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양 현대 재건축 조합장 선거 과정
시공사 선정때 처럼 후보 양측 갈려
특혜 의혹 공격에 자격 시비 공방전
조합원 "대선도 아니고… 갈등 심해"

지난달 26일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현대아파트 정문 앞에서 아파트 조합원들이 특혜 의혹에 반발하며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독자 제공
지난달 26일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현대아파트 정문 앞에서 아파트 조합원들이 특혜 의혹에 반발하며 피켓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독자 제공

조합장 선출을 앞둔 안양 관양 현대아파트에서 특정 후보자 지지 조합원에게 특혜를 준다는 폭로(중부일보 6월 28일자 7면 보도)가 나온 이후 조합원들 사이 또다시 편이 갈리는 등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3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5시 30분 2022년도 제2차 임시총회에서 안양 관양 현대아파트 재건축조합의 임원이 선출될 예정이다.

약 950명의 조합원들이 투표해 최종적으로 조합장 1명, 이사 8명, 감사 2명 총 11명이 선출된다.

이번 선거는 선출 이후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과의 가계약이 진행될 예정이라 조합원들의 관심이 높다. 특히 조합장 선거에서 지지자들 간 서로를 향한 공격이 이어지면서 가장 치열한 양상을 띄었다.

실제 조합장 출마자 중 A후보는 ‘HDC현산이 밀어주고 있는 후보’라는 의혹과 함께 A후보가 당선되면 HDC현산 측에 유리한 계약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비판 여론이 있다.

B후보는 ‘아파트의 본인 지분이 1% 밖에 되지 않는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조합장 자격에 의문이 제기됐다.

이처럼 여러 의혹과 폭로가 난타하면서 조합은 지난 2월 시공사 선정 때와 같이 또다시 두 세력으로 나뉘어 대립하게 됐다.

또 이 과정에서 HDC현산의 외주 업체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선거 운동원을 사칭해 조합원들에게 특정 후보자를 지지한다고 언급하는 통화 녹취록이 공개되기도 했다.

지난달 23일부터 1일까지 외부 조합원들을 상대로 서면 결의서(사전투표)가 진행됐는데 이때 자격도 없는 사람이 불법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된 것이다.

녹취에서 HDC현산 외주업체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본인을 선거 운동원이라고 칭하면서 "조합원님이 시공사를 변경 없이 가기를 원한다면 저희는 A조합장 후보와 C이사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며 후보의 이름과 번호를 직접 언급했다. 중부일보 취재 결과 녹취록에 등장한 인물은 조합에 등록된 공식 선거 운동원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상황에 한 조합원은 "HDC현산을 지지하면서 빠른 계약과 추진을 원하는 조합원과 반대로 HDC현산이 약속했던 7가지가 가계약에 담기지 않은 부분 등에 대해서는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조합원이 갈리면서 분위기가 많이 과열된 상황"이라며 "HDC현산을 지지하지 않는 조합원들에게 HDC현산을 몰아내고 시공사를 바꾸려 한다는 프레임까지 씌웠다"고 말했다.

다른 조합원은 "어느 후보도 지지하지 않고 있지만 대통령 선거도 아니고 주민들끼리 갈등이 너무 심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HDC현산과 해당 외주 업체 관계자는 "당사와는 무관하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8시 30분까지 개표가 진행돼 선거 결과는 공표되지 않았다.

안시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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