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성환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정상화 추진단장이 11일 도의회 지하 1층에 위치한 국민의힘 대표의원실을 찾아 ‘의원총회 즉시 소집 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신다빈기자
방성환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정상화 추진단장이 11일 도의회 지하 1층에 위치한 국민의힘 대표의원실을 찾아 ‘의원총회 즉시 소집 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신다빈기자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이 의장 선출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의 반발로 선거 시작 전부터 사실상 당내 의견을 하나로 모으지 못한 채 투표가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갈등의 기폭제가 이번 수해 막말로 지탄을 받고 있는 김성원 국회의원(동두천연천)의 보좌관 출신 A 의원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책임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의장 선출 실패로 당내 내홍이 격화된 도의회 국민의힘은 폭행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는 상태다.

13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는 지난 9일 제362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고 염종현 의장(더불어민주당·부천1)을 선출했다.

도의회 회의규칙에 따라 국민의힘 의장 후보로 나선 김규창 의원(67세·여주2)이 염 의장(62세)보다 연장자인 탓에 득표수 동률일 경우, 김 의원의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에서 최소 5표의 이탈표가 발생해 의장을 민주당에 내줬다.

A 의원은 의장 선출 직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표단의 협상 과정과 합의된 안건을 공개하지 않는 점, 전반기 의장을 합의 추대 방식이 아닌 선거를 통한 선출 등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총이 끝나고 A 의원은 의회 내 모처에 1시간 넘게 숨어 ‘당 내 민주적 절차가 훼손됐다’며 등원까지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 20여 명의 의원들도 A 의원과 같이 등원을 하지 않았지만 의장 선거 차례가 돌아오자 본회의장을 들어왔다.

이들의 등원 거부로 오전 11시 예정됐던 본회의는 오후 12시 23분께 개의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의장 선거 패배 후 33명의 초·재선 의원들은 대표단에 향후 대응 방향과 상임위 구성 등을 듣기 위해 긴급 의총을 요구했지만, 곽미숙 대표의원(고양6)은 거절했다.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지난 10일에는 41명에 달하는 초·재선 의원들이 곽 대표의원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고, 같은날 오후 45명의 초·재선 의원들은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정상화 추진단’을 구성해 대표단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곽 대표의원은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오는 18일 의총을 열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자는 입장이지만, 추진단은 ‘의총 일정이 너무 늦다’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추진단과 남경순 부의장(국민의힘·수원1)의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12일 추진단은 당의 중진인 남 부의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부의장실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방성환 추진단장을 비롯한 몇몇 의원들은 "의장을 배출하지 못한 것에 대해 대표의원이 수습을 못하고 있다"며 "부의장께선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궁금해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에 남 부의장은 "우리 서로 이해하면서 수습해야 된다"면서 "당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서로 하나씩 양보해야 한다"고 답했다. 대화 과정에서 양측의 감정이 격해지면서 폭행 시비 문제도 거론됐다.

남 부의장은 지난 10일 경제노동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김규창 의원이 폭행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남 부의장은 "나를 끌고 가 때리려고 했다"며 "이런 사람을 어떻게 의장으로 뽑냐"고 말했다.

그러자 추진단에 속한 의원들이 "안 뽑았네. 안 찍었네"라고 지적하자, 남 부의장은 "찍었다. 몰아가지 마라. 대표 끌어내리려고 프레임 씌우지 말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규창 의원은 "조금 과장된 부분이 있다"며 "물리적 충돌은 없었고, 고성이 오갔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다빈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