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는 거대 양당 후보가 색다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어 전통적 지역 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투표함을 열어본 결과 이같은 변수들은 큰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윤석열 국민의힘 당선자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득표율이 밀린 지역은 17개 시·도 중 경기와 인천, 전남, 전북, 광주, 세종, 제주 등 7곳이다.

경기에서 윤 당선자는 45.62%, 이 후보는 50.74%를, 인천에서 윤 당선자는 47.05%, 이 후보는 48.91% 득표했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경기도지사 경력을 바탕으로 경기·인천에서 많은 표를 얻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 바 있다.

전체 유권자 30%가 있는 최대 승부처 경기·인천에서 이 후보가 약 49만 표 차이를 얻어냈지만, 결정적 우위를 점하지 못한 것이 최대 패착으로 꼽힌다.

윤 당선인은 서울에서 50.56%로 과반 득표에 성공했다. 이 후보가 45.73%를 얻는데 그치며 서울에서만 31만 표 이상의 격차를 벌렸다.

윤 당선인은 특히 보수세가 강한 강남3구를 비롯해 용산구와 성동구, 마포구, 양천구, 강동구, 동작구, 양등포구, 광진구 등에서 이 후보에 크게 앞섰다.

선거가 26만 표 차이로 결정된 것에 비추면 수도권 표심이 전체 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셈이다.

모두 재개발이 가로막혀 불만 여론이 컸던 지역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반발 여론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충청 지역에서는 ‘충청의 아들’이라 말하던 윤 후보가 50%대를 득표했다.

동서 지역대결 구도는 공고해졌다.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영남,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호남 구도는 깨지지 않았다.

호남지역 득표 현황을 보면, 윤 후보는 광주(12.72%), 전남(11.44%), 전북(14.42%)에서 모두 10%대를 득표했다. 다만 1987년 직선제 이후 보수 후보 중 최다 득표율이다.

이 후보는 고향이 안동이라는 점 등으로 인해 TK(대구·경북)에서 30% 이상의 득표를 기대한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대구(21.60%)와 경북(23.80%) 두 지역 모두에서 20%를 넘기는데 그쳤다.

라다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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