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올 것이 왔다는 느낌이다. 어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한국은행 브리핑실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를 통해 기존 1.50%였던 기준금리를 연 1.75%로 0.25% 포인트 인상한 사실을 밝혔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두 달 연속 인상된 건 약 15년만의 일로 시장은 이미 패닉상태다. 기름값도 2천 원을 넘어서 서민경제에 직접적인 폭탄을 안겼고 먹거리도 비상이기는 마찬가지다. 한 마디로 안 오른 것이 없다는 얘기다. 물론 인건비는 우물쭈물이지만 이마저 준비 중이란 소식도 들리고 있다. 기업도 어렵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그러자 이창용 총재가 "앞으로 수개월 간 물가를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는 확실한 멘트를 이어갔다.

현재의 상황에서는 물가 위험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금통위가 이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나 단박에 인상한 것을 두고 말이 많지만 이를 해소할 특단의 대책은 없어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은행은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의 3.1%에서 4.5%로 대폭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여기에 경제성장률도 3.0%에서 2.7%로 낮춰 향후 우리경제의 불안성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물론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시기에 대해 "명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다소 애매한 얘기는 물가 상승률과 미국 중앙은행의 발표가 관건으로 보인다.

시장의 종합적인 관망은 이렇다.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5% 이상 높아지고, 상당한 경우 내년 초에도 4%, 3%를 유지할 것이란 요지다. 물론 엔데믹이 예상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소비가 늘고 최근 발표된 바와 같이 대기업들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상황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좋아질 것도 예고하고 있지만 어디까지 이는 추측이다. 하여간 현재 상황에서는 고공물가에 저성장을 뜻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보다 물가 상방 압력이 더 걱정된다는 뜻과 다름이 없다. 우리는 또 하나의 이 총재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지금의 추세라면 물가 상승률의 정점이 올해 상반기보다는 중반기 이후에 있을 가능성이란 것이다.

한 마디로 유가가 내려간다고 해도 국제 곡물 가격이 오르고 있고 곡물 가격은 한 번 오르면 상당 기간 지속되면서 모든 물가의 상승이 확실히 된다는 뜻이다. 사실상 이 총재의 짐작대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올라가면 기대 심리까지 포함해 물가에 2년 간 0.1% 정도 영향을 주게 된다. 결코 적은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우려되는 점은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이다. 그래서 높아진 물가가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도록 선제 대응하는 것이 정부의 할 일이다. 이미 빅 스텝, 즉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가능성도 남아있다. 정책과 관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말이다. 당장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모든 지표가 흔들리고 있다. 어쩌면 이제부터라는 생각이다. 국민 각자가 감지하고 정부가 빠른 경계와 함께 연착륙을 유도해야 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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