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9천160원→9천620원으로
점주 "경제대란에 서민지갑 닫혀
현실고려 없는 임금 인상" 하소연

1일 인천 부평구 부평동의 한 업체가 폐업 문구를 문에 붙여놨다. 사진=지우현 기자
1일 인천 부평구 부평동의 한 업체가 폐업 문구를 문에 붙여놨다.지우현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0% 오른 시급 9천620원으로 결정되면서 인천지역 자영업자들이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불거진 경제대란으로 서민들의 주머니가 닫힌 상황에서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임금 인상이 됐다며 울상을 지었다.

지난 1일 오후 만난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A편의점 점장 이모(41)씨는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 여름 때부터 평일과 주말 낮 시간(오전 9시~오후 6시) 아르바이트는 고용하지 않고 자신이 일을 해왔다고 했다.

주택가가 밀집한 주위 인프라 탓에 편의점이 갖는 수익은 매달 일정한 반면, 인건비는 크게 올라 오전 파트라도 줄여 수익을 남기자는 취지에서다.

특히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비롯된 경제대란으로 물가까지 크게 오르면서 그마나 일정했던 수익도 불안정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24시간 체제의 편의점 운영 방식을 오전 9시부터 밤 12시까지로 바꿔볼까도 생각했지만 본사 지원이 크게 줄어 그마저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최저임금이 올랐다는 뉴스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며 "지금도 남는 게 없는 실정인데 내년은 어떻게 해야할 지 걱정부터 앞선다"고 푸념했다.

2017년부터 부평동 인근에서 B카페를 운영해 온 전모(46)씨는 최저임금 인상 소식에 업소 문을 닫을까 고민 중이라고 했다.

전씨에 따르면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하는 카페는 하루 평균 수익이 30만 원을 웃돌았지만 코로나19 이후 수익이 크게 줄면서 지금은 10만 원도 채 못 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이마저도 아르바이트를 포기하고 자신이 직접 카페를 운영하며 얻는 수익이지만 임대료와 재료비를 빼면 매달 100여만원이 넘는 적자를 본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전씨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결국 우리 같은 자영업자에게 자영업을 하지 말라는 얘기나 다를 게 없다"면서 "막무가내로 오르는 최저임금 인상은 분명 고용률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다"고 분개했다.

한편,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제8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급 9천62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9천160원) 대비 460원(5.0%) 오른 금액으로, 월 환산액(노동시간 209시간 기준)으로 계산하면 201만 580원이다.

지우현기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