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립공연단 무예24기 18년 차 배우 송승민. 사진=김근수기자
수원시립공연단 무예24기 18년 차 배우 송승민. 사진=김근수기자

무예24기 18년 차 배우 송승민은 수원시립공연단(예술감독 구태환)이 무예24기의 세계화를 기치로 야심차게 준비, 최근 초연 무대를 성공적으로 선보인 넌버벌 퍼포먼스 ‘호위무사’에서 백동수 역을 맡았다. 하지만, 공연 당일 무대에선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하루 전 진행된 최종 리허설 도중 안타깝게도 종아리 근육이 파열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부터 올해 초까지 꼬박 4개월을 뛰고 또 뛰며 그토록 열심히 준비했는데 얼마나 속상했을까. 제3자 입장에서 생각해도 이렇게 마음이 쓰린데 본인이야 오죽했을지 짐작하고도 남음이다.

송 배우는 "방향을 전환해 뛰는 장면이 있었는데 내 자신이 답답하고 어설프게 느껴져 연극하는 단원에게 부탁했고 1대1로 연습을 하다가 그렇게 됐다"며 쑥스럽다는듯 웃었다. 그러면서 "원래 운동을 하던 사람이고 몸 쓰는 일을 하고 있다 보니 이런 식으로 다칠 수 있다는 건 상상조차 못했다"고 말했다.

대부분 무기를 쓰면서 교전을 할 때 다치는 경우가 있지, 혼자 뛰다가 부상을 당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너무 욕심을 내서 지나치게 연습을 하는 것도 어리석을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사실 백동수 역 전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송 배우이니, 향후 무대에서 다시 그를 만날 수 있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듯하다. 게다가 무예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배우로서도 이미 탄탄하게 다져진 모습이니 만큼 앞으로 그의 활약상에 거는 기대가 더욱 크다.

송승민 배우는 뮤지컬 ‘정조’에서도 백동수 역할을 했다. 그때는 주로 무예를 중점적으로 연기하며, 수원 화성행궁 상설공연 때와는 확연히 다른 멋스러움을 유감없이 뽐냈다. 그리고 뮤지컬 ‘무예타’에선 주인공의 형을 열연하며 연기는 물론 노래 실력까지 인정받았다. 아마도 이때가 그를 ‘무예인’에서 ‘배우’로 완벽하게 전향시킨 계기가 아니었나 싶다.

"상설공연은 시범만 보여주는 거잖아요. 근데 연극이나 뮤지컬 같은 작품은 기술적인 부분이나, 무대로 무예24기와 우리 배우들을 더 빛내준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무대 위에서 연기하고 공연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좋습니다. 제겐 너무나 매력적인 일이라 더 열심히 해보고 싶습니다."

무예24기 실력에 대해선 두말할 필요가 없는 그다. 말을 타고 달리면서 활을 쏠 수 있는 것은 물론 달리는 말에서 물구나무를 서는 등 갖가지 동작을 할 수 있을 정도니 말이다. 그 어렵다는 ‘마상무예’까지 완벽하게 연마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숨겨진 그의 피나는 노력이 선물해 준 값진 열매였다.

"‘마상재’라고, 말 위에서 무예를 펼치는 기술이 있거든요. 이걸 하겠다고 하니 처음엔 위험하다며 말리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실제로 죽을 수도 있다고요. 하지만 무예24기를 전부 소화하기 위해선 꼭 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당시 수원 지역에서 행해지는 무예24기 최초로 마상재를 선보인 송승민 배우. "수원대학교에서 사회체육을 전공하면서 태권도와 검도를 했고, 체육관에서 사범도 해 봤는데 가르치는 건 체질이 아닌 듯 했다"는 그는 아마도 무예24기를 위해 태어나 천상 배우를 해야 할 운명을 타고난 것 같다.

한편, ‘호위무사’는 수원시립공연단의 올해 첫 공연이자, 올해 말 건립 예정인 정조테마공연장 개관에 맞춰 쇼케이스로 준비된 작품이다.

강경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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