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내음이 진동한다. 봄이다. 따스한 햇볕과 포근해진 바람은 겨우내 눌려있던 춘심을 흔든다.

궂은 날씨로 예년보다 늦어진 개화시기, 시련을 이겨낸 봄꽃은 더욱 눈부시게 피어났다.

설레는 춘삼월의 주말, 흩날리는 벚꽃을 맞으며 봄기운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꽃봄 맞이하기 좋은 경기도 벚꽃 명소 5곳을 소개한다.


◇벚꽃·왕벚나무·조팝나무 등 봄꽃이 아름다운 길…수원 ‘광교마루길’

‘광교마루길’은 광교 반딧불이에서 광교쉼터까지 1.7km로 조성된 길로, 수원시가 봄, 가을 아름다운 길을 선정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시민들의 산책로이자 수원 벚꽃 명소다.

산악인들이 대한민국 200 명산에 이름을 올린 광교산을 들렸다가 이곳을 우연히 발견하고 봄을 알차게 만끽하고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
 

수원 ‘광교마루길’. 사진=수원시
수원 ‘광교마루길’. 사진=수원시

광교마루길은 수원에서 벚꽃이 제일 늦게 피는 명소라 이달 중순까지는 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 벚꽃뿐만 아니라 진달래, 왕벚나무, 조팝나무 등의 봄꽃이 만개해 더욱 다채롭게 봄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밤에는 조명에 비친 꽃들의 우아함을 눈에 담을 수 있고, 바람이 살랑 불 때마다 흰 꽃잎이 휘날리는 하얀 조팝나무꽃은 마치 눈이 내리는 것 같은 영롱한 느낌을 자아내기도 한다.
 

수원 ‘황구지천’. 사진=수원시
수원 ‘황구지천’. 사진=수원시

수원의 또 다른 벚꽃 명소인 ‘황구지천’은 오목천교(서수원체육공원)에서 솔대공원까지 편도 약 1.8km로 조성된 길로,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이곳 역시 수원시가 선정하는 봄꽃이 아름다운 길로 매년 꼽힌다. 

특히 황구 나루터 산책로 벚꽃 터널은 드라이브를 할 수는 없지만 자전거길이 잘 조성돼 있어 라이더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매년 4월이면 제방이 말끔하게 보수돼 둘레길이 만들어진 산책길이 봄을 맞이하고, 황구지천 양쪽에 심어진 벚꽃나무 가로수길에서 환상적인 벚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둑에 조성된 튤립은 마음을 화사하게 한다.

 

◇3천 그루 만개한 벚꽃길서 눈 호강 드라이브…광주 ‘팔당호 벚꽃길’

2020년 경기도가 꼽은 안전 관광을 즐길 수 있는 ‘걷기 좋은 안심길&드라이브 코스’에 선정된 바 있는 ‘팔당호 벚꽃길’은 팔당호의 은은한 물결을 따라 벚꽃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광주 ‘팔당호 벚꽃길’. 사진=광주시
광주 ‘팔당호 벚꽃길’. 사진=광주시

귀여리 팔당 물안개공원에서부터 남종면까지 드라이브하며 남한강과 함께 약 3천여 그루의 만개한 벚꽃을 볼 수 있다.

그중 남종면 귀여리에서 수청리까지 이르는 약 14km의 342번 지방도로를 달리면서 보는 벚꽃길은 그 자체로 절경이다. 산뜻한 봄바람을 맞으며 보는 벚꽃에 마음의 힐링이 절로 된다.
 

광주 ‘정암천’. 사진=광주시
광주 ‘정암천’. 사진=광주시

팔당 전망대를 지나 물안개공원으로 가는 길 ‘정암천’도 필수 코스다. 정암천을 사이에 두고 약 1km로 벚꽃이 피는데, 벚나무가 응달에 있어 다른 곳의 벚꽃이 떨어지기 시작되면 만개해 꽤 오랫동안 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

레이스 커튼 모양으로 개천을 향해 핀 수양벚꽃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분홍과 하얀빛의 조화를 통한 아련함이 느껴지는 벚꽃길을 느긋하게 걸으면, 일상에서 잠시 잊고 있었던 여유로움과 마음의 평온을 느낄 수 있다.

 

분당 ‘중앙공원’. 사진=성남시
분당 ‘중앙공원’. 사진=성남시

◇각종 촬영지로 유명한 봄꽃 힐링 명소…성남 ‘분당중앙공원’

성남 벚꽃 8경 중 1경인 ‘중앙공원’은 넓이 약 43만㎡의 규모로 1994년 7월 영장산 자락에 문을 열었다.

이곳은 그림 같은 풍경뿐 아니라 볼거리도 많아 성남에서 가볼 만한 곳으로 꼽힌다. 특히 드라마, 광고 촬영 장소로 이름이 알려져 있어 외국인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관광지다.

아름다운 호수와 분수, 물레방아가 있고 잔디광장, 상록수 광장 등의 조경시설, 다양한 스포츠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야외공연장에서는 다양한 문화행사와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분당 ‘중앙공원’. 사진=성남시
분당 ‘중앙공원’. 사진=성남시

공원 안에 있는 분당호는 분당천을 끌어들여 만든 연못으로 경주 안압지와 같은 전통미를 살려 설계됐다.

본래 공원 자리가 한산이씨의 씨족마을이었던 연유로 한산 이씨의 종가인 수내동 가옥과 토정 이지함의 조부인 이장윤의 묘, 이씨 종친회 묘역도 함께 자리 잡고 있다.
 

분당 ‘탄천’. 사진=성남시
분당 ‘탄천’. 사진=성남시

특히 공원 다리에서 바라보는 ‘탄천’의 벚꽃은 놀라움의 연속이다. 탄천 아래로 뻗어 내린 수양벚꽃을 보며 산뜻한 봄을 만끽할 수 있다.

벚꽃 아래서 피크닉을 즐기는 가족, 연인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감상하고, 진달래가 핀 돌마각(突馬閣)을 배경으로 인생샷을 남기는 것은 필수다.


◇30년 이상 된 벚나무가 이룬 벚꽃 터널서 봄 만끽…가평 ‘삼회리 벚꽃길’

가평의 대표 벚꽃터널인 ‘북한강로’는 신청평대교에서 양평군 서종면으로 이어지는 강변도로로, 청평면 삼회1리 마을회관에서부터 북한강변을 따라 벚꽃 터널을 이룬다.

이 구간 중 ‘삼회리 벚꽃길’은 신청평대교를 지나면서부터 삼회리 큰골까지 4.5km 구간 내내 놀라움을 자아내게 한다.
 

가평 ‘삼회리 벚꽃길’. 사진=가평군
가평 ‘삼회리 벚꽃길’. 사진=가평군

30년 이상 된 벚나무가 이룬 벚꽃 터널이 삼회1리부터 북한강 변을 따라 펼쳐져 있으며, 벚꽃길 사이사이에 노란 개나리와 붉은색의 진달래가 함께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삼회리 벚꽃길에 이어 색현터널, 에덴벚꽃길, 호명호수, 북한강도 추천한다. 코로나19 이후 오염되지 않은 곳을 선호하는 사람이 늘어 봄만 되면 이곳에서는 라이더들이 줄지어 가는 장면도 목격할 수 있다.
 

가평 ‘에덴벚꽃길’. 사진=경기도
가평 ‘에덴벚꽃길’. 사진=경기도

‘에덴벚꽃길’은 실제 도로명이 벚꽃길일만큼 수려한 풍경으로 유명하다. 30여 년 전 길가를 따라 심은 수백 그루의 아기 벚꽃 묘목이 웅장한 풍채를 갖춘 어른 벚꽃 나무가 돼 터널을 이루고 있다.

양 옆으로 늘어져 있는 벚꽃 사이를 지나가면, 봄날을 맞아 찾아온 봄맞이객을 온 마음 다해 환영해주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쉬어갈 수 있는 갓길이 많아 차나 자전거를 세워두고 벚꽃이 드리워지는 모습을 여유롭게 눈에 담을 수 있다.


◇핑크빛 벚꽃 남한강변 따라 만개…여주 ‘흥천 남한강 벚꽃길’

코로나19 장기화로 외출을 자제했던 사람들도 따뜻해진 날씨에 야외로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하는 요즘, ‘흥천 남한강 벚꽃길’은 아무 걱정 없이 한적하게 드라이브하기 좋은 코스다.

이곳은 흥천면 귀백 사거리에서 계신리까지 이어지는 7.5km의 가로수 길로, 봄을 알리는 핑크빛 벚꽃이 남한강변을 따라 만개한 곳이다. 예쁜 벚꽃길이 지친 심신을 달래주고 눈을 호강시켜 준다.
 

여주 ‘흥천 남한강 벚꽃길’. 사진=여주시
여주 ‘흥천 남한강 벚꽃길’. 사진=여주시

먼저 귀백사거리 회전차로 방향으로 길 양쪽에 활짝 핀 벚꽃이 봄의 시작을 알린다. 한적한 길이라 신나는 봄노래를 틀고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면 이만한 힐링이 없다.

만개한 벚꽃과 함께 남한강변을 배경으로 펼쳐진 빼어난 자연경관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여주에는 이곳 외에도 여주대학교, 여주 신라 CC, 능북초등학교, 능서면 레포츠공원, 서여주나들목 등에 벚나무가 장관을 이뤄 봄을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

홍지예·박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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