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31일 서울 사당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도민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수언기자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31일 서울 사당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도민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수언기자

"승리를 확신합니다. 대한민국의 국운이 있고 정의가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반드시 이깁니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의 마지막 한 마디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지는 1일 자정. 서울 사당역에서 13일간의 공식 선거운동을 모두 마친 김동연 후보는 빛나는 눈빛으로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19일 경기남부권 도민들의 교통 메카로 불리는 사당역에서 공식 선거운동의 첫 발을 뗀 김 후보는 마지막 날인 31일 또다시 이곳을 찾았다.

오후 11시 30분께 사당역 4번 출구 방향에는 경기도를 향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약 100여 명이 넘는 인원이 몰렸고, 대기줄이 뱀처럼 꼬리를 물었다.

김 후보는 첫날처럼 편안한 옷차림이었다. 청바지에 흰 셔츠, 운동화를 신은 채 어깨띠를 매고 이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당장 귀가하기 바쁜 시민들은 김 후보의 인사에 어색해하며 웃음을 짓기도 했다. 김 후보는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이들에게 "교통 문제 제가 잘 해결하겠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한 도민은 김 후보를 향해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좋은 결과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는 "반갑다. 잘 노력해서 보답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후보를 향한 사진 촬영 요청이 이어졌고 지지자들은 곳곳에서 박수를 치며 김 후보를 응원했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31일 서울 사당역 앞에서 지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수언기자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31일 서울 사당역 앞에서 지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수언기자

오후 11시 30분께 줄이 점점 줄어들자, 김 후보에게 마지막 유세 장소로 다시 사당역을 찾은 이유를 물었다.

김 후보는 "여러 아이디어가 있었지만, 제가 처음 시작한 데서 끝을 맺자고 했다"며 "작은 메시지겠지만, 일관되게 일하겠다는 뜻으로 마지막 마무리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선거일을 사흘 앞두고 도내 31개 시·군을 모두 순회하는 ‘파란31 대장정’의 초강행군을 이어온 김 후보는 "(오히려)기운이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도민 여러분들하고 서로 대화하는 게 즐거웠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강조한 건 ‘진정성’이다. 어려웠던 어린 시절을 거쳐 성장한 김 후보는 ‘사람 사는 따뜻한 마음’을 너무 잘 안다고 말했다. 이같은 진정성은 김 후보가 도민들과 허심탄회하게 소통할 수 있는 진심이 됐다. 김 후보는 "대화를 해보면 도민 분들도 그냥 온 건지, 진정성 가지고 온 건지 금방 아신다"고 했다.

취재진 질문이 이어지는 중 또다시 줄이 늘어서자 김 후보는 급히 발길을 옮겼다.

"3분 남았습니다." 오후 11시 57분이 되자 김 후보 캠프는 다급해졌다. 마지막 한 명이라도 얼굴도장을 찍기 위해 김 후보는 연신 고개를 숙였고, 손을 뻗어 악수를 청했다. 11시 58분. 김 후보는 어깨띠를 풀었다. 곳곳에서 지지자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고, 59분이되 자 김동연 후보의 이름을 크게 연호했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1일 자정 공식 선거운동이 끝난 후 가판을 잦아 찹쌀도넛을 고르고 있다. 김수언기자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1일 자정 공식 선거운동이 끝난 후 가판을 잦아 찹쌀도넛을 고르고 있다. 김수언기자

1일 자정이 되자마자 김 후보는 "뭐 하나씩 먹자"며 인근 가판을 찾았고, 찹쌀도넛을 선택했다. 고단했지만 즐거웠던, 승리의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대장정의 마무리였다.

소회를 묻자 김 후보는 "차분하다"고 답했다. 그는 "끝나서 시원하다는 생각도 없고,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일관되게 지금까지 제 중심을 잡고 의연하게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부족해서 아쉬운 점도 있었고, 제 능력 이상으로 호응받고 평가받는 것도 있었지만 저는 비교적 큰 동요 없이 일희일비하지 않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 후보는 끝으로 "여론조사가 어떻고, 분위기가 어떻고 그런 것들은 잘 모르겠다"면서 "어떻게 보면 그게 중요한 게 아닐 수 있다. 정의가 살아있다면, 정직하고 깨끗하고, 청렴하고 공익을 위하는 사람이 (당선)되는 게 정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우리에게 정의와 국운이 살아있다면, 제가 이긴다"고 덧붙였다.

김수언기자/soounchu@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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