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측이 몇 일전 새 정부 첫 국무총리로 김부겸 현 총리를 유임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어제 김은혜 대변인은 이런 보도와 관련해 "검토된 바 없다"고 밝혀 새로운 국면을 맞게됐다. 어찌됐건 기막힌 당선인 측의 한 수로 판단됐지만 제동이 걸리면서 새총리에 대한 궁금증만 더해지고 있어서다. 당선인 대변인의 평대로 지금의 김 총리는 덕망있고 여야 모두에게서 존경받고 있다. 그렇지만 총리 후보군에 포함되냐는 질문에 새 총리가 새 정부가 출범하는 시기에 맞춰 일할 수 있도록 인선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는 다소 애매한 답변은 가능성이 아주 배제되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일단 당선인이나 국민의힘 으로서는 당면한 과제가 민주당의 커진 국회안에서의 덩치에 어떻게 협치를 이뤄나가는가에 달렸다. 그래서 이러한 카드 중 하나로 볼 수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협치가 다양한 방법으로 가능하고 당장 테이블에 올라온 적이 없다는 말로 앞선 보도를 부인한 모양새다. 사실상 따지고 보면 이렇게 처음 보도된 대로 김 총리가 유임되면 국회 인사청문회나 임명 동의 표결이 필요 없고 더구나 총리 국회 인준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여야 갈등도 비껴 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민들의 눈에서 봐도 국민의힘이 민주당과의 협치를 하고 있다는 얘기로 들릴 수 있는 잇점도 없지는 않다. 그래서 김 총리 유임이 거론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사실상 새총리에 대한 기대감이나 여야 안에서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첫단추를 얼마나 잘 꿰매야 하는 것에 당선인의 힘이 달려있어서다. 다행히도 김 총리가 무리없이 잘 해 오고 있고 유임 배경에도 당선인 측이 생각 가능하는 여러 요인이 겹쳐있다는 것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윤 당선인 취임에 맞춰 새 정부 출범이 순조롭게 이뤄져야 하는데 누구도 이의는 없다. 그리고 도와야 하고 여기에는 민주당도 예외는 아닐 일이다. 다만 지나치게 국민의힘에서 마치 국민을 뒤로 안고 밀어붙이는 모양새로 일관하면 괜한 동티가 날 수도 있다. 여야 간 소모적인 정쟁을 피하는 것이 좋지만 불필요한 자존심마저 건드려 좋을 것이 없다는 생각에서다.

실제로 지금은 코로나 사태가 거의 정점에 다다렀다는 느낌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간 진두지휘해 온 김 총리가 유임된다면 코로나가 어느 정도 안정 단계에 접어들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이미 김 총리는 16대 총선 때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 후보로 경기 군포에서 당선됐지만 2003년 탈당해 민주당 진영에서 17·18·20대 의원을 지낸 이력이 있고 심지어 20대 총선 때는 자신에게 오히려 불리한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당선되는 역발상의 놀라움을 보여주기도 했다. 허를 찌르는 안이라는 점에서 무조건 최상의 안이라 생각하는 정치인들도 많지만 허락 여부는 일단 김 총리에게 달려있고 여론의 방향도 고려해 봐야 할 사안이니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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