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비대위원장 "장난기 많아" 해명
민주당 "수해를 홍보수단으로 악용하나" 맹폭
우상호 "여당의 합당한 조치 기대한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사당동을 찾아 수해 복구 작업을 지원하던 중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채널A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사당동을 찾아 수해 복구 작업을 지원하던 중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채널A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동두천·연천)이 수해 복구 현장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실언해 논란이 됐다.

11일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와 현역 의원 40여 명, 의원 보좌진·당직자·당원 등 여당 인사들은 지난 8일부터 이어진 기록적인 폭우로 피해를 입은 동작구 사당동 일대에 집결했다.

수해 복구 봉사활동에 돌입하기 전, 목에 수건을 두르고 장갑을 낀 채 대기 중이던 김성원 의원(동두천·연천)은 옆에 있던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대꾸하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고, 김 의원과 마주보는 자리에 서 있던 임이자 의원이 김 의원의 팔뚝을 ‘툭’하고 때린 뒤 카메라를 가리켰다. 언론에 노출되기에 부적절한 발언임을 상기 시킨 셈이다.

공교롭게도 김 의원의 발언은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당 봉사활동 참여자들에게 "수재민들의 참담한 심정을 놓치지 말고, 장난치거나 농담하거나 사진 찍는 일도 안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한 직후 나왔다.

논란이 불거지자 김 의원은 사과문을 통해 "엄중한 시기에 경솔하고 사려 깊지 못했다. 깊이 반성하며 사과드린다"라며 "남은 시간 진심을 다해 수해복구 활동에 임할 것이며, 수해로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 논란 불씨는 꺼지긴커녕 당 차원의 대응으로 불이 옮겨 붙는 모양새다.

주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까지 봉사활동을 이어가던 중 김 의원 발언에 대한 입장 질문에 "내가 각별히 조심하라고 지금 이 정서에 안 어울리는 말 하지 말라고 주의를 줬는데도 (김 의원이 그런 발언을 했다)"라면서도 "김 의원이 장난기가 좀 있다. 평소에도, 늘 보면 장난기가 있다"고 해명했다.

민주당은 강력 비판했다. 재난 상황을 ‘홍보 수단’으로 생각하는 안이한 인식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김 의원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저도 영상으로 봤는데 깜짝 놀랐다"며 "수해 입으신 분들이 많고, 생명 잃으신 분들도 많은데 이런 말을 집권당 의원이 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권성동) 원내대표 옆에서 그 이야기를 하는데, 원내대표가 꾸짖지도 않더라"라며 "김 의원은 오늘 중으로라도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며 "있을 수 없는 망발에 국민의힘이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우 위원장은 주 위원장이 ‘김 의원이 장난기가 있다’고 해명한 데 대해서는 "주 위원장은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분이어서 납득할만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기대한다"면서 "민주당 같으면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고 했다.
라다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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