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도' 민선 8기 도정 청사진]
김동연 지사 "익숙한 것들과 결별" 공언
민선 7기 '공정'에 '기회' 더해 철학담아
취임식 대신 도내 수해피해 상황 점검
'실사구시·공명정대' 가치로 경기도정 추진

"경기도 발전과 도민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앞으로 4년 간 경기도정을 이끌어갈 민선 8기 김동연호가 7월 1일 ‘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도’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출항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맞손 신고식’ 취임식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집중호우로 도내 피해가 발생하자 예정된 취임행사 대신 도청 재난상황실을 찾아 대응에 주력했다.

임기 시작부터 도민의 삶을 생각하는 행보는 2018년 7월 1일 취임식을 생략하고 재난비상대책회의로 공식 업무를 시작했던 전임 이재명 지사와 닮은 모습이다.

그러나 "이제껏 익숙한 것들과 결별하겠다"고 공언한 김 지사는 ‘새로운 경기, 공정한 세상’을 약속했던 민선 7기의 ‘공정’에 ‘기회’를 더해 자신만의 철학을 담은 모습을 보여 줄 전망이다.

정치적 지형도 4년 전과는 다르다. 지난 6·1 지방선거 도내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22곳, 더불어민주당이 9곳을 차지하면서 경기도의 색깔이 달라졌다.

수원·파주·광명·부천·안양·화성·안성·시흥·평택 등 지역 9곳의 시장을 제외하고 국힘이 승리를 거둔 탓에 도정 운영에 있어 ‘소통’과 ‘협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김 지사가 여야 진영 논리를 떠난 협치의 중요성을 피력했고, 기초단체장들 역시 당적과 상관없는 협치를 강조하며 궤를 같이 했다.

지난달 3일 당선 후 첫 일정으로 남양주시에 위치한 다산 정약용 선생의 생가를 찾았던 김 지사는 ‘실사구시(實事求是)’와 ‘공명정대(公明正大)’를 핵심 철학으로 삼아 도민들을 위한 4년을 보내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중부일보는 ‘혁신·기회·통합’을 가치로 내걸고 앞으로 4년 간 도민의 삶의 변화를 이끌어갈 민선 8기 경기도를 들여다본다.

 

4일 오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청 4층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린 민선8기 첫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4일 오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청 4층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린 민선8기 첫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유쾌한 반란’ 일으킬 기회가 넘치는 경기도 = 민선 8기 도정 철학은 ‘혁신·기회·통합’이다

김 지사가 ‘유쾌한 반란’을 일으키겠다고 예고한 혁신은 인사에서부터 시작됐다.

7월 1일자로 공식 임명된 정구원 경기도지사 초대 비서실장은 직전 경기도 보육정책과장을 지냈다.

통상 도지사 비서실장은 퇴직공무원 또는 외부인사가 맡아왔으나 내부 공모를 통해 선발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김 지사는 선거캠프 출신이 아닌 도에서 근무하는 일반직 공무원 중에서 공모를 통해 선발하겠다고 예고했으며, 실제 지난달 24일 도청 내부 게시판에 ‘우수한 역량과 헌신 의지가 있는 공직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다린다’는 내용의 손편지를 게재해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일 오전 경기도청 각 실·국을 방문하여 직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일 오전 경기도청 각 실·국을 방문하여 직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기회’를 강조한 경기도는 앞으로 4년간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더 나은 기회’3대 목표를 구현해나갈 예정이다.

지난달 30일 활동을 종료한 민선8기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는 도정 운영의 로드맵을 담은 120대 정책 과제를 발표했다.

내용을 보면 ▶주택과 교통이 유쾌한 경기 ▶성장의 기회로 가득한 경기 ▶혁신·평화·협치의 경기 ▶청년, 청소년의 기회가 넘치는 경기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경기 ▶노동자, 농어민이 행복한 경기 ▶북부에 변화와 기회를 만드는 경기 ▶녹색전환으로 지속가능한 경기 ▶함께하는 자치, 소통하는 행정의 경기 ▶문화예술이 일상인 경기 ▶민(民)·관(官)·정(政) 협치의 경기 등 11대 전략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404개 세부 공약도 포함됐다.

‘통합’은 이념과 계층, 지역과 성 등 모든 계층의 갈등을 해결해 도민을 한데 아우르겠다는 의미로, 경기도는 도민의 의견을 소중히 여기고 소통과 협치를 통해 실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민선8기 경기도 공식 슬로건 '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 사진=경기도
민선8기 경기도 공식 슬로건 '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 사진=경기도

◇ 민선 8기 슬로건 ‘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도’ = 정치 개혁과 정파와 이념을 뛰어넘는 도정을 통해 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의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김 지사의 의지가 담겼다.

김 지사의 비전과 도정 방향, 가치 철학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실제 그는 도지사 후보 시절부터 1천385만 인구의 경기도가 경제 규모, 산업 등 모든 면에서 대한민국의 압축판이라고 칭하며 "경기도를 바꾸면 대한민국이 바뀐다"고 강조해왔다.

‘변화의 중심’에는 섬세하고 꼼꼼한 ‘생활밀착형 정책’을 통해 더 나은 미래와 변화를 이끌겠다는 비전이, ‘기회의 경기’에는 도민들에게 더 많고 고른 기회를 제공하고 소통과 협치를 통해 함께 혁신성장을 이뤄내겠다는 방향성이 반영됐다.

마치 지구를 연상케 하는 공식 슬로건 디자인은 청록색·남색·연두색 그래픽이 결합한 형태다. 청록색은 ‘균형·조화’, 연두색은 ‘행복·평화’, 남색은 ‘안정·희망’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한데 아우러진 형태는 서로 소통하고 힘을 모으자는 뜻으로 소통과 협치를 표현하고 있다.

 

경기도청 광교신청사 전경. 사진=경기도
경기도청 광교신청사 전경. 사진=경기도

◇경기도청, ‘광교 시대’ 막을 열다 = 김 지사는 ‘광교 시대’를 연 신청사의 첫 안방주인이 됐다.

지난 5월 30일, 경기도는 55년 간의 수원 팔달구 경기도청 시대를 뒤로하고 영통구 광교 신청사로 공식 이전을 완료했다.

도청은 당초 서울 광화문 앞에 위치했다가 1946년 서울시의 특별시 승격과 함께 경기도청 이전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1967년 6월 팔달산 자락으로 옮겨 경기도의 모든 행정을 맡아 왔다.

새로 문을 연 광교청사는 지하 4층~지상 25층, 연면적 1만6천337㎡의 건물로 경기융합타운 내 위치해 있다.

민원인의 방문 편의를 고려해 열린민원실과 장애인복지과 등 민원이 많은 부서는 저층부에 위치해있다.

특히 방문하는 도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저층 곳곳에는 휴게실, 열린도서관, 홍보관 등 편의시설이 조성돼있다. 1층 열린민원실 한편에는 마련된 북카페 코너와 수유실, 기저귀 교환대 등은 도민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1층에 개소한 160㎡ 규모의 스마트워크센터는 직원들의 업무 유연성을 위한 원격근무시설로, 업무공간 40석과 회의실, 휴게실 등 복합공간으로 꾸며졌다.

신청사 이전에 맞춰 2층에 구축한 재난안전상황실은 기존 팔달구청사 상황실보다 약 3.8배 확대된 723㎡ 규모로 조성됐다. 재난안전 제1상황실과 제2상황실을 별도로 구성해 집중호우·태풍이나 화재, 감염병 등이 동시에 발생하더라도 대응이 가능하도록 했다.
 

경기도청 광교신청사에 마련된 1층 휴게공간. 사진=경기도
경기도청 광교신청사에 마련된 1층 휴게공간. 사진=경기도

1만 5천287㎡ 부지에 조성되는 경기융합타운은 이미 개청한 경기도청, 경기도의회를 제외하고도 오는 2024년까지 한국은행 경기본부, 경기주택도시공사, 경기신용보증재단 등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향후 경기융합타운 완공 시에는 도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경기도서관, 광장, 경기정원, 보행몰 등 다양한 시설도 들어설 예정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취임 당일인 1일 오전 '비상경제 대응 민생안정종합계획'을 1호 결재로 서명했다. 사진=경기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취임 당일인 1일 오전 '비상경제 대응 민생안정종합계획'을 1호 결재로 서명했다. 사진=경기도

◇1호 결재·1호 지시도 민생회복 위한 대응계획 = 경제부총리 출신인 김 지사의 ‘1호’ 결재, 지시는 민생 회복이었다.

김 지사는 7월 1일 취임 후 1호 결재로 ‘비상경제 대응 민생안정 종합계획’에 서명했다.

4일 주재한 첫 확대간부회의에서는 1호 지시로 ‘민생대책특별위원회’ 구성을 주문했다.

김 지사는 "물가가 심상치 않고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도 계속될 것 같아 앞으로 경기도 경제나 도민의 삶이 팍팍해질 가능성이 많다"면서 "행정 1·2부지사가 의논해서 안을 만들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같은 민생대책특위 구성은 민생경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1호로 결재한 ‘민생안정 종합계획’과 맥을 같이 한다.

이에 더해 도와 경기도의회 국힘, 민주당이 함께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해 민생회복 대책을 논의하자는 제안도 내놨다.

민선 7기 정무직 부지사인 평화부지사를 민선 8기에서 경제부지사로 명칭 변경하고, 소관 실·국을 2개에서 6개로 확대 조정하는 것 또한 김 지사의 의중이 담겼다.

당초 도는 해당 내용의 조례안을 지난달 27일 입법예고 없이 긴급 안건으로 도의회에 제출했으며,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김 지사의 취임과 함께 공포해 경제부지사를 임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국힘이 개정안 철회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도 집행부가 조례 공포를 미룬 상태인데, 경제부지사가 실현돼 경제와 민생 회복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신연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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