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권선구 평동을 뒤로 군공항의 활주로가 보이고 있다. 사진=중부일보DB
수원시 권선구 평동을 뒤로 군공항의 활주로가 보이고 있다. 사진=중부일보DB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공약이 지방선거 국면에 접어들면서 급부상하고 있다.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유력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수원 군공항 이전 카드를 꺼내들자마자, 같은당 화성시장 예비후보들도 앞다퉈 공약 경쟁에 뛰어들면서다.

그간 화성 정치권에서 터부시 돼왔던 군공항 이전 문제가 달라진 도시 환경에 발맞춰 여론 변화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수원군공항, 유승민이 이전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유 전 의원은 대구 K2기지 이전 경험을 서술한 뒤 "소음피해와 고도제한은 군공항 이전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이전하는 부지에는 최대한의 개발과 지원을 약속해서 주민들의 동의를 구해내겠다"고 밝혔다.

수원 군공항 이전사업을 핵심으로 하는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신설은 지난 대선 때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정책에만 반영됐었다.

당시 대구와 광주 군공항 이전사업 조속 추진을 공약으로 내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측에서는 수원 군공항 이전사업이 거론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선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경기남부권 최대 현안인 이 사업이 대선주자급 도지사 후보인 유 전 의원의 공약으로 재등판한 것이다.

화성 정치권의 기류 변화도 심상치 않다.

유 전 의원의 공약 발표 이후 같은당 화성시장 예비후보들이 앞다퉈 군공항 유치를 공약화하면서다.

11일 출마선언을 한 이규석 화성시장 예비후보는 회견 중 "경기남부 통합국제공항 인프라 투자를 전제로 군공항 이전 조건부 검토하겠다"며 조건부 찬성 입장을 내놨다.

같은날 김형남 예비후보 또한 ‘수원비행장을 이전, 화성제2국제공항 추진’ 카드를 꺼내들었다.

앞서 민주당 소속에서는 배강욱 화성시장 예비후보가 지난달 15일 ‘수원 군공항 유치를 통한 국제공항 건설’을 선점한 바 있다.

화성 정치권의 이같은 변화는 군공항 소음 피해 권역에 속하는 화성 동부권역의 인구 유입이 급증하는 추세와 맞물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2만9천여 세대가 입주하는 화성 진안지구의 경우 군공항 이전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앞서 화성 화옹지구가 군공항 이전 예비후보지로 발표된 이후 수원시가 이전사업에 따른 개발이익을 이전 부지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던 것도 화성의 여론 변화에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수원 군공항 이전 사업은 추산 사업비 7조 원, 개발이익 효과만 8조4천577억 원에 달한다.

익명을 요구한 화성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지속적인 화성 동부권 신도시 개발과 답보상태에 머문 지역 정치권 인식을 변화할 필요성이 표출된 것 같다"며 "거대 양당에서 공약 경쟁이 시작된만큼 더이상 ‘무조건 반대’만을 외치기도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황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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