 있다. FC남동은 지역 청년 선발 가산점제를 적용해 축구에 대한 꿈을 이어가는 지역 내 학생 축구 선수 출신들에게 희망을 주기도 했다. FC남동은 남동구 유소년들과 청년들에게 현재이자 미래다. 이 같은 꿈을 꺾어버린 구의원들의 얼굴들을 반드시 기억하자. FC남동도 남동구 등에서 지원하는 보조금으로 의존하지 말고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다방면의 사업들을 구상해야 한다.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 등이 마련된다면 구단주(남동구청장)가 바뀌어도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팀이 될 것이다.

송길호 인천본사 정치·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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