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성훈(61) 인천시교육감 당선자는 학창시절 순수한 산골 소년에서 대학시절 민주화 투쟁을 보며 투사로 성장했다. 또 민주노조 운동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인천의 노동자 서민들의 아픔과 늘 함께하고 연대하기도 했다.

1985년 대학을 갓 졸업한 새내기 교사 시절부터 학교 민주화와 교육 민주화, 참교육 실천을 하며 아이들과 함께한 교육운동가이기도 하다.

도 당선자는 정의감만 가지고서는 교육 혁신으로 나아가기도 힘들고 '정의'라는 가치도 혼자 세울 수 없다고 생각해왔다. 상호간의 신의를 통해 굳건한 마음으로 연대하고 정의를 지켜나가야 한다는 게 도 당선인의 소신이다.

교육현장 곳곳에서 교사, 학부모, 학생 등이 같이 '신의'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얘기해왔다. 그렇게 소통과 연대, '신의'라는 것을 인천 교육에 뿌리 내렸다.

38년간 평교사·교장·교육감을 두루 역임한 교육 전문가이자 행정가이기도 하다. 인천에서 초중고를 나온 만큼 지역을 가장 잘 알고 있어 인천만의 특색 있는 교육을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도성훈 당선자의 어린 시절과 성장기= 도 당선자는 1960년 12월 10일 충남 천안시 목천읍 석천리 작은 산 중턱 산골마을에서 외아들로 태어났다. 궁핍한 산골에서 벗어나기 위해 강원도 철암의 주물공장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난 부모님과 떨어져 어린 시절 조부모의 손에서 자랐다. 부모님이 강원도 철원에서 부평으로 옮겨 정착하게 되면서 10살 때 부평남초등학교로 전학하여 부평동중학교, 부평고등학교에 다녔고 줄곧 부평에서 자랐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당선자 초등학교 시절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당선자 초등학교 시절

 

그럭저럭 공부도 잘했던 도 당선자는 박정희 군사정권 시절인 1979년 중앙대학교 국문학과에 입학했다. 그해 10월 박정희 시해사건이 벌어졌고, 비상계엄이 선포되자 전국적인 민주화 요구가 분출되며 학내 시위가 빈번해졌다. 도 당선자는 "시위 학생들이 사복경찰에 얻어맞으며 잡혀가는 모습을 멀찍이 바라보던 소심한 학생일 뿐이었다"며 "대학 시절 민주화 투쟁에 나섰던 학생들에게 크게 빚을 졌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당선자 대학교 졸업 사진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당선자 대학교 졸업 사진

 

◇교사로서 첫발, 그리고 전교조 활동= 1985년 2월 대학을 졸업하고 그해 3월 성헌고(현 인제고)에서 새내기 교사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재단 비리와 파행적인 학교운영을 목격하게 되며, 이에 맞서 평교사협의회를 조직해 초대 회장을 맡아 학교 정상화 투쟁을 벌였다. 도 당선자는 "대학 시절 민주화 투쟁에 물러섰던 것에 대한 마음의 빚이 불의에 맞서 싸워야겠다고 다짐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결국 평교사협의회가 요구한 학교 정상화, 비리 척결 등이 수용되는 승리를 만들어 냈지만, 이후 의문의 도난사건을 빌미로 시작된 탄압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했다. 도 당선자는 다시 학교 민주화투쟁을 주도하다 파면됐고, 성헌고 학생들을 비롯해 학부모들과 함께 징계 철회 투쟁을 벌여 농성 23일 만에 승리를 끌어내기도 했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당선자가 전교조 인천지부장 시절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당선자가 전교조 인천지부장 시절

지속적인 학교 내 민주화 투쟁에서 승리를 거뒀던 도 당선인은 1989년 6월 10일 인천대 대학원 강당에서 교사 800여 명을 모아 전교조 인천지부 결성을 주도했다. 하지만 도 당선자는 전교조 결성 두 달여만인 1989년 8월 1일 전교조 활동 등을 이유로 해직당했다.

해직교사 시절 동안 전교조 인천지부 사무국장과 수석부지부장, 국공립중등지회장 등을 역임하며 해직자 복직 투쟁을 전개했다. 이후 전교조 합법화 방침에 따라 1994년 4월 복직해 관교중, 인천여공고에서 교사생활을 한 뒤 1999년부터는 1년 반 동안 전교조 인천지부 사무처장으로 일을 하기도 했다.

2003년과 2005년 두 차례 전교조 인천지부 지부장 선거에 당선되면서 11대, 12대 지부장을 역임했다. 지부장 임기를 마치고 부개고를 거쳐 2012년부터 동인천고, 2016년 인천형 혁신학교 행복배움학교 동암중의 교장으로 취임해 학교 혁신에 앞장서 왔다.

◇첫 교육감 4년, 공약이행률 97% 성과= 도 당선자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인천시교육감에 당선된 후 4년간 전국단위 교육감 공약 이행률 97%를 달성했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자 교육청에서 숙식을 해가면서 24시간 비상체제로 지내며 코로나감염병을 극복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교육자로서의 사명감에 충실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취임 이후 전국 최초 유치원에서 고등학교까지의 무상교육 시행, 무상급식 완성, 중고교 신입생 무상교복 지원, 모든 고등학생 수업료 및 학교운영비 지원, 고등학교 전 학년 교과용 도서 지원 등 평등교육과 책임교육의 기반 구축을 만들었다. 6대 광역시 중 학부모 경비가 가장 적은 도시로 만들었다는 의미다. 특히, 인천교육의 질적·양적 향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당선자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당선자


◇도성훈 당선자, 재선 교육감으로 앞으로 계획은?= 도 당선자는 먼저 코로나19에 따른 교육결손 회복에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통합지원단을 설치·운영 중이고, 모든 초교에 기초학력 전담교사를 배치할 예정이다. 온종일 돌봄이 가능하도록 온마을 포털 서비스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도 당선자는 "미래 교육의 정초와 추진 동력의 주체인 시민 여러분의 지혜에 앞으로도 저는 많은 빚을 지게 될 것이다. 늘 든든한 교육 파트너인 인천시민과 함께 인천 미래 교육을 힘차게 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학생중심 교육을 실현하고, 교사의 자긍심과 전문성을 더욱 높인다는 구상이다.

또 존중과 공정함이 살아 숨쉬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고, 시민과 학부모님들을 인천 교육의 동반자로 삼으며 더욱 투명하고 스마트한 교육행정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도 당선자는 "인천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행정의 책임자로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와 교직원, 시민 여러분 등 모든 교육 주체들이 아름답게 소통하고 함께 고민하며 인천의 미래 교육을 완성할 수 있도록, 어려운 일에는 앞장서고 좋은 일에는 뒤에서 박수하며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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