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무단투기 집중 단속 지역
흘러나온 침출수 악취·벌레 득실
주민들 "환기 못한다" 불편 호소

17일 오전 인하대 후문 인근 가로수에 불법적으로 버려진 쓰레기들. 파리 등 각종 벌레들이 쓰레기 주위를 에워싸고 있다. 지우현 기자
17일 오전 인하대 후문 인근 가로수에 불법적으로 버려진 쓰레기들. 파리 등 각종 벌레들이 쓰레기 주위를 에워싸고 있다. 지우현 기자

인하대 인근 상가와 원룸촌 일대가 불법 쓰레기와 쓰레기 집하장소에서 생긴 벌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7일 오전 9시 10분께 인하대 후문 인근의 한 가로수에는 ‘쓰레기 무단투기 집중단속지역’이라는 표지판이 설치됐지만 바로 밑으로 생활쓰레기와 재활용·음식물쓰레기들이 버려져 있었다.

이곳에는 쓰레기 봉투에서 흘러나온 침출수가 심각한 악취를 풍기고 있었는데, 문제는 파리와 날파리를 비롯해 정체를 알 수 없는 각종 벌레들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모여 있었다.

쓰레기가 무단 투기된 곳은 이곳만이 아니다. 인하대 후문에서 상권이 밀집된 인하문화의거리와 인근 원룸촌을 돌아본 결과 각종 생활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들이 무더기로 무단 투기된 곳은 20여 곳이 넘었고 각종 벌레들도 들끓고 있었다.

인하대 영문과 한결(20)씨는 "누구 한 명이 (쓰레기를)버리다 보니까 관습적으로 버려도 되는 곳처럼 인식된 거 같다"며 "강한 단속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인식개선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T카페 직원 장모(29·여)씨는 "곳곳에서 날파리와 모기가 보이는데 벌레가 있는 카페로 인식될까봐 잡기가 부담된다"며 "해충박멸업체와 계약을 맺었어도 소용이 없다. 밖에서 자꾸 들어오니까 전기채로 잡고는 있는데 조심스럽다"고 푸념했다.

상가와 원룸촌을 위협하는 여름철 벌레는 쓰레기 무단 투기에서만 비롯되는 것은 아니다. 쓰레기 수거에 편의를 돕는 쓰레기 집하장소는 수시로 버려지는 주민들의 각종 쓰레기로 벌레들의 온상이 됐다.

이날 오전 10시 20분께 인하대 후문에서 제운사거리 방면으로 약 400m 거리에 위치한 쓰레기 집하장소는 이미 생활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가 한데 얽혀 버려져 있었고 파리와 날파리 등이 어렵지 않게 확인됐다.

쓰레기 집하장소는 수거 대행업체의 편의를 돕기 위해 쓰레기를 한데 모아두는 곳으로, 특별히 버려지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아 마음대로 쓰레기를 버릴 수 있다.

문제는 이곳 주위엔 원룸들이 밀집해 있어 많은 주민들이 벌레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직장인 강모(27·여)씨는 "쓰레기 집하장소 인근 원룸에 살고 있는데 환기를 일주일에 한 번 할까말까다"며 "청소할 때도 창문을 닫고 할 때가 많다. 창문만 열면 모기장이 있는데도 날파리와 모기들이 침입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W공인중개사를 운영하는 김모(43·여)씨는 "겨울에 원룸을 구한 대학생이나 직장인들 중 일부는 여름철 각종 벌레들로 불평을 호소할 때가 있다"며 "요즘엔 집하장소 인근에 물건이 있으면 그냥 벌레를 언급한다"고 토로했다.

미추홀구청에 따르면 최근 각종 쓰레기로 비롯된 벌레들이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 불법 쓰레기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구청과 동행정복지센터가 1주일에 2번씩 주·야간 방역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벌레들이 많은 열악한 취약지는 민원이 접수되면 방역을 진행한 뒤에도 내부적인 검토를 거쳐 수시로 집중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 관계자는 "쓰레기로 비롯된 벌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동행정복지센터와 함께 주기적인 무단 투기 단속과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며 "쓰레기 집하장소 같은 곳의 벌레는 솔직히 근원을 없애는 것 말고는 박멸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지우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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