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회 "대학기본역량 진단 탈락·학내 성폭행 추락사 등 조 총장이 책임져야"
학생회 "조 총장 후보 배제는 부실 검증 낳을 우려…조 총장 해명 들어봐야"

인하대 60주년 기념관 전경.
인하대 60주년 기념관 전경.

인하대가 총장 선거를 앞두고 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조명우 총장이 재선 출마를 표명하자 교수회와 총동창회가 대학기본역량진단 탈락과 학내 성폭행 추락사 사건 등에 대한 책임론을 꺼내들고 반발에 나서면서다.

하지만 총학생회와 일부 교수들은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인하대 총장 선거에 ‘부실 검증’ 우려를 제기하면서 총장 선거는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8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조 총장은 지난달 22일 제16대 차기 총장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4년간 대학이 추진해 왔던 사업을 완성하기 위해선 앞으로 4년간의 임기가 더 필요하다는 게 조 총장의 입장이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인하대 캠퍼스 마스터플랜’이 손꼽힌다. 송도 11-1공구와 김포 풍무지역 등에 조성될 캠퍼스 재도약 사업을 완료하겠다는 취지에서 재선 의지를 밝혔다는 해석이다.

조 총장의 이 같은 입장은 지난 2일 교수회·총동창회 주관 ‘후보자 공청회’에서 배제된 뒤 전 교직원에게 이메일로 발송한 ‘16대 총장 입후보 담화문’에서도 드러난다.

조 총장은 담화문을 통해 "주변의 엄혹한 비판과 준엄한 질책, 따뜻한 격려와 충심 어린 지원 사이에서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제16대 총장 후보로 나서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 초 최종 선정이 확정돼 현재 정상적으로 (캠퍼스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그 사이에 야기된 혼란에 대해 구성원에게 다시 한 번 죄송한 마음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관련 인하대 관계자는 "조 총장 재임 때 여러 문제가 생긴 것은 맞지만 반대로 이룬 성과도 무시할 수 없다"며 "올 상반기까지 대학이 수주한 연구비는 지난해 배가 넘는다. 역량평가도 패자부활전에서 구제됐으니 성과부분도 나쁘다고만 강조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교수회와 총동창회는 조 총장이 16대 총장 후보로 등록하자 수차례 입장문과 성명을 내며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교수회 등은 지난해 발생한 대학기본역량진단 탈락과 올해 생긴 학내 성폭행 추락사 등 비극적인 사건을 두고 조 총장이 실무적,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조 총장이 지난해 역량평가 탈락과 관련해 사퇴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만큼 지성인으로써 이를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주용 교수회 의장은 "조 총장이 후보 등록을 하는 건 개인적인 자유이지만 저희는 그 분을 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면서 "후보자 대열에 낄 수 없다는 생각에 공청회에서도 배제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조 총장 연임하게 되면 총장 선출 제도에 대한 문제를 재단에다 제기할 것"이라며 "그외 재단이 대학에 관여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와 일부 교수들은 교수회 등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부실검증’이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권수연 인하대 총학생회 비대위 수석국장은 "교수회 등이 조 총장을 공청회에서 배제한 것은 부실 검증을 낳을 우려를 키우는 것"이라며 "(후보자이기에)조 총장의 입장과 불미스런 사건에 대한 해명을 공식적으로 들었어야만 했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교수회가 모든 교수의 입장을 반영해 입장문과 성명을 발표하는 것은 아니다"며 "조 총장의 편에 서 있는 교수들도 계신 것으로 안다. 결국 교수회 등의 이런 모습은 부실 선거란 오명을 낳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은 9일 오후 11명으로 구성된 총장 후보 추천위원회를 열고 후보들의 학교 발전 계획 프레젠테이션을 통한 후보자 2명을 최종 선발한다.

최종 후보 2명을 압축하면 이달 중 정석인하학원 이사회가 신임 총장을 결정할 계획이다.

인하대 총장에 출마한 후보는 5명으로 조 총장을 비롯해 박기찬 아태물류학부 명예교수, 박승욱 경영학과 교수, 이승걸 정보통신공학과 교수, 정인교 국제통상학과 교수 등 5명이다.
지우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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