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24일 6시까지 접수
4급 서기관급 10명 내외 하마평
"독이 든 성배"… 당사자들은 신중
오는 30일 전후 인선결과 나올듯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 사진= 인수위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 사진= 인수위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비서실장을 내부 공모를 통해 선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인사 시즌을 앞둔 도청 공무원들의 눈과 귀가 쏠린다.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열린 공모 자체가 처음이어선데,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단행되는 핵심 보직 인사인 만큼, 여러 간부공무원들의 하마평이 오르내린다.

23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 인사과는 전날인 22일 오전 도청 내부 게시판을 통해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직 공모를 공고했다. 대상은 4급 서기관으로, 24일 오후 6시까지 민선 8기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 관계자의 이메일로 관련 내용을 접수하라는 게 골자다.

이같은 구체적인 안이 나오면서 도청 공무원들의 뜨거운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비서실장직 도전이 거론되는 서기관급 인사들은 약 10명 내외다. 이들 모두 행정력에 더해 정무적 판단력을 갖춰 도 공직사회의 신뢰와 명망이 높다.

그러나 이들 당사자 대부분은 도전 자체를 고사하는 분위기다.

이름이 거론되는 한 서기관은 "제가 갈 자리가 아니다"라며 "비서실장이라는 중요한 자리에 (이름이)오르내리는 건 감사한 일이지만, 현재 업무에 충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당선인이 인사 혁신을 예고하지 않았나"라며 "기존의 틀을 깨는, ‘유쾌한 반란’을 캐치프레이즈로 삼고 있는 만큼, 의외의 인물이 올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실제 이들이 부담을 갖는 건 ‘민선 8기 첫 비서실장’이라는 타이틀이 갖는 무게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김동연 당선인이 ‘선출직 정치인’인 탓에 이번 직을 맡게 되면 정치색을 띄는 공직자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일부 부담감도 작용한다. 동시에 주변 공직자들의 시선 역시 고려해야 하는 요소다. 비서실장직 자체가 요직인 만큼 차기 승진 대상자 등이 맡게 되면 향후 ‘측근 인사’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는 것이다.

특히 당장 승진을 앞둔 서기관들은 이번 공모 참여보다 곧 단행될 하반기 정기인사에서 3급 국장이나 부단체장행을 노리고 있어 관심 밖인 상황이다.

한 도 공무원은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다"며 "직원들 모두 누가 되는지에는 관심이 높지만, ‘독이 든 성배’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 이같은 우려 탓에 모든 인사 행정 업무를 소관하는 도 인사과가 아닌, 인수위 측에서 공모를 추진하고 있다는 게 도 관계자의 설명이다.

도 관계자는 "도에서 접수받고 있는 게 아니라 현재 공모 참여자 등에 대해 알 수 없다"며 "(김동연)당선인께서는 능력있고 훌륭한 분들이 많은 용기를 내서 도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새 비서실장 인선은 이르면 오는 30일을 전후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김수언기자/soounchu@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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