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하철 4호선 상록수역 전경. 박용규기자
수도권 지하철 4호선 상록수역 전경. 박용규기자

지난 2월 정부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에 상록수·의왕역 신설한다고 발표하자 집값 상승세가 가팔랐던 안산·의왕 등에서 최근 시세보다 하락한 가격에 거래되는 등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안산시 고잔동 ‘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9㎡는 지난 3월 9억500만 원에 소유주가 변경됐다.

지난해 10월 9억9천만 원과 비교해 8천500만 원 낮은 금액이다.

안산 건건동 ‘건건이편한세상’ 전용 84㎡는 지난 3월 5억3천만 원에 거래됐는데, 2월과 비교하면 1억7천700만 원 하락했다.

2억 원 가까이 하락한 거래도 나왔다.

안산시 고잔동 ‘센트럴푸르지오’ 전경. 박용규기자
안산시 고잔동 ‘센트럴푸르지오’ 전경. 박용규기자

의왕시 내손동 ‘인덕원 센트럴자이 2단지’ 전용 84㎡은 지난 3월 11억1천만 원에 거래됐는데 지난해 신고가 13억 원보다 가격이 1억9천만 원 빠진 셈이다.

해당 단지가 있는 지역들은 지난 2월 정부가 내놓은 GTX 추진 현황 및 향후 계획에 담긴 GTX-C 노선의 추가 정차역이 될 가능성이 큰 왕십리·인덕원·의왕·상록수역과 인접한 곳에 자리를 잡고 있어 집값이 가파르게 올랐다.

당시 수도권 지하철 4호선 상록수역과 가까운 곳에 자리잡은 안산 본오동 ‘월드아파트’는 38㎡가 4억5천만 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거래가는 3억8천만 원이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지난 2월과 비교해 전혀 다른 모습이다. 월드아파트의 같은 면적의 거래는 2월 이후 끊긴 상태다.

본오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발표 당일 문의가 늘고 신고가 체결이 이뤄지면서 집주인들도 덩달아 호가를 올렸다"며 "값이 오르는 듯했지만, 높아진 가격에 매수자들의 관심이 식었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지난달 25일(4월 넷째 주)기준 의왕시 집값은 0.06% 하락했다. 올해 하락과 보합을 거듭하며 누적 상승률은 -0.44%를 기록했다.

또 안산시는 3월 첫째 주 0.03% 떨어진 뒤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주 0.01% 올랐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0.04%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이 지역의 집값이 가파르게 올랐던 만큼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지난해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며 교통·개발 호재가 있는 일부 지역 가격이 과하게 올랐다"며 "최근 시장 열기가 식으며 일부 급매물이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박용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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