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평당 100만~150만 원 선이었던 리모델링 견적이 올해 200만 원까지 웃도는 등 경기지역 내 인테리어 비용이 치솟고 있다. 사진은 수원의 한 주택에서 실내 인테리어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박용규기자
지난해까지 평당 100만~150만 원 선이었던 리모델링 견적이 올해 200만 원까지 웃도는 등 경기지역 내 인테리어 비용이 치솟고 있다. 사진은 수원의 한 주택에서 실내 인테리어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박용규기자

지난해까지 평당 100만~150만 원 선이었던 리모델링 견적이 올해 200만 원까지 웃도는 등 경기지역 내 인테리어 비용이 치솟고 있다.

국제적인 원자재 대란으로 건축자잿값이 급등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봄을 맞아 새집 단장을 하려던 소비자들과 상가 리모델링을 계획했던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4일 통계청과 경기지역 리모델링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지역 ‘주택수선재료비’는 전년 동월 대비 14.9%나 폭등했다. 주택수선재료비는 자재비용 변동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아울러 인건비 성격인 ‘설비 수리비’는 지난해 3.1% 올랐는데, 올해는 1년 전보다 6.3% 올랐다.

또 한국은행 소비자물가 자료를 보면 ‘주거시설 유지·보수’ 물가지수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간 7.8% 올랐다. 이는 직전 1년 상승률(2.4%)과 비교할 때 3배가 넘는 수준이다.

통상 봄·가을 이사철은 인테리어 업계에서 ‘대목’으로 통한다. 하지만 최근엔 "매출이 늘어도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하소연하는 사례가 나온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상승 폭은 더욱 크다는 의미다.

실제 경기지역 인테리어 업계에서는 30평 아파트에 중급 자재로 시공할 경우 싱크대를 비롯한 부엌 리모델링 비용은 500만 원 선으로, 지난해(450만 원)보다 10% 넘게 올랐다. 욕실 시공비 역시 25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뛰었고, 마루와 창호 시공비도 전년 동월 대비 평균 30% 이상 인상됐다.

평택에서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평당 130만~150만 원가량 하던 실내 인테리어 비용이 올해 들어 200만 원 선을 웃돌고 있다"며 "겉으로만 본다면 매출이 오른 것으로 보이겠지만, 전부 자잿값과 인건비로 빠져나가는 바람에 정작 손에 쥐는 액수는 지난해보다 줄었다"고 했다.

성남에서 부엌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 중인 B씨는 "자재비가 급등한 탓에 매출은 30% 정도 늘었는데 이익은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소규모 인테리어 업자들의 부담이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인테리어 비용의 상승은 집값과 전·월셋값에 반영돼 주택 수요자의 부담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며 "대형 건설사들은 연간 단위 계약을 통해 자재 가격의 급격한 상승에 대비할 수 있지만 소규모 인테리어 사업자들은 사실상 속수무책"이라고 말했다.

박용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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