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전 수차례 안전조치 요구에도
무시한 건축주 안전불감증 드러내
다량의 토사 세륜시설·도로 덥쳐
진입 자체 안내 표시판 설치 안해
진흙탕 도로 차량 운전자들 분통
토목공사 강행 비산먼지 유발도

장마가 잠시 주춤하자 토사 유출이후에도 공사를 다시 강행하고 있는 공사현장. 안전불감증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김두현기자
장마가 잠시 주춤하자 토사 유출이후에도 공사를 다시 강행하고 있는 공사현장. 안전불감증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김두현기자

포천의 한 공사 현장에서 이번 장맛비로 산사태가 발생, 다량의 토사가 세륜시설과 도로까지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에서는 긴급 복구에 나섰지만 이곳을 지나는 차량 운전자들은 큰 곤혹을 치렀다. 이 현장은 장마 전 시로부터 수차례 안전조치 요구를 받았지만 무시했던 것으로 드러나 예고된 사고란 지적이다.

3일 시와 시민, 운전자 등에 따르면 자작동 산 418-7번지 일대 1만4천여㎡부지의 임야에서는 지난해 9월 공장 설립 허가를 받아 토목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산을 절토하면서 지반이 약해져 언제든 폭우가 쏟아지면 산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장마 전 이를 막기 위한 위험방지시설을 해야 하지만, 어디에도 안전조치를 한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다.

시청 산림과에서도 장마 전 현장을 찾아 수차례 안전조치를 요구했지만 건축주가 이를 무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다 지난 달 30일 집중적으로 내린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 현장 입구에 설치된 세륜시설과 도로를 덮쳐 한때 통행이 제한되기도 했다.

하지만, 시의 대응은 안일했다. 산사태 발생이후에도 ‘도로 진입을 자제하라’는 안내 표시판을 설치하거나 차량을 우회시키는 등 안전조치를 전혀 하지 않아 운전자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현장은 비가 그친 지난 1일에야 중장비를 동원, 복구 작업에 나섰지만 도로는 이미 온통 진흙으로 뒤덮여 이곳을 지나는 차량 운전자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산사태로 토사가 세륜시설과 도로를 덮쳤다. 김두현기자
산사태로 토사가 세륜시설과 도로를 덮쳤다. 김두현기자

운전자 A씨는 "이렇게 도로가 진흙탕으로 뒤덮여 통행이 불편하다면 안내 표시판이라도 설치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인근 식당을 찾았다가 비산먼지로 봉변을 당했다는 운전자 B씨는 "식당 인근까지 비산먼지가 날아들고, 차량이 비산먼지로 뒤덮인 상황인데도 비산먼지를 막기 위한 조치는 전무했다"며 비난을 이어갔다.

실제 이곳 현장은 토사 유출 이후에도 비가 그친 틈을 이용, 토목공사를 강행하고 세륜시설을 사용할 수 없음에도 덤프트럭이 드나드는 등 비산먼지를 심하게 유발하고 있었다.

시 관계자는 "산사태를 막기 위한 조치로 수차례 현장을 방문, 안전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지만 건축주가 너무 안일하게 대응해 사고가 발생한 것 같다"며 "아직 장마가 끝나지 않은 만큼 현장에 안전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축주는 "최대한 빠른 시간에 현장을 원상복구하겠다"고 밝혔다.

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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