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제20대 대통령선거가 일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야권 단일화 이슈가 완만하게 진행되던 선거막판 대선 빅데이터를 흔들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특검 제안과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와의 단일화 이슈가 뉴스 빅데이터와 포털 트렌드에 그대로 반영됐다.

◇尹·安 단일화에 쏠린 뉴스 빅데이터… 李는 막판까지 대장동 논란
3일 중부일보가 한국언론재단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빅카인즈(BIG kinds)’를 통해 양대 정당 대선주자의 2월 1일부터 3월 3일(오후 5시 기준)까지의 뉴스 언급량을 조사한 결과 이재명 후보 2만4천257건, 윤석열 후보 2만5천129건으로 집계됐다.

2월 1일부터 3월 3일까지 뉴스에 언급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기사 건수를 나타낸 그래프. 언론재단 빅카인즈 제공
2월 1일부터 3월 3일까지 뉴스에 언급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기사 건수를 나타낸 그래프. 언론재단 빅카인즈 제공

분기별 기사 언급량 추이를 살펴보면 이재명 후보는 2월 8~14일 5천231건의 기사에 언급됐다. 당시 도청 공무원 과잉 의전, 법인카드 유용 논란 등이 불거진 아내 김혜경 씨가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사과했다.

언행 논란도 발생했다. 지난달 11일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를 위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 공약을 설명하던 중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20평 2∼3억 원짜리가 있느냐"는 지적에 "김포 이런 데는 가능하다"고 답했다가 김포지역 시민단체의 반발을 일으켰다.

2월 중순 이후에는 대장동 특혜의혹 관련 이슈가 다시 불거졌다. 21일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1차 TV 토론회에서 윤석열 후보가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와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서 ‘이재명 게이트’라는 말이 나왔다"고 공격하자 이 후보는 "김만배 씨 녹취록을 보면 ‘윤석열은 영장 들어오면 죽어’라는 말이 나온다"며 역공을 가했다.

천화동인 실소유주 1호로 거론되는 ‘그분’의 정체를 두고도 논란이 빚어졌다. 윤 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분은 이재명을 가리키고 있다"고 공세를 펼치자 이 후보 측은 다른 녹취록을 거론하며 조재연 대법관이 ‘그분’으로 지목됐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 대법관이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사실무근"이라고 입장을 밝히면서 ‘그분’의 정체는 다시 미궁에 빠진 상황이다.

3월 2일 열린 마지막 TV토론에서도 대장동 논란이 이슈가 됐다. 윤 후보는 남욱 변호사가 ‘언론에 공개되면 이 후보 낙마한다. 내가 일찍 귀국했다면 민주당 후보 바뀌었다’는 내용의 검찰 진술을 언급하며 비판했다.

이 후보는 "벌써 몇 번째 우려먹는 건지 모르겠다"며 "대선이 끝나도 특검을 하자. 특검에서 문제가 드러나면 대통령에 당선돼도 책임지자"고 맞받았고 윤 후보는 "이거 보세요"라고 언성을 높이며 "대선이 국민학교 반장선거인가. 정확히 검찰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덮지 않았느냐"면서 날선 공방을 벌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언급된 기사(2월 1일~ 3월 3일)의 연관어를 분석한 도표. 빅카인즈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언급된 기사(2월 1일~ 3월 3일)의 연관어를 분석한 도표. 빅카인즈 제공

토론 과정에서 말실수도 이어졌다. 21일 1차 TV토론에서는 ‘기축통화국’ 발언이, 25일 2차 토론회에서는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거론하며 "6개월 된 초보 정치인이 대통령이 돼 러시아를 자극해 충돌했다"고 말해 비판을 받았다.

대장동 의혹 제기와 말실수가 이어졌던 이 시기(2월 22일~3월 3일), 이 후보는 8천600건의 기사에 언급했다.

윤석열 후보는 첫 4자 TV토론이 진행됐던 2월 1~7일 기사 언급량이 3천968건에 그쳤으나 8~14일에는 5천900건으로 급등했다.

당시 윤 후보는 9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前) 정권 적폐 청산 수사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이 후보와 민주당은 일제히 "이 발언이 정치보복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중앙지검장,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때는 이 정부의 적폐를 있는데도 못 본 척했단 말인가"라며 "근거 없이 적폐 수사의 대상, 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한다"고 공개 비판했다.

또 대선 캠페인을 위해 임대한 ‘열정열차’에 탑승해 구두를 신은 채 앞 좌석에 발을 뻗은 사진이 공개돼 질타를 받았다. 윤 후보는 "가벼운 다리 경련으로 잠시 올렸다"고 해명하며 사과했다.

단일화 이슈도 대선판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대선후보 등록 첫날인 지난달 13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여론조사 방식의 야권후보 단일화를 공식 제안했으나 윤 후보는 "고민하겠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후 국민의당 유세차량 사망사고를 계기로 16일 윤 후보와 안 후보가 빈소에서 즉석 회동을 하면서 단일화 논의가 진전되는 듯했으나 안 후보가 20일 "제 길을 굳건히 가겠다"며 단일화 제안을 철회해 위기를 맞기도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언급된 기사(2월 1일~ 3월 3일)의 연관어를 분석한 도표. 빅카인즈 제공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언급된 기사(2월 1일~ 3월 3일)의 연관어를 분석한 도표. 빅카인즈 제공

하지만 지난 2일 마지막 토론이 끝난 이후 상황은 급반전됐다. 윤 후보와 안 후보가 만나 새벽까지 이야기를 나눴고 실무진도 다시 논의를 이어가면서 3일 새벽 단일화를 최종 성사시켰다. 윤 후보와 안 후보는 단일화와 더불어 양당 합당을 추진하고 인수위 단계부터 공동정부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로 울고 웃었던 이 시기(2월 22일~3월 3일) 윤석열 후보의 기사 언급량은 9천152건에 달했다.

인물별 연관어를 살펴보면 대선후보, TV토론, 녹취록, 노무현 전 대통령 등이 두 사람의 공통 키워드로 언급됐다. 이재명 후보는 김동연(27.01) 후보, 김혜경(20.27) 씨 외에는 별다른 키워드가 없었으며 윤석열 후보는 안철수(123.45) 후보, 단일화(80.16), 정권교체(74.42), 대장동 의혹(61.61), 정치보복(40.19), 김대중(27.73) 전 대통령 등이 순위에 포함됐다.

◇잇따른 논란에 검색량 높았던 李… 尹은 단일화 성사된 3일 관심도 최대치
포털 검색 트렌드 분석에서도 단일화 이슈가 뜨거운 감자였다. 2월 한 달만 비교하면 대장동 의혹과 언행 논란이 이어졌던 이재명 후보의 관심도가 높았으나 단일화 합의가 성사된 3일에는 윤석열 후보가 이 후보를 압도했다.

이 후보는 아내 김혜경 씨 갑질과 법인카드 유용 논란이 불거졌던 2일과 3일 각각 82와 83의 관심도를 보였다. 이어 1차 TV토론이 열렸던 21일에 관심도 91을, 2차 TV토론 다음 날인 26일에는 최대치인 100를 기록했다.

26일 관심도 최대치를 찍은 데는 전날 TV토론에서 언급된 정치개혁 공약과 대장동 의혹, 우크라이나 관련 발언 등의 여파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유튜브 트렌드 분석에서는 김혜경 씨 논란이 극에 달했던 2일 관심도 100을 찍은 것 외에는 대부분 50 미만의 관심도에 그쳤다.

2월 1일부터 3월 3일까지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구글 관심도를 분석한 자료. 구글 트렌드 분석 캡처
2월 1일부터 3월 3일까지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구글 관심도를 분석한 자료. 구글 트렌드 분석 캡처

구글·유튜브 관심 키워드를 살펴보면 토론회에서 언급했던 기축통화, 우크라이나 발언 등을 비롯해 발차기, 김동연, 담배, 옆집, 공부왕 찐천재 등이 포함됐다. 발차기는 이 후보가 전북 전주 유세에서 선보인 하이킥 퍼포먼스로 인해, 옆집은 국민의힘이 후보가 자택 옆집에 들어선 GH 직원 합숙소를 불법 선거캠프로 활용했다는 주장을 제기한 것 때문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2월 한 달 관심도만 비교하면 이 후보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가 결렬됐다는 기자회견을 했던 27일에 관심도 73을 기록한 것이 가장 높았다. 유튜브 트렌드 분석 역시 최대치가 59에 머물 정도로 저조했다.

하지만 안 후보와 단일화를 성사시킨 지난 3일에는 윤 후보의 관심도가 이 후보를 압도했다. 단일화 선언 기자회견이 진행됐던 오전 8시께 윤 후보의 구글·유튜브 관심도는 일제히 최대치(100)를 기록했다.

구글·유튜브 관련 키워드를 보면 어퍼컷, 인이어, re100, 흰털, 기차 신발 등이 이름을 올렸는데 인이어의 경우 21일 1차 TV토론 당시 윤 후보가 발언하던 중 잡음이 발생하자 윤 후보가 인이어 이어폰을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연관어에 등장했다. 흰털은 지난 11일 토론 당시 윤 후보 얼굴에 흰 털이 포착되자 이전 사진과 비교하며 이를 인위적으로 붙이고 나왔다는 의혹 때문으로 풀이된다.

2월 1일부터 3월 2일까지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네이버 검색량 변화를 담은 그래프. 네이버 데이터랩 캡처
2월 1일부터 3월 2일까지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네이버 검색량 변화를 담은 그래프. 네이버 데이터랩 캡처

네이버 검색어 분석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보다 검색량이 좀 더 높았다. 윤 후보는 첫 4자 토론이 열렸던 3일 관심도 97을, 단일화 결렬 기자회견을 열었던 27일에는 최고치인 100을 기록했다. 이 후보는 3일 94의 관심도를 보인 것이 가장 높은 수치였다.

◇깜깜이·단일화로 무용지물 된 4자 대결… 양자 대결 시 尹-李 0.9~6.1%p 격차
여론조사는 여러 변수가 발생하면서 추이를 파악하기 어려워졌다. 3일부터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에 돌입한 데다가 같은 날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가 성사돼 4자 구도가 3자 구도로 개편됐기 때문이다.

다만 공표기간 이전에 실시해 3일 발표한 여론조사 중 일부는 단일화 상황을 가정한 양자 대결, 3자 대결 결과가 나와 이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한국갤럽이 머니투데이 의뢰로 실시한 3자 가상대결 결과 윤석열 후보 42.5%, 이재명 후보 42.2%, 심상정 후보 7.3%로 집계됐다. 두 사람의 차이는 0.3%포인트에 불과했다.

3일 각 여론조사 기관이 양자 대결 또는 야권 단일화를 가정한 조사를 발표했다. 연합
3일 각 여론조사 기관이 양자 대결 또는 야권 단일화를 가정한 조사를 발표했다. 연합

엠브레인 퍼블릭이 진행했던 두 번의 양자 대결에서는 서로 다른 결과가 나왔다. 문화일보 의뢰 가상 양자 대결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45.9%, 이재명 후보가 45.0%로 오차범위 내(0.9%포인트) 격차를 기록했다. 반면 중앙일보 의뢰 가상 양자 대결에서는 윤석열 47.4%, 이재명 41.5%로 5.9%포인트로 격차가 벌어졌다.

입소스가 한국경제 의뢰로 진행한 양자 대결에서는 윤석열 48.9%, 이재명 42.8%로 둘의 격차는 6.1%포인트까지 벌어지며 오차범위 밖 차이가 났다.

이한빛 기자

※이번 빅데이터 분석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시스템인 ‘빅카인즈(BIG kinds)’ 서비스에 가입된 MBC·SBS 등 5개 방송사와 경향신문·한국일보 등 21개 중앙언론사, 중부일보 등 28개 지역 종합일간지가 2월 1일부터 3월 3일(오후 5시 기준)까지 보도한 뉴스를 추출해 실시됐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머니투데이 의뢰로 3월 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5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이다.

※엠브레인 퍼블릭이 문화일보 의뢰로 진행한 여론조사는 3월 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2명을 대상으로, 중앙일보 의뢰 여론조사는 2월 28일~3월 2일 성인 남녀 2천13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각각 ±3.1% 포인트(문화일보), ±2.2% 포인트(중앙일보)이다.

※입소스 여론조사는 한국경제신문 의뢰 3월 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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