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에 들어선지도 벌써 3주가 지나가고 있다. 지난해 우리 경제는 코로나의 영향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 12월 방역조치 강화 이후 소비가 다소 주춤한 모습이지만 이전 감염병 확산기에 비해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과거 거리두기 완화 이후 소비가 빠르게 늘어난 점 등을 감안하면 조만간 소비가 원래의 회복기조를 되찾을 가능성이 크다. 수출도 대내외 경제활동 재개에 힘입어 증가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보여, 국내경제는 지난해 11월 한국은행 전망치인 3%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여전히 팬데믹 국면으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여러 리스크 요인이 산재해 있지만 특히 국내외 코로나 전개양상, 글로벌 공급병목 해소 시점,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및 중국의 성장둔화 속도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은 코로나의 전개양상이다. 그간의 경제흐름에서 알 수 있듯이 감염병에 따른 경제활동 중단 또는 위축의 여파는 여타 경제충격에 비할 바가 아니며 그 양상도 복잡다기하다. 다만 백신 접종률 등에 비추어 볼 때 속도의 문제이지 전세계적으로 감염병 확산세가 점차 완화되면서 방역강도도 함께 낮아지는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각 경제주체들이 방역상황에 적응해가고 있고 백신접종으로 심리도 개선됨에 따라, 감염병이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줄어드는 징후를 보이는 점도 긍정적인 측면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더라도 팬데믹 초기에는 재화소비가 크게 줄어들었으나 온라인 쇼핑 등이 보편화되면서 방역조치에도 불구하고 재화소비가 이어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서비스 소비 역시 보건, 교육 등에서 방역조치의 영향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의 해소 시점도 중요하다. 코로나로 인한 공급차질은 원부자재 뿐 아니라 물류, 노동시장 등 다방면에서 발생하면서 기업의 생산활동을 저해하고 있다. 또한 공급차질이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수요증가와 맞물리면서 주요국에서 물가가 크게 올랐다. 우리나라의 경우 공급병목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이 아직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지만 일부 내구재를 중심으로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은 일시적 충격으로서 전염병 상황이 악화되지만 않는다면 점차 해소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4/4분기중 차량용 반도체의 수급여건 개선으로 국내 자동차 생산과 수출이 반등하는 등 생산차질이 점차 완화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공급차질로 인해 촉발된 물가상승 압력이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점은 우려스러운 점이다. 이로 인해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해질 경우 글로벌 경제 전반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크게 증폭될 수 있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시장의 예상보다 빨라질 경우 신흥국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실물부문으로 부정적 영향이 파급될 수 있다. 미 연준은 코로나 발생 이전 통화정책 정상화 시기에 신흥국 여건을 고려하면서 통화정책을 수행한 바 있다. 코로나 위기 이전에 비해 물가 상승률이 크게 높은 상황이라는 점이 다르기는 하지만, 미 연준이 이번에도 시장과의 긴밀한 소통을 바탕으로 해외경제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면서 통화정책 정상화를 진행함으로써 시장충격을 최소화하기를 기대해본다.

우리 경제와 교역비중이 높은 중국 경제의 성장속도에도 유의해야 한다. 중국경제는 부동산부문 디레버리징 지속, 공동부유 정책 강화 기조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 둔화 흐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부동산기업 및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한 과잉투자 및 부채 누증 문제가 증폭되면서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재정여력, 양호한 대외수요를 감안할 때 성장률이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대다수 의견인 것으로 보인다. IMF 등 주요 예측기관들은 금년 중 중국 성장률을 5% chwnd반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 사항들은 경제성장률의 하방 리스크임과 동시에 상방 리스크이기도 하다. 모든 리스크가 상방 요인으로 작용하여 올해가 코로나라는 긴 터널에서 빠져나오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배성종 한은 경기본부 기획조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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