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활한 공무수행 위해 마련 불구
택시제 통한 출장 전체 30% 수준
"자차이용 여비 받는 게 이득" 팽배

공무원들의 출장 편의를 위해 인천시가 시행 중인 ‘업무용 택시제도’ 이용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자동차(자차)를 이용해 출장을 가고 여비 1만원을 받는 게 더 이득이라는 계산 때문이다.

5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월부터 지역경제 및 택시업계 활성화와 출장 공무수행의 원활함을 위해 인천형 업무용 택시 운영제도를 시행 중이다.

해당 제도가 시행되기 전 직원들은 출장시 자차나 관용 차량을 이용했다. 하지만 관용차는 부서별로 평균 1~2대씩 배치돼 부족했으며 상당수가 노후화된 상태다. 또한 운전면허가 없거나 미숙한 직원들도 출장때 마다 불편함을 겪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는 2017년 연말까지 시범운영을 하고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직원들은 각 부서별로 2개씩 지급된 업무용 택시 전용 카드로 인천 소재 택시를 이용한 뒤 영수증과 함께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업무용 택시 이용은 2018년 4천685건(예산 4천237만원) ▶2019년 6천91건(5천872만원) ▶2020년 6천539건(6천776만원) ▶2021년 5천963건(5천791만원) ▶2022년 상반기 2천806건(2천628만원)으로 집계됐다.

시는 업무용 택시제를 통한 출장 건수는 전체 출장 건수의 약 30% 수준이라고 밝혔다. 당초 관용차를 대신하겠다는 취지와 달리 저조한 실적이다.

공무원들은 택시를 이용하는 것 보다 자차를 이용해 출장경비를 지급받는 것이 더 이득이라고 입을 모았다.

출장 여비는 국내출장 기준 4시간 이상은 2만원이고 미만은 1만원이다. 자차를 이용할 경우 출장 여비를 받을 수 있지만 관용차나 택시를 이용할 경우 차감될 뿐 지급받지 못한다. 즉 4시간 미만 관내 출장의 경우 기름값을 생각해도 자차를 이용하는 편이 경제적으로 낫다는 계산이다. 업무용 택시에 투입된 예산을 비교해도 2020년을 제외하면 1건당 1만원의 예산이 채 들어가지 않았다.

시청에서 근무하는 한 주무관은 "출장을 갔다가 4시간 미만이 될지 그 이상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그럴 바에야 편하게 자차를 이용하고 돈을 받는게 더 좋다"고 말했다.

인천 중구와 연수구도 업무형 택시를 도입하려 하지만 정작 공무원들의 반응은 시큰둥 하다.

연수구는 한 택시앱에 공무원 카드를 등록해 출장 시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 초 건의됐지만 아직까지 보류 중이다.

연수구 관계자는 "운전을 아예 하지 못하는 직원이라면 모를까 차를 이용하는 직원들에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증빙서류를 떼는 것도 복잡하고 기존처럼 4시간 미만 관내 출장이라면 자차를 이용하고 1만원을 받는게 더 효율적이라 생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처음에도 그냥 자차나 관용차를 이용하면 되지라는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최근에는 운전을 못하는 직원들 중심으로 많이 이용해 긍정적인 반응도 상당 수 있고, 경기도나 다른 지자체에서도 문의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김상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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