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서 이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

지난 13대 대선부터 19대까지 내리 7차례 성립됐던 이 공식은 이번 20대 대선에서 깨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정치적 안방’인 경기도에서 5%p 이상 앞서고도 결국 고배를 마시면서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가 100.0%완료된 가운데 윤석열 당선인은 전국에서 48.56%(1천639만4천815표)를 확보해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재명 후보는 47.83%(1천614만7천738표)를 얻었다.

대한민국의 4분의 1규모인 경기도는 전국 최대 유권자가 있는 곳으로 대선 민심의 바로미터로 꼽혔다.

경기도 민심은 전 도지사였던 이재명 후보를 선택했다.

도에서는 윤석열 당선인이 45.62%(396만5천341표), 이재명 후보가 50.94%(442만8천151표)를 얻으며 5.32%p 차이를 보였다. 표 수로는 46만2천810표 차이다. 이는 두 후보의 최종 득표차(24만7천77표)의 1.87배 수준으로, 지난 달 말 기준 의정부시 인구가 46만3천977명인 점을 고려하면, 1개 시 인구 수준의 격차를 보인 것이다.

윤 당선인은 북한과 인접하고 고령인구가 많아 보수세가 강한 포천·연천과 양평, 가평, 여주, 이천 등에서 이 후보를 앞섰다. 또한 용인 수지구와 서울생활권으로 묶이는 과천 등 모두 8개 시·군에서 이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과천·이천·용인은 지난 19대 대선 때 당시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승리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결국 보수의 입김이 더 셌다.

이재명 후보는 23개 시·군에서 윤 당선인을 이겼다.

특히 한강 이북 북부 10개 시·군 가운데 파주·남양주·구리·고양·동두천·양주·의정부 등 7개 시에서 더 많은 민심을 얻었다.

의외의 포인트는 바로 이 후보의 ‘텃밭’으로 꼽히던 성남시의 결과다. 성남시 전체 득표율에서는 이 후보가 더 많은 표를 획득하며 윤 당선인을 앞섰는데, 유독 분당구에서만 윤 당선인에 패한 것이다.

이 후보는 분당에서 42.34%(14만966표)를 획득해 55.00%(18만3천94표)를 얻은 윤 당선인과 12.66%p차이를 보였다. 분당은 대선을 관통하면서 전국 최대 이슈로 떠오른 ‘대장동 특혜 의혹’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윤 당선인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곳은 과천(57.59%)이고, 다음으로 가평(56.76%), 양평(55.18%), 성남분당(55.00%), 여주 (53.83%), 연천(53.67%), 용인수지(51.83%) 등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표가 적은 곳은 성남중원(39.69%)이었다.

이 후보는 성남중원(57.24%)에서 가장 많이 득표해 윤 당선인과 도내에서 가장 많은 17.55%p 격차를 보였다.

이 후보는 시흥(56.69%), 안산상록(55.17%), 안산단원(54.18%), 성남수정(53.98%), 부천(53.97%), 의정부(52.91%), 광명(52.50%), 남양주(52.32%), 양주(52.12%), 수원권선(51.99%), 고양덕양(52.10%) 등에서도 50%를 넘었다.

가장 낮은 득표율을 보인 곳은 39.23%에 그친 과천시다.

김수언기자/soounchu@joongb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