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간담회서 '엽관제 임명자' 경고
"유정복 당선인과 철학·가치관 공유 안돼
남아 있다면 시정 운영에 혼란 초래"

정유섭 인천시장직 인수위원회 위원장. 사진=연합 자료
정유섭 인천시장직 인수위원회 위원장. 사진=연합 자료

정유섭 인천시장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이 박남춘 시장이 임명한 기관장들에게 앞으로 거취 여부를 분명히 밝히지 않을 경우 시정 운영에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고 했다.

정 위원장은 28일 연수구 G타워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서 이같이 밝혔다.

정 위원장은 "선거제 국가에서 엽관제로 임명된 사람은 임명권자가 바뀌면 자신들의 거취에 대해 시민들께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이 어공인지 늘공인지, 정치적 이해관계로 임명됐는지, 전문성과 능력으로 임명됐는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선거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장을 뽑는다. 선거로 당선된 사람이 자기 정부를 구성하게 돼 있는데, 당선인의 철학과 가치관을 공유하지 않는 엽관이 있다면 시정 운영에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엽관제(獵官制)란 인사권자와의 정치적 관계나 충성도를 기준으로 공무원을 임용하는 관습을 뜻한다.

이는 집권자의 정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로 인해 행정능률의 저하, 행정질서의 교란 등 폐단이 발생할 수 있다.

정 위원장은 박 시장에 의해 엽관으로 임명된 기관장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날린 것이다.

인천시는 총 5개의 공사·공단과 12개의 출자·출연기관이 있고 시 산하 특수목적법인(SPC)은 청산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서운일반산업단지개발㈜을 제외하면 총 8개가 있다.

이들 기관의 기관장들 대부분 박 시장이 직간접적으로 임명한 인사로, 여전히 현직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임기가 1년 이내로 남은 기관장들은 8명으로 파악된다.

조현석 인천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은 다음 달 임기가 종료되며 정희윤 인천교통공사 사장은 오는 8월, 김상길 인천환경공단 이사장과 장현근 송도국제화복합단지 대표이사는 9월에 임기가 끝이 난다.

또 민민홍 인천관광공사 사장은 오는 10월 임기가 마무리되며, 서병조 인천테크노파크 원장은 오는 12월, 이승우 인천도시공사 사장은 내년 1월, 조용준 인천도시관광㈜ 대표이사는 내년 4월, 이승창 인천아트센터㈜ 대표이사는 내년 5월까지다.

이밖에도 전달수 프로축구 인천유나이티드 대표, 방화섭 인천글로벌시티 대표, 김월용 인천인재평생교육진흥원 원장, 유병윤 인천글로벌캠퍼스운영재단 이사장 등은 1년 이상 남아있다.

이와 관련 정 위원장은 "정권 교체 시기에 정치학, 행정학에서 나오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한 것"이라면서 "시장이 바뀌었는데 전 시장이 임명한 사람들이 남아있다면 새 정부에서 시정 운영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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