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사과’에 이어 ‘56(80년대 학번·60년대생)용퇴’에 불을 붙이며 ‘내부총질’ 비판을 받고 있는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경기지역 의원들이 갈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6·1지방선거 이후의 구도를 그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난무한다.

친이재명계 좌장이자 당내 합리적 중도파로 분류되는 정성호 의원(양주)은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연인원 2천만 명이 넘는 국민이 촛불을 들어 만들어 준 정권을 5년만에 검찰정권에 넘겨 준 민주당이 국민 앞에 반성과 사과를 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아직도 부족하다"며 "더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반성하고 혁신의 다짐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들이 민주당에 조금이라도 기대감을 갖게 하려면 더 겸손하게 머리 숙이고 더 단합하고 더 분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소신파인 조응천 의원(남양주갑) 또한 이날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형식과 절차는 맞지 않았지만 그래도 대의에 맞았기 때문에 결국 박 위원장의 편에 섰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조 위원은 박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와 관련 "내용에 대해선 평소 제가 이야기하던 것들과 궤를 같이하는 것들이 굉장히 많았다. 대부분 공감한다"면서도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대화 장소, 형식, 절차 등이 맞았나 싶다"고 아쉬워했다.

또 "특정 세력에 대해서 ‘나가라’하는 것은 당내에서 구성원들과 충분한 논의와 동의를 구하고 공감대를 이루는 노력을 좀 해야 한다"며 "그런 게 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아무리 맞는 소리라도 그래서 파열음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지선 패배를 명분 삼아 당내 다수를 점하는 86그룹을 밀어내는 쇄신을 시도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당내 새 주류로 자리잡은 강성파 초선 의원들은 박 위원장의 행보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남국 의원(안산단원을)은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당 쇄신안으로 언급한 ‘86용퇴’에 대해 "86세대 선배님들께서 긍정적인, 명예로운 그런 것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나가야 되는 것처럼 부정적으로만 인식되도록 낙인찍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라며 "저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또 "회사에서 명예퇴직을 할 때, 존중하고 예우하고 명예퇴직 수당도 준다"면서 "그런 것도 없이 갑자기 ‘야 너희 나가라’ 이런 식으로 하면 얼마나 폭력적이고 위압적인가. 공감도 못하고"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와 관련 "사과를 계속 선거 앞두고 하는데, 그런 사과가 과연 효과가 있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말로 약속하는 것은 이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김용민 의원(남양주병) 또한 전날 페이스북에서 "사과로 선거를 이기지 못한다"며 "새로운 약속보다 이미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 더 좋은 전략"고 했다.

라다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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