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23년7개월만에 최고

사진=연합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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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발표되는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를 넘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기·가스요금이 인상되고 추석 성수품 수요가 몰리는 7∼8월에는 물가 상승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통계청은 오는 5일 ‘6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한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는데, 6월 상승률은 이보다 더 높을 것이 확실시된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1일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6월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며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도 지난달 28일 국민의힘 물가민생안정특위 회의에서 "6월 소비자물가가 6%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5월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넘은 것은 23년 7개월 전인 1998년 11월(6.8%)이 마지막이다.

정부는 적어도 오는 8월까지는 높은 물가 상승률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6월 또는 7∼8월에 6%대의 물가 상승률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에너지·원자재 가격은 계속 고공행진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세계적인 가뭄에 따른 농작물 피해도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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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1일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30%에서 37%로 확대했지만 ℓ당 2천 원을 넘어선 휘발유·경유 가격을 잡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달러당 1천300원을 오르내리는 원·달러 환율도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하고 있다.

7월 물가에는 지난 1일부터 적용된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인상분도 반영된다. 전기·가스요금 인상은 가계에 직접적인 부담이 될 뿐 아니라 상품·서비스 생산비용을 높여 전방위로 물가를 밀어 올린다.

코로나19 이후 일상 회복으로 외식, 여행, 문화생활 소비가 크게 늘어 개인 서비스 물가 상승 압력도 상당하다.

통계청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여행·교통 서비스 관련 온라인거래액은 1년 전의 2배 가까이 늘었고, 문화·레저 거래액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에너지 가격 등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아서 물가 고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 때문에 금리를 세게 올려서 물가를 제어하는 데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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