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승진인사 명단 결정 앞두고
시의회 3·4·5급 '승진 정원' 없어
市 "인사권 독립했으니 자체 승진"
e음 캐시백비율 일방적 감축 이어
승진인사 배제에 '불통행정' 비난
"우리도 칼 휘두를 것" 대응 예고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이 시의회 공무원들의 승진 인사가 시로부터 일방적으로 배제되자 과거와 다르게 소통하겠다는 유정복 시장에 대해 ‘말로만 소통’이라고 맹비난 했다.

허 의장은 유 시장이 이 같은 식으로 ‘불통’ 행정을 보이면 앞으로 시가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우리도 칼을 휘두를 것이다. 협치가 없다"라며 강도 높은 대응을 예고했다.

10일 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오는 14일 ‘2022년 하반기 시·시의회 승진 인사’에 대한 명단이 결정될 예정이다.

시의회 공무원들은 집행부인 시에서 전입한 직원들이기에 그동안 시가 승진 인사를 할 때 시의회에도 승진 티오(TO·정원)를 마련해주었다. 지난 3년간 승진 인사자가 평균 6.5명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의회는 지난 1월 지방자치법 개정안 시행으로 집행부의 영향에 벗어나 ‘인사권 독립’ 등의 지방의회 권한을 갖게 됐다.

따라서 시의회는 당장 오는 14일 전까지 승진 대상자를 결정해야 하는데, 시의회가 시와 비교해 직원수가 적기 때문에 6급 승진자 3명(파견 1, 교육 1, 결원 1)을 제외하고는 3·4·5급으로 승진할 공무원들에게 ‘승진 티오’가 없다.

시가 이 같은 구조적인 문제로 승진 티오를 시의회에 일부 내줘야 하는데, "시의회가 인사권 독립을 했으니 자체적으로 시의회 공무원들을 승진시켜라"라는 입장으로 승진 티오를 내주지 않기 때문이다.

시는 시 공무원 156명에 대해 승진 인사를 낼 예정이다.

이에 대해 허 의장은 시가 ‘민선 8기 집행부’와 ‘제9대 시의회’가 들어선 지난 1일 첫날부터 바로 인천e음 캐시백 비율을 10%에서 5%로 줄이는 등 시의회와 논의 없이 불통 행정을 보이며 현재 ‘시의회 공무원 승진 인사 배제’ 문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의회에서 승진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유능한 시의회 직원이 배신감을 느껴 의회를 떠나려 할 것이고, 시 공무원들은 시의회를 ‘승진 되지 않는 곳’이라 여겨 기피할 것이기 때문이다.

시가 시의회에 승진 티오를 준다고 해도 "시의회 직원은 5월 31일 기준 시로 전입와서 근무평점을 받아 승진하라"는 입장인데, 이 경우 갑자기 부서 업무내용이 바뀌기 때문에 낮은 점수를 받아 승진이 안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차기 승진 인사 때에도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시의회 공무원 입장에서는 불합리하다.

허 의장은 "시는 직원들이 시의회에 오는 것을 불이익처럼 상황을 만드는데, 의회에 무슨 발전이 생기고 시와 의회간 협치가 있을 수 있겠나"라며 "시가 계속 시의회의 뒤통수를 치며 무시하는데, 시의회 직원을 승진시키지 못하면 앞으로 2라운드가 펼쳐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유정복 시장이 소통한다고 하더니 전혀 소통이 없다. 의회에는 허울 좋은, 절름발이 인사권 독립일 뿐이다"며 "행정부시장과 기획조정실장, 행정국장이 개념 없이 상황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백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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