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서 기름 냄새 풍기는 토사 발견
정밀 조사땐 최대 1년간 공사 중단
연수구, 정화 명령땐 더 늦어질듯
시공사 "적법 절차따라 처리 계획"

인천발 KTX 직결사업의 조기 개통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인천발 KTX의 출발역으로 지정된 송도역 증축 공사현장에서 기름 냄새가 나는 토사가 발견돼 토양오염 정밀조사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5일 국가철도공단과 두산건설에 따르면 최근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 송도역(수인선) 인근 KTX 증축역사 공사 현장 지하 3~4m 깊이에서 유류 오염토가 발견됐다.

토양환경보전법을 보면 오염 토사가 발견될 경우 지체 없이 관할 지자체에 신고하도록 돼 있는데, 토양오염 신고가 접수되면 지자체는 정밀조사에 나서야 한다.

정밀조사는 통상 6개월에서 1년 가량 소요되는데,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현상 유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공사가 중단된다.

특히 조사 결과를 놓고 관할 지자체인 연수구청이 오염 정화작업 명령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공사는 더욱 지연될 수밖에 없다.

공단과 두산건설은 오염토 발견이 인천발 KTX 2025년 개통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 일대는 지난 2000년 초에 불거진 미군기지 저유시설 유출사건 지역과 인접해있기 때문에 정밀조사가 오래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공단은 지난 2020년 인천발 KTX 직결사업의 1단계 사업으로 노반시설공사를 발주해 두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노반공사란 철로를 놓기 위한 기반공사를 뜻하는데, 인천발 KTX 역사로 사용될 인천 송도역과 안산 초지역, 화성 어천역의 증축을 위한 토목공사도 포함돼 있다.

두산건설은 오염토 발견 직후 정밀조사를 위해 현장을 보존해둔 상태며, 오염토 성분이나 추정량에 대해서는 정밀검사 이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일단 정밀조사가 진행돼야 하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공사 일정에 대해서는 섣불리 말하기 어렵지만 2025년 개통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오염토를 처리할 계획"이라고 했다.

공단은 앞서 지난 4월 송도역 증축 부지에서 나온 토사를 인천신항 배후항만단지 조성공사 현장으로 반출하던 중 토사를 받은 업체로부터 ‘기름 냄새가 난다’는 이의제기를 받은 바 있다. 즉시 공단은 부지 내 토사 일부를 전문 연구기관에 의뢰해 오염도를 파악했지만 공사현장의 상부에 해당하는 토사에서는 오염물질이 발견되지 않아 연수구청에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터파기 공사를 진행하던 중 최근 지하 3~4m에서 오염토가 발견돼 관할 지자체인 연수구청에 토양오염 신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현재 토양정밀조사 및 정화 작업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토양오염 관련해서 연수구청에 신고할 예정"이라며 "인천발 KTX 공사가 지연되지 않게끔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전예준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