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동네 책방 ‘게으른 정원’ 사진=나예은기자
김포 동네 책방 ‘게으른 정원’ 사진=나예은기자

새해 계획에 빠지지 않는 독서. 마음먹고 서점에 가 보지만 책 고르기라는 난관을 넘기는 쉽지 않다.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면, 오직 책에 대한 애정으로 책을 위한 공간을 마련한 동네 책방 지기들의 책을 추천한다.

8명의 책방지기들에게 ‘2021 최고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에세이 책방을 운영 중인 군포 플라테로북스 강하나 책방지기는 정지돈 작가의 ‘당신을 위한 것이나 당신의 것은 아닌’을 추천했다.

"작가가 파리를 걸으며 사유한 것들을 정리한 내용을 기본으로 하지만, 단순한 산책 이야기는 아니다. ‘도시 속에서 걷기, 건축 속에서 걷기, 예술 속에서 걷기, 사유의 리듬에 맞추어’라는 출판사의 말처럼 작가의 남다른 사유를 느낄 수 있는 책으로 여러 분야에 대해 깊이 있게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다."
 

김포 게으른 정원 차차 책방지기의 추천 책은 팀 페리스 작가의 ‘타이탄의 도구들’이다.

"새해를 준비하기에도 좋고, 한 해를 마무리하기에도 적절한 책이다. ‘타이탄의 도구들’은 자기 분야에 서 ‘한 획’을 그은 사람들이 어떤 습관을 가지고 경지에 이르렀는지에 대해 적은 책으로 누군가의 생을 들여다보는 식으로 적혀있어 더욱 와 닿았다. 최근 아침 러닝을 하고 있는데 몸을 움직이게 한 결정적 계기가 된 책이기도 하다. 올해의 책이자, 내년을 준비하기에도 좋은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사진=이야호우북스 제공
사진=이야호우북스 제공

어린이들이 사랑하는 고양 이야호우북스의 메기 책방지기는 권정생 작가의 동시집 ‘산비둘기’를 올해의 책이라 말했다.

"유명 동화 강아지똥을 지은 권정생 작가가 손수 만든 책을 새로 발간한 동시집이다. 실제로 수제 동시집 발행 부수는 단 2권이었는데 한 권은 행방을 알 수 없고, 오소운 목사님이 간직하고 있던 나머지 한 권을 새로 발행해 세상에 나오게 됐다. 색종이 몇 장으로 그림을 그려 톡톡 튀는 감성 그대로가 살아있기도 하고 수제책임에도 많은 이들이 볼 수 있게 된 책이기도 해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하고 싶다."
 

글 쓰는 책방 수원 담해북스의 이미연 책방지기는 최은영 작가의 ‘밝은 밤’을 최고의 책으로 선정했다.

"우리나라에서 할머니, 엄마, 나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는 여성의 삶을 지켜볼 수 있는 책이다. 공감도 많이 되고 눈물도 많이 났다."
 

믿고 보는 큐레이팅으로 사랑받고 있는 포천 무아의 계절 이승은 책방지기는 정한아 작가의 ‘친밀한 이방인’을 꼽았다. 이 책방지기는 공유 서가를 운영하고 있는 무아의 계절 책방의 특성상 2017년에 발간된 책이지만 올 한해 독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책이라고도 덧붙였다.

"미스터리한 서사구조가 흥미를 끄는 책으로 독자들에게도 가장 반응이 좋았다. 거짓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을 추적해 가는 내용인데, 작은 말 한마디도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작가의 말을 대신 전하고 싶다 ‘그러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체력……. 나머지는 하늘에 맡길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이 너무 맑아서’"
 

광주 서행구간 황영경 책방지기는 한순 작가의 에세이 ‘이곳에 볕이 잘 듭니다’를 올해의 책으로 추천했다.

"도시에서만 살던 작가가 시골의 삶을 살고 싶어서 도시에서 4일, 시골에서 3일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일주일을 살아가는 삶의 균형, 조화를 느낄 수 있다. 도시에서만 살면 각박해지고 시골에서 살기엔 일이 있으니…. 이런 내용을 과거, 현재, 미래에 맞게 쓰는 수필로 읽고 있으면 절로 힐링이 된다. 도시 생활을 하는 많은 사람이 시골 생활에 대해 로망을 가지고 있을 텐데, 도시에서의 삶은 어떤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면밀히 살펴볼 수 있다. 연령대에 상관없이 시니어부터 청년층에게까지 모두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평택 생활방식 이예슬 책방지기는 임발 작가의 독립 소설 ‘부끄러움이 사람을 구할 수 없다’를 소개했다.

"독립출판물 중 소설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 측면에서 계속 소설을 연작으로 내는 임발 작가에 대한 약간의 존경심도 담았다. 책의 이야기도 기존 기성 출판사에서 나오는 스토리라인과는 다른 개성이 많이 묻어있다. 독립출판 소설을 경험하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연애소설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더욱."

터무니 책방 엄선 책방지기는 김산하 작가의 ‘살아있다는 건’이 최고의 책이라 말했다.

"생태학자인 김산하 작가가 쓴 책으로 동물들이 야생에서 살아가는 자연적인 방식들에 빗대서 우리 사회에 대해 풀어간다. 책을 읽다 보면 우리가 얼마나 자연과 떨어져 살고 있는지, 자연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더불어 채식을 실천하고자 하는 분들이 있다면 그 부분에서도 지향점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예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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