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수목납품업자 연락처 내밀고 민감한 얘기 수차례…갑질 고통" 토로
LH "오래전부터 협조가 쉽지 않았다, 툭하면 신고 운운…갑질 당해" 주장

성남 고등지구 내 조성 예정인 근린공원. 사진=중부DB
성남 고등지구 내 조성 예정인 근린공원. 사진=중부DB

지난 2년간 이어진 성남 고등지구 근린공원 공사 지연(중부일보 1월 19일자 7면 보도) 원인이 해당 공사 시행사 LH와 시공사 A업체 간의 갈등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양측이 서로를 ‘갑질한다’고 표현하면서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 성남시로의 인수인계만을 남겨둔 마무리 공사마저 중단됐다.

19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시공사 A업체에 따르면 성남시 수정구 고등동 615-4번지 등의 부지에 공사 중인 근린공원은 지난달 31일 준공 예정이었다.

공원은 성남시로의 인수인계를 위한 지적사항 보완공사만을 남겨둔 상황이었지만 시행사 LH와 시공사 A업체 간의 마찰에 공사가 중단되면서 준공까지 미뤄졌다.

현장 공사를 담당하는 한 A업체 관계자는 "공사 초반인 지난 2020년, 당시 조경감독 B씨가 부장의 지인이라며 한 수목 납품업자의 연락처를 전달하고 현장에 반입하라고 했다"면서 "그 제안을 거부하자 갑질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실제 중부일보가 입수한 자료에는 LH 관계자가 시공업체 관계자에게 특정 수목 납품업자의 연락처를 전달한 내용이 확인되기도 했다.

A업체는 이어 "LH 현장 감독관들이 ‘LH 경험이 없는 업체’, ‘타절’ 등의 민감한 얘기를 수차례 언급하며 갑질을 일삼았다"고 토로했다.

또 최근에는 올해 진행한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했다면서 이를 요구하자 ‘회사 윗분들 눈치가 보인다’, ‘업체에서 험한 경험 안 하셨으면 좋겠다’며 협박했다고 했다.

다만 이에 대해 LH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LH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갈등에 매번 시공사와의 협조가 쉽지 않았다"면서 "지자체의 지적사항들에 대해서도 진행이 원활하게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현장을 감독하고 있는 입장에서 공사 관계자가 툭하면 ‘갑질했다’, ‘신고하겠다’고 말해 오히려 갑질을 당한 느낌"이라며 "폭언 등을 서슴지 않는 업체"라고 말했다.

현재 LH는 갈등으로 인한 공사 지연과 차질로 다른 업체 선정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LH 관계자는 "시공사에서 공사를 진행해 줘야 하는 상황에서 결정을 하지 않고 지연하거나 하지 않겠다며 거부했다"면서 "강제로 시키거나 무한정 대기할 수만은 없어 다른 시공사를 구해야 하는 상황을 대비해 사전조사차 현장점검을 맡긴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여러 원인관계가 얽혀있는 상황"이라며 "갑질이 아닌 갈등으로 현재 갈등을 조정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안시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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