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 지역 토사유출 등 피해 속출에
재난담당관·직원 휴가 취소했는데

휴가 떠난 옹진군수, 전화마저 두절
주민들 "군민은 피해 입었는데…당황"

문경복 옹진군수. 사진=중부일보DB
문경복 옹진군수. 사진=중부일보DB

인천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문경복 옹진군수가 수해 상황을 알면서도 휴가에서 복귀하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10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문 군수는 지난 8일부터 오는 12일까지 휴가를 냈으며 현재까지 복귀하지 않았다.

인천에는 지난 8일부터 10일 오전 7시까지 누적 최대 391mm의 비가 쏟아졌으며 3일간 시 집계 471건, 소방본부 집계 492건 등 총 963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옹진군에서도 25건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자월면에 토사유출로 인한 도로 폐쇄와 영흥면 선재리에 침수 등의 재해가 일어났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군의 재난안전담당관은 휴가에서 하루 만에 복귀하고 일부 면사무소에서도 공무원들이 휴가를 취소했지만 문 군수는 개인 SNS를 통해 상황을 보고 받고 있으며 복귀 여부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난안전대책본부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군수가 부재해 지난 3일간 부군수가 역할을 대신했다. 부군수는 직원들에게 피해 상황을 보고 받고 지시를 내렸으며 면사무소 직원들은 중장비를 임대해 도로의 토사를 치우고 침수지역을 복구했다.

지역에서는 문 군수의 휴가 미복귀를 두고 불만이 쏟아 졌다.

옹진군의 한 주민은 "다행히 바람이 불지 않아 큰 피해는 없었지만 그래도 군민들이 피해를 입었는데 휴가를 갔다고 하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군수님이 어디로 휴가를 갔는지, 언제 오는 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중부일보는 문 군수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전화기가 꺼져있어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이번 폭우로 휴가중이던 공직자들이 복귀했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폭우가 내리자 휴가를 포기하고 9일 복귀해 수해 현장 점검을 하고 있으며, 박종효 남동구청장도 휴가에서 하루만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윤기자

 

폭우 피해 속출 불구 미추홀구의원 등 17명 제주 연수 강행
배상록 의장 "지난달 잡았던 계획…복구 상황 확인 후 연수 떠나"

지난 8∼9일 인천에 내린 폭우로 비 피해가 확산되는 와중에 인천 미추홀구의원들이 제주도 연수를 떠난 사실이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10일 인천미추홀구의회에 따르면 이날 의원 15명 중 12명이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도 연수를 떠났다. 또 의회 전문위원·상임위 직원 등 5명도 포함됐다.

배상록 미추홀구의회 의장 등 의원 3명은 수해 피해 복구 마무리와 비상사태를 대비해 제주도에 가지 않았다.

인천 내륙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지난 8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역 앞 도로에서 시민들이 침수된 차량을 밀고 있다. 사진=연합
인천 내륙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지난 8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역 앞 도로에서 시민들이 침수된 차량을 밀고 있다. 사진=연합

이번 연수는 ‘제9대 의회 개원 합동세미나’로 전국의 기초의원들 150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수 내용은 의원 질의 및 자료 작성법, 행정사무감사 대응 등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수 비용은 1인당 70여만 원으로 의회 경비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배 의장은 "초선이 다수인 의회여서 개원 때부터 의원들에게 배움을 강조해 왔다. 개원과 함께 전국 규모의 연수가 있다고 해서 내가 직접 참여를 독려해 지난달 계획을 잡았던 사항이다"며 "갑자기 많은 비가 내렸고, 피해주민이 발생한 부분에 대해서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했다. 그래서 의원들은 이틀동안 각 지역구에서 늦은 밤까지 피해복구에 최선을 다했고, 오늘 아침 8시 19분에 의회로부터 복구상황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서야 연수길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의회 관계자는 "아침에 보고한 후 의원들과 비상연락망을 취해 놨다. 아침까지 물에 잠겼던 곳은 모두 처리됐고, 청소, 방역 등의 일처리만 남았다고 판단해 연수를 떠날 수 있었던 만큼 오해 없기를 바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미추홀구는 지난 8일 경인고속도로 종점 지하차도가 폭우로 물에 차 3시간 30분 동안 통제되고, 주안역 북부광장·주안 제일시장·신기시장 등이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연수 추진이 적절했는지 비난이 일고 있다.

이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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