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7일 김창룡 경찰청장의 사표 수리를 보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 마드리드로 출국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김 청장이 정식으로 사표를 내면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청장이 사표를 내면 그가 검찰 수사나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거나 징계 심사에 계류 중인지 등을 조회한 뒤 수리 여부를 최종 판단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참모들로부터 김 청장이 임기 만료를 27일 앞둔 이날 전격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는 보고를 사전에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청장은 이날 공식 라인을 통해 의원면직서를 제출하지 않고 휴가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일각에선 김 청장이 "마지막까지 전임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위해 ‘충견’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격앙된 반응도 나왔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회의서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고 판단된다"며 "경찰지원부서 신설을 훼방 놓고 마치 민주투사라도 되는 양 자기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논평서 "취임 후 대통령의 첫 해외순방 당일에 국내 안전과 공직 기강 강화를 해야 할 본연의 역할은 망각한 채 경찰지원부서 신설을 방해하며 국가와 국민이 아닌 조직만을 대변하겠다는 것은 공직자로서의 최소한의 자격조차 의심되는 무책임의 극치다. 그 어떤 명분도 없다"고 주장했다.

양 원내대변인은 "지금의 경찰은 수사권, 정보권, 인사권을 독점하고 있는 만큼, 민주주의 작동 원칙하에 비대해진 권력만큼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박형수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성남FC 후원 의혹 사건, 백현동 사건 등의 수사를 지금까지 미루거나 부실 수사해 온 것에 대한 최종 책임이 있는 경찰청장이 이제 와서 경찰의 정치적 중립을 얘기하며 마치 정치적 중립성을 위한 투사라도 된 양 자신의 사퇴를 포장하는 것은 매우 위선적"이라고 덧붙였다.

김재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