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춘당
고정순|길벗어린이|120쪽


제삿상에 올려진 색색의 사탕 ‘옥춘당’. 고정순 작가는 누구나 한 번쯤 맛봤을 친숙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작품은 어린 손녀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며 시작된다. 할아버지 고자동 씨와 할머니 김순임 씨는 기차역이 있는 작은 도시에 살았다. 노부부는 소소한 대화 속에서 웃음꽃을 피우며 손녀에게 한결같이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낯가림이 심한 할머니에게 정 많고 따뜻한 할아버지는 든든한 남편이자 유일한 친구였다. 할아버지는 늘 제삿상의 제일 예쁜 옥춘당을 골라 할머니 입에 넣어주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는 갑작스럽게 폐암 말기 선고를 받고 할머니 곁을 떠난다. 홀로 남겨진 할머니는 삶의 절대적 부분을 차지하던 사람을 잃은 충격에 말과 기억을 잃어가고, 할아버지를 그리워하며 동그라미만 그린다.

사라지는 것에 깊은 애정을 가진 고 작가는 저무는 순간마저 아름다운 노을을 닮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랑을 작품에 녹여냈다. 검은색과 갈색 색연필을 주로 사용해 빛바랜 앨범을 보는 것처럼 노부부의 시간을 그림으로 만들어냈다.

한편 ‘옥춘당’은 지난해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진행한 ‘다양성 만화 제작 지원 사업’에 선정돼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용담유사
김용옥|통나무|384쪽


동학의 사상을 순 우리말로 풀어낸 ‘용담유사’는 수운 최제우가 가르친 동학 핵심사상과 고유한 감성이 그대로 반영됐다. 용담은 경주 인근의 수운이 활동하던 지역 이름이고, 유사는 깨우침을 주는 노래라는 뜻이다. 총 8편으로 이뤄진 동학의 노래 용담유사는 한글 가사이기에 민중의 마음 속으로 파고들 수 있었다.

도올 김용옥은 이 책을 통해 21세기를 살아가는 한국인들에게 수운의 본뜻을 정확하게 전달한다. 도올은 수운에 대한 연구를 거듭한 끝에 현대인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우리말로 용담유사를 풀어냈다.

이 책은 도올의 문헌비평에 의해 밝혀진 용담유사 집필 순으로 다룬다. ▶용담가 ▶안심가 ▶교훈가 ▶도수사 ▶권학가 ▶몽중노소문답가 ▶도덕가 ▶홍비가 등 8편의 가사 원문 전체를 1883년 계미중추본 판본 한글 그대로 담고, 각 어휘에 해당하는 한자를 첨가했다. 그리고 각 편들의 전체개요와 현재 우리말 풀이, 보충설명을 달아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부록에는 도올이 발표한 ‘동학선언문’과 ‘동학과 21세기 혁명’을 비롯해 ‘국민총행복과 농산어촌 개벽대행진’ 등 다수의 문헌자료도 실려있다.


 

나는 소시오패스와 일한다
이철원|정한책방|260쪽


‘반사회적 인격 장애.’ 양심이 거의 또는 전혀 없는 상태를 부르는 말로, 소시오패스라고도 한다. 하버드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 마사 스타우트는 자신의 저서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에서 "반사회적 인격 장애는 전체 인구의 4%, 즉 25명당 1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인구를 약 5천만 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200만 여 명이 ‘반사회적 인격 장애’ 의심자라는 것이다.

저자는 16년간 기업에서 사람 관련 업무를 해오며 일반인과 생각이 다른 사람이 존재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미디어에서 ‘소시오패스’를 접하고 우리 주변에도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저자는 이들을 ‘우.주.쏘.패.(우리 주변에 소소한 소시오패스)’로 정의하고 주변에서 쉽게 구별하고 이해 가능한 인물들을 분석했다, 또, 직장생활 중에 이들을 마주했을 때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 대처 방안을 제시한다.
김유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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