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나왔다. 인천공항을 통해 독일에서 귀국한 내국인으로 PCR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고, 유전자염기서열 분석 결과 최종 확진을 받아 음압병실에서 격리 치료 중이다. 세계 곳곳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우리나라로 유입될 시점에 촉각이 곤두서 있었는데 결국 확진자가 나온 것이다. 이에 방역당국은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단계로 격상했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장기간 고통을 받았던 탓에 첫 확진자 발생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게다가 원숭이두창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기 때문에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속담처럼 막연한 불안감이 크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원숭이두창의 전파력이 코로나19에 비해 낮다는 점이다. 또한 호흡기나 공기전파로 감염됐던 코로나19에 비해 원숭이두창은 대부분 밀접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이 체액이나 침, 오염된 침구, 성적 접촉 등을 통해 감염되므로 코로나 수준으로 대유행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첫 확진자가 나온 만큼 원숭이두창 백신이나 치료제 확보 상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현재 확보된 원숭이두창 백신과 치료제 외에 접종 방식이 효율적이고 부작용 위험도 적은 3세대 백신과 항바이러스제 도입을 조속히 마무리하라고 지시했다. 감염내과 전문의들은 원숭이두창 백신은 코로나 백신처럼 전 국민이 맞지 않아도 되고 의심증상이 있거나 증상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들이 접종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길고 노출되고 나서 백신 접종을 해도 예방효과가 있어서 밀접 접촉자에게 접종하면 막을 수 있는 감염병이라는 것이다.

방역당국이나 전문가의 말대로라면 원숭이두창의 파급력이 코로나19처럼 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번 첫 확진자가 국내 전파가 아니고 해외 유입 사례란 점에서 그나마 다행이지만 현재 공항의 방역조치가 거의 대부분 해제됐다는 점에서 재차 유입 가능성이 충분하다. 결국 현재의 검역 시스템으로는 원숭이두창 환자를 걸러낼 장치가 없는 것이다. 환자 스스로 이상 증상을 느끼면 신고하기를 기다려야 할 상황이다. 이번 첫 확진자도 자진 신고를 통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첫 확진자가 나오면 그 다음부터는 급격하게 확산되는 것이 감염병의 전파 속성이다. 인천공항의 검역시스템을 신속하게 강화하고 원숭이두창 전파와 확산을 막을 대책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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