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군징(主制群徵)-만물로써 신의 섭리를 증명하다
아담 살│한국중앙연구원 출판부 


17세기 선교사 아담 샬이 중국의 유학자를 설득하기 위해 유교적 관점에서 신의 섭리와 영혼불멸 그리고 이에 대한 증명을 다룬 ‘주제군징’의 라틴어본을 참고한 세계 최초 완역본이 나왔다.

이번 번역본은 유가철학, 서양 중세철학, 과학사, 성서학, 서양고전학에 소양을 지닌 전문 연구자의 합동 번역을 통해 출간됐다.

다른 판본에는 없는 저자 아담 샬의 ‘소인(小引)’과 천주교 신자 이조백(李祖白)의 ‘발문(跋文)’을 수록한 유일한 판본인 바티칸도서관 소장 소인판을 최초 간행본으로 추정하고 번역 저본(底本)으로 활용했으며, 라틴어본 원서를 참고해 번역의 완성도를 높였다.

책의 제목 주제(主制)는 주제자(主制者) 혹은 주제자인 신의 섭리를 뜻하고 군징(群徵)은 여러 증거를 통해 증명한다는 뜻으로 여러 증거를 통해 신의 섭리를 증명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주제군징은 르네상스 시대 유럽의 도덕신학자이자 예수회사인 레시우스(Leonardus Lessius, 1554~1623)가 쓴 ‘무신론자와 정치가들에 대항한 신의 섭리와 영혼의 불멸성에 대한 논의’를 독일 출신의 예수회 선교사 아담 샬(Johann Adam Schall von Bell, 湯若望, 1591~1666)이 유교적 관점에서 신을 설명하고자 발췌해 수정·번역한 것이다.

이 책을 쓴 아담 샬은 신이 ‘우주 전체의 완성’이라는 공적인 목적을 위해 만물을 창조했고 이는 개별 사물의 모양, 구조, 활동 양상, 사물 간 관계 등에서 드러난다고 주장한다.

또한 개별 사물의 존재와 활동 양상을 통해 신의 존재와 섭리에 의해 사물들이 창조됐다는 사실을 증명하고자 한다.

이에 더해 중국의 유가 지식인들에게 기독교 신학을 설득하기 위해 유가 철학의 개념과 이론을 비판적으로 논의하는 독자적인 내용도 기술했다.

안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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