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확산하며 글로벌 보건 위기 우려를 낳는 감염병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것과 관련해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에 대한 방역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양성 환자는 해외발 입국 내국인인 만큼 국내 전파 사례가 아니라는 점에서 일단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해석이지만, 공항에 대한 정부의 방역 조치가 대부분 해제되면서 언제든지 원숭이두창에 뚫릴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22일 브리핑에서 "2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의심 증상을 보인 내국인 A씨에 대해 유전자증폭(PCR) 검사와 유전자염기서열 분석을 실시한 결과 확진자로 판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독일에서 지난 21일 오후 4시께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입국 전인 지난 18일 두통 증상을 보였다. 입국 당시에는 37도의 미열과 인후통 등 전신증상과 피부병변을 보였다. 그는 입국 후 질병청에 의심 신고해 공항검역소와 중앙역학조사관에 의해 의사환자로 분류됐다.

이후 공항 격리실에서 대기한 후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인 인천의료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외국인 1명은 입국 전인 19일부터 인후통, 림프절 병증 등 전신증상과 수포성 피부병변 증상이 나타났다. 독일에서 20일 입국한 이 외국인은 21일 오전 부산에 있는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에 내원해 검사를 했다. 22일 검사 결과, 원숭이 두창이 아니고 수두로 밝혀졌다. 이처럼 인천공항에서 입국하는 여객들에 대한 원숭이두창 검역 시스템은 ‘무방비’다. 환자 스스로 신고를 하지 않는 이상 사전에 걸러낼 장치는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의료계는 코로나19 PCR검사에서는 원숭이 두창을 걸러낼 수 없어, 질병청이 원숭이 두창에 대한 맞춤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원숭이두창 진단 검사는 통상적으로 6시간이 소요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원숭이두창은 1958년 연구를 위해 사육된 원숭이들에서 수두와 비슷한 질병이 발생하였을 때 처음 발견돼 ‘원숭이두창’ 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인수공통감염병인 원숭이두창은 쥐, 다람쥐 같은 설치류, 감염된 사람,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질과 접촉한 경우, 태반을 통한 태아로의 수직감염도 가능하다.

전파 경로는 코, 구강, 인두, 점막, 폐포에 있는 감염비말에 의한 사람간 직접 전파, 감염된 동물·사람의 혈액, 체액, 피부, 점막병변과의 직간접 접촉, 감염환자의 체액, 병변이 묻은 매개체(린넨, 의복 등) 접촉을 통한 전파, 바이러스가 포함된 미세 에어로졸을 통한 공기전파 등이 있다.

호흡기 전파도 가능하나 바이러스가 포함된 미세 에어로졸을 통한 공기전파는 흔하지 않기 때문에 코로나19 처럼 전파력이 높지는 않다.

이와 관련,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원숭이두창 의사환자 A씨는 뾰루지 등 피부병변 증상 외에 발열도 없고 건강한 상태"라며 "공기 순환이 차단된 음압병실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숭이두창은 특별한 치료 약이 없는 상태지만 A씨는 기존에 쓰던 다른 바이러스 치료제를 사용해 치료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민선8기 인천시장직 인수위원회 시민행복분과는 원숭이두창 의사환자 발생과 관련해 인천의료원을 방문, 인천의료원으로부터 원숭이두창 환자의 상태와 앞으로의 전파 가능성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인수위는 관련 내용을 엄중히 판단해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에게 개별 보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송길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