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팩트체크

대선에 이어 연달아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는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경기·인천지역에서 수백명의 출마자가 사활을 건 각축전을 벌입니다. SNU팩트체크 공식 제휴사인 중부일보는 과열 혼탁양상으로 흐르는 선거전 속에서 출마자의 주장과 발언이 제대로 유권자에게 전달되도록 하기 위해 ‘지선 팩트체크’ 시리즈를 운영합니다. 지선 팩트체크는 공정한 팩트체크를 위해 명확한 근거와 당사자의 충분한 반론권을 보장합니다.

 

[검증 대상] 박남춘 인천시장 “성평등 실천을 위해 1조60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서 여성가족부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젠더 이슈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남춘 인천시장은 114주년 세계 여성의 날이었던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축하 메시지를 담은 게시물을 올렸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지난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 사진=박남춘 페이스북 캡처
박남춘 인천시장이 지난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 사진=박남춘 페이스북 캡처

박 시장은 “인천시는 성평등 실천을 위해 1조60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며 정책추진 과정을 성인지적 관점으로 바라보기 위해 젠더전문관을 채용하는 한편, 성주류화팀을 신설·운영하고 있다”며 관련 정책들을 소개했다.

박남춘 시장의 발언처럼 인천시가 성평등을 위해 투입한 예산은 1조607억 원이 맞을까? 중부일보가 인천시 성평등 예산에 대해 팩트체크 했다.


[관련 링크]

1.박남춘 인천시장 페이스북 게시물(3월 8일)


[검증 방법]

박남춘 시장이 SNS에서 밝힌 ‘성평등 실천을 위한 예산’이 정확히 어떤 개념인지 알아보기 위해 ‘성평등’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고 인천시가 공개한 2022년 성인지 예산서와 세출총괄표를 분석해 인천시가 성평등 실천을 위해 투입한 예산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했다.


[검증내용]

박남춘 시장 발언을 검증하기 위해 먼저 ‘성평등 실천을 위한 예산’이 어떤 것을 일컫는지 알아봤다.

박 시장은 해당 게시물에서 ‘성평등 실천을 위한 예산’ 예시로 “정책추진 과정을 성인지적 관점으로 바라보기 위해 젠더전문관을 채용하는 한편, 성주류화팀을 신설·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이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인천을 만들고자 디지털 성범죄 예방·대응센터와 가정폭력상담소, 성매매 피해아동·청소년 지원센터를 운영해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여성 안전을 살피고, 올해 디지털성범죄 피해자를 위한 무료 법률상담 및 의료비 지원, 피해자 맞춤형 치유 프로그램 확대도 추진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세계 여성의날 정신 계승 성평등 운동회에서 참가자들이 성차별 타파 등을 주장하며 보신각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연합 자료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세계 여성의날 정신 계승 성평등 운동회에서 참가자들이 성차별 타파 등을 주장하며 보신각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연합 자료

중부일보는 게시물 문맥을 봤을 때 박 시장이 밝힌 성평등이 사전적인 의미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성평등은 ‘성별에 따른 권리, 의무, 자격 따위가 차별 없이 고르고 한결같음’이라고 명시돼 있다.

따라서 ‘성평등 실천을 위한 예산’이 예산편성과 집행과정에서 남녀별로 미치는 효과를 고려해 성차별 없이 평등하게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성인지 예산’을 일컫는다고 판단하고 2022년 인천시가 편성한 성인지 예산 규모를 먼저 파악했다.

올해 인천시가 편성한 성인지 예산 규모는 총 4천561억2천81만9천 원이었다. 이는 전년(8천972억5천885만9천 원) 대비 49.17%(4천413만3천804만 원) 감소한 것으로 박 시장이 언급한 1조607억과는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이에 인천시 양성평등 정책을 담당하는 여성가족국 여성정책과에 ‘성평등 실천을 위한 예산’에 대해 문의해본 결과 박 시장이 말한 1조607억 원은 여성가족국 5개 과와 4개 사업소에 편성된 전체 예산을 일컫는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2022년 인천시 본예산 세출총괄표를 살펴본 결과 여성가족국의 올해 예산은 1조490억2천281만5천 원이었다.

5개 과별 예산을 살펴보면 ▶여성정책과 192억4천703만1천 원 ▶보육정책과 6천205억4천740만3천 원 ▶육아지원과 686억6천375만9천 원 ▶아동청소년과 2천814억503만6천 원 ▶가족다문화과 591억5천958만6천 원이었다.

2022년 인천광역시가 편성한 여성·가족 예산을 정리한 표.
2022년 인천광역시가 편성한 여성·가족 예산을 정리한 표.

여성·가족 업무를 담당하는 인천시 산하 4개 사업소 예산은 ▶여성복지관(32억4천336만6천 원) ▶여성의 광장(33억775만4천 원) ▶서부여성회관(40억7천459만1천 원) ▶아동복지관(10억871만5천 원)이었다.

이 예산을 모두 합치면 총 1조606억5천724만1천 원으로 박남춘 시장이 언급한 예산 금액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가 지난 7일 여성의 날을 맞아 내놓은 보도자료에도 이와 비슷한 내용이 언급됐다. 해당 보도자료에는 “성평등 실현을 위해 올해 여성·가족 분야 예산을 지난해(9천727억 원)보다 9% 늘어난 약 1조607억 원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검증결과]

‘성평등 실천을 위한 예산’ 발언이 사전적 개념의 ‘성평등’을 일컫는 경우 해당 예산은 총 4천561억2천81만9천 원(인천시 성인지 예산)으로 나타나 박남춘 시장이 언급한 1조607억과 달랐다.

다만 인천시 여성가족국 설명대로 여성·가족 분야 예산을 뜻하는 경우 총 1조606억5천724만1천 원(여성가족국+사업소 4곳 예산 합계)으로 집계돼 박 시장 발언이 맞는 것을 확인했다.

따라서 중부일보 팩트인사이드팀은 “인천시가 성평등 실천을 위해 1조60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는 박남춘 인천시장의 주장은 ‘절반의 사실’이라고 판단한다.

팩트인사이드팀(이한빛·박지희 기자, 금유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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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사전]

1.성평등
-성별에 따른 권리, 의무, 자격 따위가 차별 없이 고르고 한결같음(국립국어원 우리말샘)
-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고 법률적 권리나 사회적 대우를 동등하게 받는 것(고려대 한국어대사전)

2.성인지 예산
-남성과 여성이 평등하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미리 고려하여 편성하는 예산(국립국어원 우리말샘)


[근거 자료]

1.‘성평등’ 사전정의(국립국어원 우리말샘)

2.‘성평등’ 사전정의(고려대학교 한국어대사전)

3.‘성인지 예산’ 사전정의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4.2022년 인천광역시 성인지예산서(2022년도 당초예산 세입·세출예산서 최하단)

5.인천광역시 여성가족국 여성정책과 관계자 전화인터뷰

6.2022년 인천광역시 조직별 세출총괄표
(2022년도 당초예산 세입·세출예산서 > 03.세입세출 전체 총괄표)

7.인천시, 올해도 여성이 존중받는 도시 만들기에 전념(3월 7일 인천시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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