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대중교통 이용·도시락 지참·앱테크 등
극단적인 '짠테크' 새소비 트렌드로
전문가 "소비위축 경제순환 악영향"

사진=YouTube 캡쳐 
사진=YouTube 캡쳐 

전국적인 고물가 현상으로 서민들이 생활고를 겪는 상황 속에서 인천지역에서도 ‘무지출 챌린지’에 참여하는 MZ(밀레니얼·제네레이센)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무지출 챌린지는 물가 급등 위기 속에 하루 지출을 ‘0원’으로 만드는 것으로, 고물가 현상이 지속되자 새롭게 생긴 소비 트렌드다.

11일 경인지방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인천지역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인천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6.4% 올라 1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외식비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8.7% 상승해 소비자의 경제 부담을 높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모(36·미추홀구)씨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지출을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무지출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다.

도시락을 싸들고 출퇴근하며 하루 약 1만 원의 식비를 절약하고,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월 약 10만 원의 기름 값을 아끼고 있다.

또 회사 내 구비된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며 매달 커피값으로 지출하던 9만여 원의 비용을 절약하고 있다.

한씨는 "최근 외식비나 유가 등 모든 것이 올라 점심값이 부담되기 시작했다"며 "매일 도시락을 챙겨다니고,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편의점 도시락을 사서 먹는데 마음 한편으로는 이러한 상황이 씁쓸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지난해엔 거의 직원들과 밖에 나가 먹거나 배달음식을 시켜먹었는데 한두 명 도시락을 챙겨오기 시작하더니 이젠 도시락을 싸오는 것이 문화가 됐다"며 "다들 급등한 물가때문에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했다.

최근 무지출 챌린지에 도전한 신모(26·여·중구)씨도 꼭 필요한 교통비를 제외한 다른 비용을 절약하고 있다.

점심식사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식권으로 구내식당에서 추가 지출 없이 해결하고, 집에선 배달음식을 끊고 직접 요리해 식비를 줄이고 있다.

또한 걸은 만큼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어플을 통해 포인트를 모아 ‘앱테크’를 하고 있다.

신씨는 "즐겨마시던 커피도 끊고 직접 요리를 해서 힘들긴 하지만 계속 오르는 물가에 조금이라도 아끼려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비 트렌드로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가 감소해서 위축되는 현상까지 이어지면 경제 순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기업들이 재정 지출을 늘리고 투자를 활발하게 해 경제를 활성화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유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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