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적으로 정치경제의 바람이 심상치 않다. 특히 정치와 경제 문제는 국민의 민생고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그 예민함이 불안감으로 가중되는 듯하다. 지난 3월 10일 대한민국은 국민정서의 갈라치기가 극에 이를 만큼 첨예한 갈등을 딛고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는 한 편의 드라마가 만들어진 날이다. 상대당 후보와의 격차가 1%p도 아닌 불과 0.61%p(23만9천41표)를 차이로 역전과 역전을 반복하는 가운데 20대 대통령이 탄생했다.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90일이 경과하고 있는 지금 대통령의 지지율(24%)은 바닥이다.

이러한 지지율 급락에 여론과 야당은 곡예를 타듯 신이 난 듯 춤을 춘다. 국민들의 민생안정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그저 정쟁만 일삼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여당인 국민의힘 또한 당대표였던 이준석 대표의 부정적 일탈행위를 책임삼아 6개월 직무정지 처분에 이어, 지지율 저하를 이유로 최고위원 총사퇴를 선언하고 정계개편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일 년 전 신선하고 때 묻지 않은 젊은 당대표의 기대와 함께 분위기 쇄신을 도모하였던 ‘국힘’에서 이준석 대표의 거취 문제는 예정된 시나리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021년 3월 어느 유튜브에서 "자신은 유승민 전 의원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윤석열이 후보로 나온다면 2주일이면 끝낼 수 있다. 만일 윤석열이 대통령이 된다면 자신은 지구를 떠날 것이다"라는 이준석 대표의 심중을 드러낸 바 있다.

물론 이 대표의 이러한 언행은 당대표로 취임하기 전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당대표로 취임한 이후에는 윤석열 후보의 창당을 우려하여 입당을 재촉하였다. 입당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윤 후보의 입당은 이 대표가 부재 중이던 시간에 전격적으로 이뤄짐에 따라 그들의 갈등과 불신의 서막은, 이준석 대표의 정치적 계산은 그렇게 일그러져 왔다.

이미 유승민 후보의 지지를 선언하였던 이 대표가 토사구팽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윤석열 후보가 국힘의 대선후보로 확정되었을 때 대표직을 사퇴하든가, 아니면 비록 자신이 지지한 사람은 아니지만 당대표로서 대선 승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충심의 신뢰를 얻고자 노력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본심을 입증이라도 하려는 듯 윤석열 후보에 대한 이 대표의 비토는 빈번한 가출행위로 첨예하게 드러냈다. 당을 아우르고 다독이며 이끌어야할 당대표가 내부적 갈등으로 가출하여 비난과 야유를 퍼부으며 선거를 위기에 빠트리기도 했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 가슴조차 아슬아슬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그는 그렇게 2주일이면 대선후보를 갈아치울 수도 있다고 생각했을까? 만일 윤석열 대통령과 이준석 대표의 입장이 정 반대였다면 이 대표는 어떻게 처신했을 것인가? 이준석 대통령은 자신을 비토하고 갈등하는 윤석열 대표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내고 관용과 아량을 베풀었을 것인가? 생각해 보라! 결국 역지사지, 사필귀정인 것을.

누군가를 지지하는 것은 자신의 선택이며 소신이다. 하지만 그 선택이 누군가에게 불신과 갈등을 제공하였다면 응당 그 선택과 불신에 대한 책임도 지는 것이 역지사지(易地思之) 아닐까 하는 아쉬움과 유감이 이준석 대표를 바라보는 많은 국민들의 안타까움일 것이다.

지방선거가 끝나기 전부터 오래전 자신의 일탈행위를 이유로 날아오는 견제구가 보였다면, 자신의 선택과 처신에 대해 책임지는 행동이 먼저이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 비단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지방선거 직후,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의 심정으로 당대표를 던졌다면 한국정치사에서 이준석에 대한 평가는 달랐을 것이다. 오히려 한국 정치의 미래를 밝게 전망하는 책임을 아는 희망의 아이콘으로 재평가 되었을 것이다.

이제 퇴로조차 없는 이 대표의 입지는 더 이상 내려갈 곳 없는 바닥에 서서 또다시 남 탓만 하고 있다.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여당의 어려운 입장에 더해, 그 남 탓이 그대에게 무엇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이 내부총질이요, 그대가 배려 받지 못하는 이유인 것이다. 과연 그대는 대한민국의 젊은 청년을 대표하는 책임 있는 정치인인가?

박미옥 행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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