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영통 랄랄라하우스 외부 전경. 사진=랄랄라하우스
수원 영통 랄랄라하우스 외부 전경. 사진=랄랄라하우스

책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곳. 수원 영통의 랄랄라 하우스는 이런 공간이 되고자 하는 바람에서 출발했다. 독서토론, 글쓰기 등 책과 관련된 강의를 해온 김소라 책방지기는 연결공간으로서의 책방을 열기로 결심했다.
 

김소라 랄랄라하우스 책방지기. 김유진기자
김소라 랄랄라하우스 책방지기. 김유진기자

◇김소라 책방지기="여기 책방 대표고, 글을 쓰는 일을 해요. 10년 넘게 수원 시민기자로 활동해오고 있고, 책도 열 권 정도 썼어요."

랄랄라 하우스에서 만난 김소라 책방지기는 마치 서점을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았다. 포털사이트에 그의 이름을 검색해보면 작가라는 타이틀이 따라붙는다. 김소라 책방지기는 독서토론과 글쓰기, 책읽기 등 책과 관련된 내용의 서적을 직접 쓰기도 하고, 이를 주제로 강의를 해왔다. 또, 여행을 좋아해 아이와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 여행기를 쓰고 이를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수원 영통 랄랄라하우스 내부전경. 사진=랄랄라하우스
수원 영통 랄랄라하우스 내부전경. 사진=랄랄라하우스

◇랄랄라 하우스=지난 2019년 문을 연 랄랄라 하우스는 햇수로 어느덧 4년을 채웠다. 김소라 책방지기는 자신이 좋아하는 소설가 김영하의 에세이에서 랄랄라 하우스라는 이름을 따왔다. 이처럼 책과 밀접한 생활을 해온 그지만, 타인에게 독서를 강요하지 않는다. 그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책은 장식품이어도 되니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수단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책방지기의 이런 바람을 담아 랄라라 하우스는 사람들이 책으로 연결되는 곳, 사람과 책이 연결되는 곳이 됐다.

◇기억에 남는 순간들=랄랄라 하우스의 따뜻함에 이끌린 시인들이 이 공간에서 낭독회를 수차례 가졌다. 시인들이 자신의 시를 낭독하기도 하고, 참가자들이 책으로 읽기도 하며 감성을 주고받는 시간이었다.

김 책방지기는 "참가자분들 중에 한 번도 시집을 읽지도, 사지도 않았다는 분이 계셨다. 처음엔 ‘내가 이런 곳에 와도 되나’하는 생각으로 불편하게 계셨는데, 모임이 끝날 쯤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며 시집을 사가셨다"고 말했다. 이어 "책을 처음 사보셨다고 하셨는데, 그 때가 참 기억에 남는다. 매우 감동적인 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공간을 사랑한 이들은 시인 뿐 아니다. 강의비를 받지 않고 자신의 재능을 기부해 구연을 진행한 그림책 작가도 있었다. 스무명이 넘는 사람들이 책방에서 작가의 구연을 관람하며 책과 인연을 맺었다.
 

수원 영통 랄랄라하우스 내부전경. 사진=랄랄라하우스
수원 영통 랄랄라하우스 내부전경. 사진=랄랄라하우스

◇책방지기의 추천도서, 그리고 인생책=독자들을 위한 추천도서로 김 책방지기는 로맹 가리의 ‘자기 앞의 생’을 꼽았다. 이름을 바꿔가면서 집필 활동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 로맹 가리가 ‘에밀 아자르’라는 이름으로 펴낸 책이다. 작가는 열네 살 모모라는 주인공을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또, 책방지기의 인생책으로는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인생수업’을 추천했다. 그는 "엘리자베스라는 작가는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라며 "죽기 전에 사람들이 무엇을 후회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해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서점,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김 책방지기가 꿈꾸는 책방은 유럽의 살롱을 닮았다. 사람들이 모여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다. 예술이 꽃피는 공간인 셈이다.

"살롱은 어떤 아이디어를 부화할 수 있는 부화기 같은 공간이예요. 살롱에서 영감을 받으면 자기 안의 예술 씨앗들을 찾을 수 있기도 하죠. 랄랄라 하우스도 그런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이 공간에서 반드시 결실을 맺기보다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유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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